작년 8월, 과속 운전자를 뒤쫓던 일단의 경찰관들에게 30대 남성이 람보 스타일로 총격을 가해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상황이 구체적으로 공개됐다.
이같은 사실은 최근 경찰의 ‘독립 경찰조사위원회(Independent Police Conduct Authority, IPCA)’에 출두한 3명의 경찰관들이 사건 발생 당시의 상황을 자세히 진술하면서 알려졌다.
조사위원회까지 회부됐던 이번 사건은 작년 8월 13일(일) 이른 아침에 북섬 중부의 모린스빌(Morrinsville) 일대에서 시작됐다.
당시 국도 26호선의 제한시속 50km 구간에서 89km로 내달리던 롤리 헤케(Rollie Heke, 36)가 경찰의 정지명령을 무시하고 도주했다.
달아나던 헤케는 쿠라누이(Kuranui) 로드에서 차를 세운 뒤 순찰차로 그 뒤를 쫓아와 70여m가량 떨어져 있던 한 경찰관을 향해 반자동 소총으로 여러 차례 총격을 가했다.
급작스러운 총격에 비무장이었던 해당 경찰관은 ‘no, no, no’ 비명을 연발하며 대시보드 아래로 머리를 숙인 채 총격을 피해 즉각 차를 후진시켰었다고 진술했다.
총격은 그가 인근 농장의 진입로 아래로 사라질 때까지 계속됐는데 그러한 와중에 또다른 경찰관 2명이 현장에 도착했다.
처음에 총신을 아래로 향했던 헤케는 곧바로 총을 들어 새로 도착한 경찰관들을 향해서도 쏘기 시작했고 경찰관들도 글록(Glock) 권총으로 응사하기 시작했다.
총격전이 벌어지는 동안 경찰관들이 타고 왔던 차는 총격으로 망가져 움직일 수 없게 됐고 경찰관들은 도보로 인근 농장 빌딩으로 뛰어간 뒤 나무 뒤로 간신히 몸을 피했다.
한 경찰관은 당시 상황에 대해, 누군가 죽이려고 날뛰는 범인에 의해 자칫하면 죽을 수도 있겠다는 공포에 사로잡혔었다고 위원회에서 진술했다.
다행히 당시 현장에서 아무도 다치지는 않았지만 범인은 경찰견을 동원한 집중 수색에도 불구하고 총격전이 벌어진 뒤 12일이 더 지나서야 카잉가로아 포레스트(Kaingaroa Forest) 마을에서 체포됐다.
마약 혐의도 있는 그는 지난 7월에 해밀턴 고등법원에서 살인 미수 혐의 등에 대한 유죄를 선고받는 등 현재까지 재판을 받고 있는데, 헐리우드 영화의 한 장면 같았던 당시 사건은 언론에 크게 보도된 바 있다.
IPCA는, 경찰관들의 행동이 헤케와 같이 차에 타고 있던 2명 남여 동승자들에게도 큰 위험을 주지 않았으며, 당시는 테이저건이나 최류가스, 곤봉을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면서 경찰관들의 행동이 정당했다고 판시했다.
한편 브루스 버드(Bruce Bird) 와이카토 경찰청장은, 당시 경찰관들이 예외적인 상황에서 사회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용감하게 나섰다면서 이들의 행동을 크게 칭찬했다. (사진 위는 롤리 헤케와 그의 차, 아래는 총격을 받았던 경찰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