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 호화 휴양 시설을 소유한 러시아의 억만장자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뉴질랜드 정부의 추가 제재 명단에 올랐다.
10월 11일(화) 발표한 51명의 올리가르히(러시아 경제를 장악한 특권 부유층)에 대한 제재 명단에는 노스랜드의 헬레나 베이(Helena Bay)에 5000만 달러 상당의 휴양지를 가진 알렉산더 아브라모프(Alexander Abramov, 63)가 포함됐다.
아브라모프는 러시아 최대 철강업체인 ‘에브라즈(Evraz)’의 경영진 중 한 명이며 그가 1992년에 설립한 에브라즈는 러시아 전체 철도 차량의 25% 이상, 그리고 대부분의 철도 궤도를 생산하고 있다.
나나이아 마후타 외무장관과 대미언 오코너 무역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제재는 뉴질랜드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일부 지역의 불법 병합 시도를 규탄하는 실질적인 방법이라고 밝혔다.
마후타 장관은 51명의 올리가르히 중에는 뉴질랜드와 연결된 아브로모프가 포함돼 있으며 그의 사업체인 에브라즈도 제재 대상이라고 밝혔다.
마후타 장관은 제재 명단에 올리기 전 광범위한 조언을 구했으며 완전한 제재가 지역 경제와 그의 사업과 연관된 중소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한편 마후타 장관은 만약 완전한 제재가 가해지면 이곳에 살지도 않고 적은 재산만 투자한 그가 느끼는 것보다 내국인들이 느낄 혼란이 더 클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와 가족을 여행 금지 대상에 올리고 항공기와 선박은 영공과 항구 진입을 금지하는 맞춤형 제재를 가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이번 제재 목적은 무고한 뉴질랜드인을 처벌하는 게 아니라 러시아에 압력을 가하자는 것이며, 그로 하여금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영향력이 있는 목소리를 내도록 하는 데 있다고 마후타 장관은 강조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 3월에 올리가르히에 대한 정부의 첫 제재가 나온 이후 그린피스가 아므로모프에 대한 제재를 요구하는 청원을 올린 뒤 이어진 것인데 청원에는 20만 명 이상이 동참했다.
한편 이날 뉴질랜드는 러시아의 불법 행위를 지지한 러시아 국회의원들과 연방위원회의 모든 구성원에 대한 제재도 연장하면서 러시아와 벨로루시에 대한 새로운 무역 금지 조치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뉴질랜드의 와인과 해산물, 러시아 보드카, 캐비어와 같은 사치품을 포함해 석유와 가스 및 관련 생산 장비와 같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제품의 수출입이 금지됐다.
오코너 장관은 지난 4월에 내려진 무역 금지 조치 이후 양국 간 무역은 수입이 75% 감소하는 등 이미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