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과 2020년 여름에 서던알프스산맥의 설원이 밝은 붉은색으로 변했던 이유가 밝혀졌다.
빅토리아대학 연구진은 12월 11일 발표된 ‘Geophysical Research Letters’ 저널을 통해, 당시 태즈먼해를 가로질러 날아온 막대한 양의 붉은 먼지를 품고 있던 호주 사막의 먼지 폭풍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또한 온난화로 지구 대기의 온도가 앞으로 더 올라가면서 이런 현상이 더 빈번하게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2020년 언론 보도에서는 대체로 호주에서 그해 연초에 발생했던 대형 산불로 발생한 재가 붉은색을 유발한 것으로 추정했다면서, 하지만 붉은 먼지는 실제로는 새해가 오기 훨씬 전에 이곳에 도착했다고 지적했다.
이를 증명하듯이 브라이언 앤더슨(Brian Anderson) 교수가 촬영한 서던알프스의 브루스터(Brewste) 빙하의 타임랩스 사진은 2019년 후반에 산에 도착한 붉은 먼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산불을 부채질한 강풍에 의해 연료가 공급된 이 폭풍은 서던알프스산맥의 눈과 얼음 위로 약 4,500톤에 달하는 붉은 광물성 먼지를 쏟아냈고 그 대부분은 2019년 11월 말에 2주 동안에 걸쳐 떨어졌다.
연구진은 지구화학적 분석을 통해 폭스와 프란츠 요셉, 그리고 태즈먼 빙하의 먼지 샘플을 분석한 결과 사막 먼지가 호주 남동부에서 날아온 사실을 알아냈다.
한편, 연구진은 먼지 폭풍이 비록 잠깐 동안 지속됐지만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엄청난 양의 먼지가 쏟아져 눈이 햇빛을 반사하는 능력인 ‘반사율(albedo)’이 낮아진 데다가 먼지 입자가 햇빛을 흡수해 표면 온도를 높이는 바람에 눈과 빙하가 더 많이 녹으면서 이러한 환경에 가해지던 기존 압력을 더욱 세게 만든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또한 기후 변화로 많은 지역에서 사막화와 건조한 기후 증가가 예상돼 이런 폭풍과 산불이 더 자주 발생할 가능성이 커 앞으로 몇 년 안에 서던알프스에 거대한 먼지 더미가 더 많이 내려앉을 수 있다.
연구진은 2019/2020년 사건은 1902년 이후 뉴질랜드에서 기록된 9번째 사건이며 이는 분명히 가장 극적인 사건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