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부터 집계된 차량 도난 건수는 도둑들이 점점 더 정교한 수법을 사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한 보험사가 밝혔다.
AMI 보험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오클랜드에서만 차량 도난 및 도난 시도와 관련된 보험 청구가 약 700건 접수되었다.
도난당한 차량 중 22대는 키리스(Keyless) 방식으로 잠겨 있었던 상태였다.
AMI 보험사의 클레임 담당 총괄 매니저 웨인 티펫은 키리스 차량의 도난 비율은 아직 낮지만, 도둑들이 새로운 기술에 적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웨인 티펫은 요즈음 키를 가지지 않고도 차 시동을 걸 수 있는 키리스 시스템이 매우 일반적이고, 기술이 변하면, 그 기술을 이용해 차량에 접근하려는 사람들도 이에 맞춰 방법을 찾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지역별로는 오클랜드에서 가장 많은 차량 도난이 발생했으며, 캔터베리와 와이카토가 그 뒤를 이었다.
웨인 티펫은 차량의 연식도 도난 가능성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20년 된 차량, 즉 2005년에서 2007년 모델이 가장 도난이 많은데, 이는 두 가지 이유 때문이라고 전했다. 첫째는 해당 연식의 차량이 많고, 둘째는 상대적으로 차량에 접근하기 쉬운 편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오클랜드 타카푸나에 사는 수지 깁스는 지난달 누군가 자신의 차량을 뒤지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그녀는 결국 경찰에 신고했는데, 사실 그걸 제일 먼저 했어야 했다며, 그 도둑이 자신의 차 키를 복사하고 있었던 거라고 경찰이 말했다고 전했다. 그 당시 도둑이 수지 깁스의 차량 시스템을 다운로드해 키를 복제하려 했던 것이라고 경찰은 말했다.
해외에서는 도둑들이 차량의 컴퓨터 시스템을 해킹해 전자 키를 복제한 뒤, 이를 이용해 차량의 문을 열고 시동까지 거는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하지만 경찰은 수지 깁스의 경우, 다행히 실제 키 복제는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녀는 이번 경험으로 인해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수지 깁스는 너무 무서웠다며 그 일이 있고 나서 일주일 동안은 슈퍼마켓에 가서도 5분 안에 후다닥 계산을 마치고 문 밖으로 나와서 자신의 차가 그대로 있는지 확인해야 했다고 말했다.
오클랜드의 자동차 업체인 프레드코 모터스(Fredco Motors) 대표 크레이그 드레이퍼는 앞으로 차량 도난 기술이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크레이그 드레이퍼는 이런 범죄 유형이 보통 북반구에서 먼저 시작된 뒤, 결국 여기까지 내려오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의 경우 레인지로버, 랜드로버, 재규어 차량이 해적판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도난 사례가 많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도둑들이 불법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차량의 시스템에 접속한 뒤, 점화 키를 복제해서 아무런 손상 없이 차를 훔치는 거라고 말했다.
<가장 많이 도난당한 차는 토요타 아쿠아>
뉴질랜드에서 가장 많이 도난당하는 차량은 토요타 아쿠아였으며, 토요타 코롤라와 닛산 티이다가 그 뒤를 이었다.
웨인 티펫은 차량 도난 관련 보험 청구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0% 감소했다고 전랬다.
경찰은 차량 도난을 예방하기 위해 항상 차량을 잠그고, 밝고 안전한 장소에 주차하며, 전문가가 설치한 경보 시스템을 고려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크레이그 드레이퍼는 도둑들의 기술이 점점 발전하면서 단순한 예방책만으로는 부족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오랫동안 차량 도난 문제를 겪어 왔고, 그때마다 '어떻게 막을까?'를 고민했으며 그래서 핸들 잠금장치를 사용하거나 경보 시스템을 추가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제는 경보 시스템이 차량 기본 옵션이 되었고, 도둑들은 이미 그것을 우회하는 방법을 찾아내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