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 조셉은 2022년 오클랜드 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며 최우수 일반의(GP) 상을 받았지만, 의사로 자격을 갖추려면 아직 최소 2년의 현장 실습이 필요하다. 그는 의대를 졸업하자마자 와이테마타(Waitematā)에서 인턴십을 얻었으나, 개인적인 위기가 겹치면서 몇 개월 만에 사직했다.
그 이후로 그는 전국 모든 지역에 지원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말리 조셉은 자신이 한 번 인턴십을 시작했다가 중도에 그만두었기 때문에, 보건부의 공식적인 재입사 기준이나 정책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매년 25~30명의 의대 졸업생, 인턴십 보장받지 못해
마를리 조셉만이 일자리를 찾지 못한 졸업생은 아니다. 매년 약 25~30명의 의대 졸업생이 보건 뉴질랜드로부터 인턴십을 보장받지 못하는데, 이들은 학비를 내고 공부한 외국인 학생들이다.
뉴질랜드 의대생 협회는 이들의 상황을 매우 고통스럽고 전혀 불필요한 일이라고 규정하며, 정부가 모든 졸업생에게 자리를 제공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의대생 협회는 뉴질랜드에 이 젊은 의사들이 필요하지만, 시스템은 여전히 그들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대 졸업생 3명 중 1명, 10년 내 뉴질랜드 떠나
오클랜드 대학교 의과대학 및 보건과학 학장인 워릭 백은 뉴질랜드가 훈련한 모든 의사들을 붙잡아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릭 백 교수는 뉴질랜드를 떠나는 의사들은 최소 5~6년 동안 훈련을 받았으며, 어떤 경우에는 그보다 더 오래 뉴질랜드에 거주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 의사들이 뉴질랜드의 이중 문화 시스템에 맞춰 교육을 받았으며, 의료 시스템의 맥락을 이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런 사람들은 이미 뉴질랜드 시스템에 적응한 인재들이고, 반면 해외에서 온 사람들은 우리 시스템에 새롭게 적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클랜드와 오타고 의대는 정부가 내년부터 의대 입학 정원을 50명 늘려 639명으로 확대하기로 한 결정을 환영했다.
하지만 워릭 백교수는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의료위원회(Medical Council) 자료에 따르면, 뉴질랜드에서 의대를 졸업한 사람 중 30%가 10년 내 해외로 떠난다.
워릭 백교수는 단순히 더 많은 의대생을 배출하는 것뿐만 아니라, 기존 인력을 붙잡아 두는 것도 중요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많은 졸업생을 잃게 된다고 강조했다.
오타고 대학교 보건과학 부학장인 메건 기븐스는 오타고 의대에는 매년 5명에서 25명의 외국인 학생이 입학한다고 밝혔다.
그는 오타고 대학교는 의대에서 외국인 학생 수를 공식적으로 제한하지 않지만, 정부가 허용하는 최대한의 뉴질랜드 학생을 우선적으로 입학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대부분의 외국인 학생들은 자국 정부의 후원을 받고 있으며, 졸업 후 본국으로 돌아가 의사 면허를 취득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메건 기븐스 교수는 현재 의대 입학 정원을 늘리는 데 가장 큰 제약은 정부가 부과한 인원 제한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565명 의대 졸업생, 이 중 563명 인턴십 신청
지난해 565명이 의대를 졸업했고, 이 중 563명이 보건 뉴질랜드에 1년 차 인턴십을 신청했다. 거의 모든 지원자가 일자리를 제안받았으나, 26명은 이를 거절했다.
보건 뉴질랜드는 그들이 왜 제안을 거절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보건 뉴질랜드, 인력난을 자금 확보 수단으로 이용' - 노동조합
하지만 레지던트 닥터스 협회(Resident Doctors Association) 대표 데보라 파월은 일부 졸업생들이 더 높은 급여를 받고 학자금 대출을 빨리 갚기 위해 해외로 바로 떠났다고 전했다.
매년 인턴십 자리는 뉴질랜드 의대 졸업생 수에 맞춰 증가하지만, 병원은 여전히 모든 수준에서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데보라 파월은 이건 자금 문제라며, 보건 뉴질랜드가 더 많은 자금을 원하고 있으며, 이를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보건 뉴질랜드가 추가 자금을 받지 않는 한 인턴십 정원을 늘리고 싶어하지 않지만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뉴질랜드에 선임 의사가 부족하고, 선임 의사를 확보하려면 레지던트(인턴) 의사가 필요하며, 레지던트 의사를 확보하려면 의대 졸업생이 필요하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노스랜드에서 GP로 일하고 싶지만, 꿈이 흔들리는 말리 조셉
말리 조셉은 보건 뉴질랜드가 초과 근무 수당과 임시직 고용에 수백만 달러를 지출하면서도, 정규직 인력을 추가로 채용하지 않는 것은 "전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2023년, 오클랜드 주요 병원들은 4주 동안 2,900회의 추가 교대근무에 약 200만 달러를 지출했으며, 이는 약 17,500시간의 추가 근무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런 추세가 연중 지속된다면, 오클랜드만 해도 약 110명의 정규 주니어 의사가 부족한 셈이며, 이에 따른 임시직 고용 비용은 연간 약 2,600만 달러에 달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 금액이면 매년 300명 이상의 정규 주니어 의사를 고용할 수 있고, 이는 연속적인 진료 제공과 의료진 번아웃 방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리 조셉은 말했다.
노스랜드의 왕가레이(Whangārei)에서 성장한 말리 조셉은, 노스랜드 지역의 1차 의료 서비스는 극심한 인력난을 겪고 있고, GP로 고향에 돌아가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는 노스랜드에서 GP로 일할 기회를 얻기 위해 겨우 2년간의 인턴십을 요청하는 것이 그렇게도 가치 없는 일인지 참으로 모욕적이라며, 이것은 정책 실패이며, 인적 자원과 세금 낭비라고 그는 지적했다.
한편, 뉴질랜드 의료위원회는 해외에서 훈련받은 의사들이 면허 시험을 볼 수 있는 기회를 기존 60명에서 180명으로 3배 확대했다. 이들이 시험에 합격하면, 마찬가지로 2년간의 감독하에 훈련을 받아야 한다.
말리 조셉은 보건 뉴질랜드가 인턴십 자리를 확장하지 않았고, 그 결과, 한쪽에서는 뉴질랜드 의대 졸업생을 내쫓으면서도, 다른 한쪽에서는 해외 의사들을 받아들이는 모순적인 시스템을 만들어버렸다고 지적했다.
보건 뉴질랜드의 인력 기획 및 개발 책임자인 존 스누크는 모든 뉴질랜드인의 더 나은 건강 결과를 지원하기 위해 강력하고 지속 가능하며 안정적인 임상 인력을 키우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5개의 의사 교육 장소를 추가로 발표하려면 병원과 1차 진료 시설 모두에서 PGY1 및 PGY2(대학원 1년차 및 2년차)직책을 늘려야 한다고 전했다. 예상되는 의대 졸업생 증가에 대처하기 위해 적합한 직책을 찾거나 필요한 경우 추가 직책을 확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여기에는 필요한 감독 및 교육이 제공되도록 하는 것이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보건부 시메온 브라운 장관은 이번 달 초에 최대 100명의 국제 의대 졸업생과 50명의 국내 졸업생이 병원 대신 주로 1차 진료에서 인턴십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