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보건 및 장애 부국장인 바네사 콜드웰 박사는 북섬의 한 미용 클리닉에서 근무하던 간호사와 의사가 환자에게 적절한 수준의 진료를 제공하지 못했다고 공식 판단했다.
조기 대응 실패, 되돌릴 수 있었던 시술 부작용 악화
보고서에 따르면 ‘A씨’로 지칭된 여성은 해당 클리닉에서 1ml 미만의 소량 필러 시술을 원했으나, 시술 간호사의 권유로 정량(1ml)의 필러와 함께 보톡스를 추가로 맞았다. 간호사는 그녀에게 '잇몸이 너무 많이 드러나는 미소(gummy smile)'라며 립 플립 시술이 이를 개선해줄 것이라 설명했다.
하지만 시술 후 A씨는 혈관 폐쇄(vascular occlusion)라는 심각한 합병증을 겪었다. 이는 혈류가 차단되거나 급격히 느려지는 현상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고름, 멍, 부종, 피부의 그물무늬 변화 등 증상이 악화되었다.
A씨는 증상이 나타난 직후 간호사 및 클리닉 소속 의사에게 여러 차례 이를 알렸고, 이들은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연락을 유지했으나, 응급 시 사용되는 ‘필러 용해 주사(hyaluronidase)’ 투여가 지체되며 상태는 더욱 악화되었다.
괴사 징후 인식 못한 의사, 원격 대응의 한계
사건을 검토한 의료 자문 의사 테레사 캐틴 박사는 해당 클리닉 의사가 환자의 상태를 원격으로 상담하면서도 괴사 징후를 인지하지 못했다며 비판했다.
그녀는 "고름이 생기는 것은 조직 괴사의 전조 증상임에도, 이를 즉각적인 대응이 필요한 상태로 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간호사는 시술 직후 A씨의 입술 상태를 우려했지만, 당시 주요 혈류 차단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안심했다. 이후 간호사는 지속적으로 A씨와 연락하며, 클리닉 의사에게 조언을 구했으나 초기 저녁 시간부터 이미 폐쇄 징후가 나타난 만큼, 바로 역전치료를 시작했어야 했다는 것이 보고서의 판단이다.
실제로 치료가 시작되기까지 며칠이 지났고, A씨는 결국 직접 병원을 찾아가 응급실을 찾았다. 이후 간호사가 응급실 의료진과 협의해 클리닉에서 필러 용해 시술을 진행했지만, 증상은 오히려 악화되었다. 결국 여러 차례에 걸친 용해 주사로 필러를 완전히 제거할 수 있었다.
▲참고 이미지 : 기사와 직접 연관 없음
“환자가 위험 고려할 시간 줘야”, 시술 전 상담 절차 도마 위
HDC의 간호사 자문위원은 “시술 상담과 시술은 같은 날 진행해서는 안 된다”며, 환자가 충분히 위험과 이점을 숙고할 ‘숙려 기간(cooling-off period)’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부분 클리닉은 첫 상담에 30~45분만 할애하는데, 이는 사업 운영 모델 때문이며, 신규 환자에게 이 시간은 시술 결정에 충분치 않다”고 밝혔다.
콜드웰 부국장도 이에 동의하며, “A씨는 시술 이후 본인의 것이 아닌, 자신이 싫어하는 미소를 가지게 되었다고 진술했다”며 “시술 계획을 바꾸는 경우, 모든 치료 옵션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숙고의 시간을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개선 조치, 의료진에 공식 사과 권고
현재 해당 간호사와 의사는 모두 이번 사건 이후 혈관 폐쇄 인지 및 응급 대처 교육을 추가로 이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콜드웰 부국장은 두 사람 모두에게 A씨에게 공식 사과할 것을 권고하며 사건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