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되는 뉴질랜드의 주거 보조금이 렌트비 완화에 실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오클랜드 대학교의 에드워드 유 교수와 윌리엄 청 교수의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연간 약 50억 뉴질랜드 달러가 투입되는 주거 보조금 제도가 뉴질랜드의 심각한 주택 가격 감당성 위기를 해결하는 데 효과적인 도구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1993년에 도입된 주거 보조금은 가구의 렌트비 또는 모기지 상환액의 일부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로, 실제 렌트비 또는 모기지 상환액과는 별도로 산정된다. 하지만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오클랜드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주거 보조금 중 렌트비 지원금은 세입자들의 주거 안정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 반면, 모기지 상환 지원금은 저소득층 가구에게 안정적이고 저렴한 주택을 제공하는 데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보조금을 받는 세입자와 받지 못하는 동일 소득 그룹의 세입자가 소득에서 렌트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비교했다. 그 결과, 2023년 중산층 세입자 중 주거 보조금을 받는 가구는 소득의 평균 35.6%를 렌트비로 지출한 반면, 보조금을 받지 않는 비슷한 가구는 25.85%를 지출했다. 이는 주거 보조금이 보조금을 받는 세입자와 받지 못하는 세입자 간의 주거비 부담 격차를 크게 좁히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는 집주인들이 보조금을 받는 세입자의 렌트비를 올리는 "보조금 포획"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포착되었다. 2023년 중산층 세입자 중 주거 보조금 수령자는 주당 평균 539.40 뉴질랜드 달러의 렌트비를 지불한 반면, 비수령자는 502.90 달러를 지불했다. 이는 7.3%의 차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차이가 렌트비 인상 때문인지, 아니면 주택 품질 차이 때문인지를 밝히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보조금이 의도치 않게 시장 렌트비를 상승시킬 수 있다는 국제적인 연구 결과와도 일치한다.
반면, 모기지 지원은 렌트 지원보다 형평성을 더 효과적으로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조금을 받는 가구의 소득 대비 모기지 비율은 2022년 25.55%, 2023년 29.95%로, 같은 소득 그룹의 보조금 비수령 가구의 26.6%, 27.5%와 거의 일치했다. 이러한 차이는 주택 구매자들이 일반적으로 더 많은 금액을 선납해야 하기 때문에, 주택에 대한 재정적 이해관계가 더 크다는 점에서 비롯될 수 있다.
연구진은 "주거 보조금 제도가 좋은 의도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막대한 국가 예산이 주택 관련 복지에 투입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프로그램이 납세자들에게 최상의 결과를 제공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단순히 보조금 지급액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뉴질랜드가 지속적인 주택 가격 감당성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정책의 효과성이지, 단순히 얼마나 많은 돈을 지출하는지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Source: RN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