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은망덕도 유분수라지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Danielle Park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강승민
김수동
최성길
멜리사 리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배은망덕도 유분수라지

1 2,424 안진희
이놈의 새들은 생각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기껏 빵을 줘서 잘 얻어 먹었으면 감사하다 몇 번 지저귀고 가면 될 것을 그렇게들 생각 없이 똥들을 퍼질러 싸대고 가면 도대체 누가 좋다고 빵을 또 주냔 말이지.. 그 옛날 흥부네 집이야 초가 지붕에 흙 마당이었으니 박씨가 있는 똥을 싸주면 박이 열렸겠지만 우리 집이야 아무리 봐도 콘크리트뿐인 아파트인 것을.. 보면 모르나? 이러니 새 대가리라는 소리가 나오지.

식빵 한 봉지를 사면 어차피 다 먹지도 못하고, 아들도 새 밥 주는 걸 재미있어 하니 종종 아들에게 새 밥 주라고 식빵 몇 쪽을 쥐어주면 아들은 신이 나서 베란다에 뜯어 던지기 바쁘다. 그렇게 던져 놓고 들어오면 진짜 온 동네 새란 새는 다 와서 다음 날까지도 신나게 쪼아 먹으며 남아 있던 하얀 빵 가루조차 깔끔하게들 먹어 치워버린다. 그런데 이놈들이 와서 곱게 먹고만 가면 좋을 것을 똥들을 어찌나들 싸놓고 가는지 진짜 그 덕에 또 울컥해서 한참을 잊혀질 때까지 빵 주기를 전면 금지해 버리게 만들지 않는가. 깔끔하게 먹고 가면 얼마나 좋아. 지들도 맨날 빵 얻어 먹으니 좋고, 우리도 더러운 꼴 안 봐도 되니 좋고. ‘와서 빵 먹어!’란 소리는 귀신 같이 알아듣는 것 같은데, ‘우리 집은 박 안 자라!’라는 말은 도무지 못 알아 듣나 보다.

허긴, 배은망덕한 걸로 치자면 우리 아들도 새들 못지 않다.

지 재미 있으라고 친구들 불러서 맛있는 거 먹여주고 하루 종일 정신 없이 놀려 줬건만 실컷 재미있게 놀고 나서는 친구들 가고 나면 피곤하다고 짜증이다. 나 참, 재미있게 잘 놀았으면, ‘어머님 덕분에 재미나게 잘 놀았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큰 절을 해도 시원찮을 판국에 놀거 다 놀아 놓고서는 왜 짜증이냐고.. 누가 피곤할 만큼 놀라고 했나… 아량이 그리 넓지 못한 엄마인 나로서는 아들이 실컷 놀고 피곤하다고 짜증을 부리면 버럭 뚜껑이 열려서는 ‘지금 장난해! 그러게 누가 그렇게 놀래! 놀게 해 줘도 난리야!’라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는 혼자서 씩씩거리기 일수다.

자식이 상전이라는 말은 진짜 괜히 나온 말이 아닌 것 같다. 체력이 남아 돌아도 주체가 안되고 그렇다고 또 너무 놀려도 짜증을 동반한 후폭풍으로 감당이 안되니 적당한 선에서 잘 끊어 주어야 서로가 평화롭다. 먹는 것도 좀 전까지 관심 없다가 금새 또 배고파서 신경이 날카로워지니 잊을만하면 먹을 걸 대령하고 또 잊을만하면 먹을 걸 대령하길 반복해야 별다른 마찰 없이 하루를 보낼 수가 있다. 알아서 적당히 놀고, 알아서 적당히 자고, 알아서 적당히 먹어주면 얼마나 좋을 것을..

부모라는 자리, 특히 엄마라는 자리는 시간이 지날 수록 정말이지 대단한 것이라 생각된다. 이제 만 3년을 키우면서도 죽네 사네 하루에도 뚜껑이 열 댓 번도 더 열렸다 닫혔다 하는데, 부모님들은 나를 어찌 여태 키우셨을고.. 이렇게 힘든 과정들을 일, 이년도 아닌 십 수년을 해오시고는, 정작 그렇게 공들여 키워놓은 자식이 제대로 은혜를 갚지 못하는 데도 내색 한번 없으시고 계속해서 내리 사랑을 주고 계시니 말이다. 멀리 있다는 핑계로 부모님께 제대로 해드리지도 못하는 내 처지는 생각도 않고 내 아들이 짜증 부린다고 못 마땅해 하고 있으니 이게 진정한 배은망덕이 아닌가.

아들아. 네 할머니가 그러셨던 것처럼 엄마도 묵묵히 지켜봐 줄 수 있는 아량이 생길 수 있을까? 걸핏하면 뚜껑 열려서 노발대발 하지 않고 언제쯤이면 평정을 유지하며 너를 대할 수 있을까? 엄마도 열심히 노력할 테니 아들도 제발 자라면서 엄마의 부족했던 모습을 잊어주겠니? 그날이 올 때 까지 오늘도 파이팅이닷~!
doyo
ㅎㅎ 재밋네요
내 차에 날아가는 새들이 여러번 쌋어요. 화남을 참고 그것도 복이라고 생각하죠
뉴질의 제비는 처마에 집짓고 사는데,한국 것보다 몸집이 작고 날씬한 welcome sparrow,
환경에 맞게 현명하게 살고, 새끼들 키워야겠죵

재외선거 Q & A - 선거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경우

댓글 0 | 조회 952 | 2011.12.06
재외국민 중에서도 선거권을 행사할 수… 더보기

재외선거 Q & A - 투표기간 호주나 한국에 체류할 경우

댓글 0 | 조회 1,246 | 2011.11.22
Q : 지금은 뉴질랜드에 거주하지만 … 더보기

재외선거 Q & A - 국외부재자신고는??

댓글 0 | 조회 1,075 | 2011.11.15
Q : 국외부재자신고도 꼭 공관에 가… 더보기

재외선거인 등록신청

댓글 0 | 조회 1,061 | 2011.11.10
Q : 재외선거인 등록신청은 언제부터… 더보기

재외선거 대상 선거

댓글 0 | 조회 806 | 2011.11.10
Q : 재외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선… 더보기

포기하십시오

댓글 0 | 조회 1,041 | 2013.11.27
몸에 제일 나쁜 것은 스트레스입니다.… 더보기

질투에서 시작되는 비극

댓글 0 | 조회 1,230 | 2013.11.13
궁중 사극에 보면 투기하는 여인들이 … 더보기

라이벌

댓글 0 | 조회 1,106 | 2013.10.23
뭐든 잘 하는 사람들은 라이벌이 있습… 더보기

한마디 툭

댓글 0 | 조회 1,054 | 2013.10.09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이 있을 때, … 더보기

자존심 건드리기

댓글 0 | 조회 1,198 | 2013.09.25
사람들 사이에 마찰이 빚어지는 이유는… 더보기

소리 내면서 일하는 스타일

댓글 0 | 조회 1,233 | 2013.09.11
능력도 있고 대인관계도 무난하되 그 … 더보기

유능한 사람 - Able Person

댓글 0 | 조회 964 | 2013.08.28
사회에서 원하는 사람은 대개 세 가지… 더보기

멤버십과 리더십

댓글 0 | 조회 1,158 | 2013.08.13
마음에 안 드는 일이 있으면 반대세력… 더보기

먼저 손을 내밀어야

댓글 0 | 조회 1,070 | 2013.07.23
일이 꼬여 있고 어렵겠다고 생각되더라… 더보기

우주 - The Universe

댓글 0 | 조회 936 | 2013.07.10
한국사회에서는 일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더보기

내가 먼저 꿰어 드리죠

댓글 0 | 조회 988 | 2013.06.25
옛날 직장에서 상관이 어느 날 그러더… 더보기

남의 일에 상관 말기

댓글 0 | 조회 1,293 | 2013.06.12
혼자 있을 때는 편안해하고 일 처리도… 더보기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

댓글 0 | 조회 1,116 | 2013.05.29
다른 사람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더보기

나의 기준이 옳은가

댓글 0 | 조회 1,396 | 2013.05.14
중용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남의 일… 더보기

성격은 운명

댓글 0 | 조회 1,051 | 2013.04.24
대인관계를 잘 안하고 자기 안으로 파… 더보기

중용이란 - The middle way

댓글 0 | 조회 1,348 | 2013.04.09
동물은 한 가지의 특성만 가지고 있습… 더보기

나는 소인이로소이다

댓글 0 | 조회 924 | 2013.03.27
사람을 대인, 중인, 소인으로 나누어… 더보기

감동을 주어야

댓글 0 | 조회 869 | 2013.03.13
자기 자신을 돌아보셔서 뭐든지 다 받… 더보기

바닷물에 잉크 한 방울

댓글 0 | 조회 958 | 2013.02.27
덕이 많다는 것 또한 마음이 열렸다는… 더보기

착한 마음

댓글 0 | 조회 1,020 | 2013.02.13
‘법 없어도 산다&rsqu…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