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 계곡 카라코람 하이웨이(Ⅰ)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피의 계곡 카라코람 하이웨이(Ⅰ)

0 개 2,030 코리아포스트
초가을,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기온은 내일이라도 금방 히말라야의 혹독한 추위가 닥칠 것만 같다. 자 ! 오늘은 카라코람 하이웨이상에 위치한 이웃 초소 길깃을 방문하는 날이다. 곧 내가 근무하는 이 스카루드 초소는 겨울 동안 눈으로 사방이 격리되어 이 세상으로 잊혀진 마을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가을이 끝나가면서 내년 5월까지 잠정적으로 폐쇄하게 된다.

본부로부터 지시가 내려왔다.

철수 전에 이웃 초소 길깃을 방문하여 우리 초소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을 인계하고 결과 보고하라는 것이다.

정전 감시단들 사이에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지금 근무하는 초소인 스카루드와 길깃초소 사이의 도로는 "죽음의 도로"라고까지 지칭할 정도로 도로 상태가 위험하고 험난하여 이 구간을 지나다니는 차량들은 자주 절벽으로 굴러 떨어져 많은 사람들이 익사하는 사고가 일어나는 지역이다. 그래서 정전감시단들도 이 지역에 정찰 나가는 것을 대부분 꺼리고 있다.

그래서, 본부에서 이 지역을 통행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몇가지 지시사항이 초소에 하달되어있다.

첫째, 차량은 두 대 이상 운용할 것. (고장났을 시 대비)
둘째, 운전병은 차량 한대당 두 명이 준비되어야 될 것. (교대)
셋째, 여행 전날 반드시 운전병은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할 것.

반갑지 않은 지시이다.

이제 이 곳 생활을 정리하고 조용히 이슬라마바드로 철수할려고 날짜를 꼽고 있는데.

벌써 몇번째 다녀온 경험으로 다시금 그 곳으로 가지 않아야겠다는 바램이 있었지만 어쩔수 없이 마지막으로 가야하는 임무가 주어진 셈이다.

그래, 좋다, 또다시 좋은 경험하자꾸나.

인계사항을 꼼꼼히 챙겨 정리하고 길깃 초소의 동료들과 함께 마실 그 동안 아껴 놓았던 이곳에선 정말 구하기 힘든 와인도 챙기고 운전병들의 컨디션 상태도 확인했다.

우리 초소 스카루드에서 북동쪽으로 인더스 강을 따라 약 5시간 동안 간 떨어지는 아슬아슬한 길을 무사히 따라가면 훈자 마을을 잇는 그 유명한 카라코람 하이웨이와 만난다.

스카루드 계곡을 벗어나자 우리는 아슬 아슬한 외줄 중앙에 서있는 뒤돌아 갈 수 없는 곡예사가 되어버렸다. 벌써 인더스강을 따라 흐르는 계곡 물살은 급속도로 빨라지고 있다. 히말라야 산맥에서 눈이 녹아 계곡을 깎으면서 흘러내리는 회색 잿빛의 강물은 돌을 굴리며 "우루루 쿵쿵" 소리를 내고있고 도로의 상태는 최악으로 변했다.

때로는 그냥 "디" 긋자 모양으로 산을 깎아 놓은 길은 강쪽 면이 트여 있어 터널을 통과하는 것 같고 반대 방향에서 차가 오게 되면 우리 차량은 최대한 속도를 줄여야만 했다.

도로 곳곳에 큰 바위돌을 볼 수 있다. 몇 십미터 저 앞쪽 급경사지로부터 돌이 굴러 떨어지는 모습이 보인다. 도로 우측으로 눈을 돌릴 수가 없다.

그냥 어지러운 천길 낭떠러지다.

줄잡아 150 내지 200미터는 되는 것 같다.

어떤 때는 한발짝도 움직일 수 없다. 이때는 기도가 저절로 나왔다.

"하나님 이시간 무사히 지켜 주시옵소서! 여기서 떨어져 가치없이 죽지않게 이시간 무사히 지켜 주시옵소서!" 라고 기도했다.

마음이 진정이 되었다. 그래! 하나님께서 나와 함께 동행하시는데 무엇이 두려우랴 !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유엔과 아프리카 최초 여성 대통령(Ⅰ)

댓글 0 | 조회 2,625 | 2009.11.24
1) 나이지리아군의 수도 몬로비아 교… 더보기

국제 무대에 선 자랑스런 한국인(Ⅶ)

댓글 0 | 조회 1,936 | 2009.11.10
이 친구는 요즈음 특별히 자기 단체에… 더보기

국제 무대에 선 자랑스런 한국인(Ⅵ)

댓글 0 | 조회 2,095 | 2009.10.27
그런데 이 친구의 목소리와 행동이 어… 더보기

국제 무대에 선 자랑스런 한국인(Ⅴ)

댓글 0 | 조회 2,372 | 2009.10.13
이러한 생활 방식이 장기적으로 볼 때… 더보기

국제 무대에 선 자랑스런 한국인(Ⅳ)

댓글 0 | 조회 2,061 | 2009.09.22
말로만 듣던 나쁜 벌레 ‘참피온’에게… 더보기

국제 무대에 선 자랑스런 한국인(Ⅲ)

댓글 0 | 조회 1,802 | 2009.09.08
집주인들은 전쟁을 전후로 대부분 영국… 더보기

국제 무대에 선 자랑스런 한국인(Ⅱ)

댓글 0 | 조회 1,605 | 2009.08.25
문뜩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한국 지… 더보기

국제 무대에 선 자랑스런 한국인(Ⅰ)

댓글 0 | 조회 1,526 | 2009.08.11
시에라레온 유엔 미션 (UNAMSIL… 더보기

피로 얼룩진 사자의 산 시에라레온(Ⅳ)

댓글 0 | 조회 1,812 | 2009.07.29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국민당 소속의… 더보기

피로 얼룩진 사자의 산 시에라레온(Ⅲ)

댓글 0 | 조회 1,895 | 2009.07.15
반군은 정부군의 부대 위치와 반격에 … 더보기

피로 얼룩진 사자의 산 시에라레온(Ⅱ)

댓글 0 | 조회 1,802 | 2009.06.24
비행기가 멈추고 트랩을 내려오는데 활… 더보기

피로 얼룩진 사자의 산 시에라레온(Ⅰ)

댓글 1 | 조회 2,198 | 2009.06.10
2002년 1월 21일시에라레온 행 … 더보기

유엔 민간직원으로 선발되다(Ⅰ)

댓글 0 | 조회 2,240 | 2009.05.26
"따르릉, 따르릉" 저녁 10시경 전… 더보기

피의 계곡 카라코람 하이웨이(Ⅲ)

댓글 0 | 조회 1,590 | 2009.05.12
이 지역 주민 대부분은 시아파가 주류… 더보기

피의 계곡 카라코람 하이웨이(Ⅱ)

댓글 0 | 조회 2,251 | 2009.04.29
그래도 이놈의 운전병은 얄밉게도 태평… 더보기

현재 피의 계곡 카라코람 하이웨이(Ⅰ)

댓글 0 | 조회 2,031 | 2009.04.16
초가을,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기온은… 더보기

하늘과 가까운 스카루드(Ⅱ)

댓글 0 | 조회 1,834 | 2009.03.25
2 주차 접어들어 이 곳 상황을 자세… 더보기

하늘과 가까운 스카루드(Ⅰ)

댓글 0 | 조회 2,164 | 2009.03.11
소에서 다른 초소로 근무지를 옮길 때… 더보기

죽음에서 신음하는 카쉬미르인들(Ⅱ)

댓글 0 | 조회 1,903 | 2009.02.25
딸을 잃은 슬픔을 함께 나누고 싶다는… 더보기

죽음에서 신음하는 카쉬미르인들(Ⅰ)

댓글 0 | 조회 1,782 | 2009.02.11
오늘은 유엔군 감시단으로서 처음으로 … 더보기

라왈라코트 초소 주방장

댓글 0 | 조회 1,580 | 2009.01.29
아침 일찍부터 미묘한 긴장과 이별에 … 더보기

유엔 평화 파수꾼-정전 감시단 출국 신고

댓글 0 | 조회 2,012 | 2009.01.13
충성 ! "육군 소령 고 동주, 인도… 더보기

UN과의 첫번째 인연 – 캬쉬미르의 UN 평화 정전 감시단

댓글 0 | 조회 1,484 | 2008.12.24
1) 200년 영국 통치의 인디아 대… 더보기

유엔의 각 조직 기구와 역활

댓글 0 | 조회 2,507 | 2008.12.09
"유엔(United Nations)"… 더보기

상해가 발생할 때 재정적 안정을 유지하는 길

댓글 0 | 조회 2,660 | 2009.06.10
몇몇 소규모 사업자들과 자영업자들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