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칼럼 | 지난칼럼 |
이건 너무 심심한 걸.
좀더 재미있는 녀석들이 뭐 없을까?
조물주는 머릿속으로 생각해 낼 수 있는 온갖 다양한 모습의 생명체들을 끝도 없이 상상하기 시작했어.
이것들이 모두 난쟁이 녹색식물만 있는 곳에 함께 있으면 정말 좋겠다! 하면서 말이지.
이제 눈치챘어?
‘정말 좋겠다!’가 조물주 ‘마법의 주문’이란 걸.
어쨌거나 그렇게 해서 우리가 살고 있는 별에도 셀 수 없이 많은 식물들과 곤충들, 동물들이 차례차례 생겨나게 된 거래.
우주에 새로 생겨난 많은 생명체들이 점점 똑똑해지고 잘 자라나는 걸 즐거운 마음으로 지켜보던 중에 유난히 조물주의 마음을 끄는 별이 하나 있었더래.
사파이어 보석처럼 푸른빛을 띠는 자그마한 별이었는데, 그래, 바로 그 이름도 유명한 ‘지구’야.
지구는 그 겉모습도 아름답지만 그 안에서 살아가는 생명체들이 하나같이 잘 자라고 사이도 아주 좋아서 지구의 푸른빛은 늘 생기로 가득 차 있었대.
조물주는 날마다 지구를 둘러보고 가면서 기쁨의 노래를 흥얼거렸단다.
그 때 조물주가 제일 좋아하던 노래가 ‘커져라 작아져라’ 였는데 하루는 조물주가 기분이 하도 좋아 온 우주가 꽝꽝 울리도록 커다란 소리로 그 노래를 밤새 불렀다지 뭐야!
그런데 그 노래는 어떻게 부르는 거냐구?
글쎄, 거기까진 나도 들은 바가 없는 걸.
하지만 그 노래가 어떻게 끝나는 건지는 알 것 같아.
너도 눈치챘어?
어쨌거나, 그 바람에 작은 동물들은 한없이 작아져 현미경이 아니면 볼 수 없을 정도가 되었고, 큰 동물들은 커지고 또 커져서 ‘울트라사우르스’ 처럼 아주 큰 공룡이 생겨났더래.
울트라사우르스가 얼마나 크냐 하면 몸길이가 삼만 밀리미터도 넘을 정도였다지 아마.
조물주는 이제 외롭다는 생각 같은 건 할 틈이 없게 되었어.
울트라사우르스, 알노사우르스, 카마라사우르스, 티라노사우르스 같은 큰 공룡들이, 툭 하면 작은 동물들이나 식물들을 못 살게 구는 일이 자꾸만 벌어졌거든.
식물들은 자라기도 전에 싹이 뜯기고 작은 동물들은 늘 무서움에 떨고 그보다 더 작은 곤충들은 알에서 부화되기도 전에 밟혀 버려서 점점 그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던 거야.
아아-- 이제는 노래도 맘대로 못 부르겠구나.
조물주는 날마다 지구에 와서 큰 공룡들이 식물이나 작은 동물들을 괴롭히지 못하게 감시를 해야만 했단다.
아이구, 골치야.
저런, 저런 못된 녀석들을 그냥……
조물주의 마음에 이런 생각이 떠오르면 지구의 하늘에선 번쩍번쩍 번개가 내리치고
네 이 놈들------!
조물주가 화난 소리로 고함을 지르면 하늘이 꽝꽝 울리면서 천둥이 쳤다지.
정말 좋겠다!는 빼고 불러야 했는데…
조물주의 마음에 슬픔이 가득 차면 지구엔 주룩주룩 비가 내리게 됐던 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