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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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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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개 602 김지향

아침에 요란한 노크소리가 났다. 대충 짐작했듯이 소포들이 와 있었다. 국내에서 온 소포도 있었고, 한국에서 온 소포도 있었다. 한국에서 온 소포는 내가 기대하는 소포였다. 언니의 작품이 들어 있는 박스. 그 안에는 책도 두 권 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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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 올려진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본 여운이 아직까지 남아 있어서 이 책들은 내일 펼쳐 볼 예정이다.


산책하기에 너무나도 좋은 하늘만큼이나 요즘 내 마음은 마냥 즐겁다. 새로 시작한 요가와 크로켓 덕분이다. 회원들 대부분 은퇴했고 시간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라서, 요가가 끝난 다음에 함께 점심을 먹으면서 수다를 떨고는 헤어진다. 그들과 함께 하는 그 시간이 나에게 새로운 희망을 안겨 준다.


한국이나 여기나 함께 식사를 하면 빨리 친해지는 거 같다. 벌써 두 번이나 함께 식사를 했는데, 앞으로 식사자리는 빠지지 않고 참석할 예정이다. 그들의 수다를 반찬 삼아 먹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크로켓 게임도 세 번이나 했다. 세 번째 크로켓 게임을 한 날에는 아예 클럽 회원 신청서를 내고 왔다. 나와 함께 게임을 한 분과 내가 테이블에 앉아 신청서를 쓸 때 옆자리에 앉아 계셨던 분이 추천인으로 사인을 해 주셔서 일사천리로 처리가 되었다.


뉴질랜드에 와서 우리 부부처럼 운동을 전혀 안하고 산 사람들도 드믈 것이다. 나 혼자 산책을 즐기기도 했고, 108배도 했다만, 무엇이든 혼자 하는 건 오래가기가 힘든 거 같다. 남편은 나보다 더 운동하기를 싫어하니, 산책 한 번 둘이 함께 한 적이 없다.


10여 년 전에 골프를 둘이 함께 시작했었는데, 레슨비만 날리고 그만두고 말았다. 부부가 똑같다고 하지만, 어쩜 이리도 우리 부부는 닮았는지....... 정 반대인 성격에 반하여 운동하는 것만은 아주 딱 닮은 닮은꼴이다.


부모가 이러하니 애들도 마찬가지. 비싼 레슨비를 내면서 여러 운동을 시키면 뭐하나? 대학 들어가고 나서부터 운동은 딱 끊고 산다. 사위들도 마찬가지. 끼리끼리 만난다는 말이 이해가 간다. 늙어서 고생 안하려면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하는데.



요즘 운동을 함께 하는 친구들이 생겨서 좋다. 혼자 걷는 것보다 여럿이서 걸으니 더 좋다. 요가 스트레칭도, 잔디 위를 걷는 게임도, 같이 하니 즐겁다. 더군다나 영어에 대한 공포증도 사라져갈 수 있으니, 일석이조.


처음 만나는 키위들마다 뉴질랜드에서 얼마나 살았는지를 묻는다. 그 질문이 나한테는 제일 고역이다. 23년 동안 살았는데도 영어를 못하니 말이다. 하지만 용기를 내서 대답하고 변명도 늘어놓는다. 이젠 변명 같은 건 내 사전에서 제외시켜야겠다. 당당해지자.


그들의 말이 바람소리처럼 물 흐르는 소리처럼 그냥 스쳐 지나가기가 태반이다. 예전에는 그게 스트레스였는데, 지금은 스트레스를 거의 안 받는다. 바람과 물처럼 소리도 흘러가게 내버려 둔다. 


익숙한 단어를 들으면 대충 짜깁기로 해석해 버린다. 내 멋대로 해석하지만, 맞으면 다행이고 틀리면 또 어떠랴? 대충 내 멋대로 말하면 그쪽도 대충 알아듣는다. 때로는 서로 다른 말을 하고 있기도 한다. 


40 중반에 뉴질랜드에 와서 영어학원도 다녀 보고, 봉사활동도 해보았지만, 꽉 닫혀있는 머리는 도통 열리지가 않았다. 지금 역시 마찬가지지만, 그때처럼 마음이 매우 답답하지는 않다. 그냥 그들과 함께 운동하고, 식사하고, 수다 떠는 것에 익숙해지려 노력하는 내가 좋다.


어제 넷플릭스에 올려진 오래 전의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봤는데 한글자막이 없었다. 하지만 워낙 유명한 영화라서 보고 싶었다. 영화에 대한 사전 지식 없이 그냥 보기 시작했다. 영어가 제대로 잘 안 들렸지만, 재미있게 끝까지 잘 봤다.


다 보고 나서 검색으로 영화의 줄거리를 찾아 봤다. 영화의 장면들을 떠올리며 내용을 읽었다. 똑똑한 사회 초년생인 여자가 성공한 여자의 비서로 채용되면서 영화는 시작이 된다.


저널리스트가 꿈이었던 앤드리아가 세계 제일의 패션지 편집장인 미란다 밑에서 일하는 건 보통 힘든 일이 아니었다. 그 회사의 디자이너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패션부터 바꾸고 회사일 뿐만 아니라 미란다의 개인적인 일까지 완벽하게 해내며 미란다의 신임을 얻게 된다.


하지만, 아버지와 모처럼만의 만남 중에도 미란다의 전화 한 통화에 달려가야 하고, 남친 생일도 함께 즐기지 못하고, 자신의 사생활은 아예 없었다. 더군다나 친구들의 우정에 금이 가는 일까지 생기고 말았다.


남자들은 성공과 사랑을 모두 다 취할 수 있는 반면 여자들은 둘 중 하나를 포기해야만 하는 사회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영화였다. 두 여자 모두 다 너무나 멋졌지만, 현대사회에서 아직도 기울어진 저울을 보는 것 같아서 씁쓸했다. 



영어가 안 들려도 전혀 지루할 겨를이 없었다. 아트와 패션에 관심이 많은 나의 눈이 완전 호강을 한 영화였으니까. 이 영화를 몇 번은 더 볼 요량이다. 패션 공부도 될 거 같고, 영어 공부도 될 거 같기 때문이다. 


요가 끝나고 키위들의 수다를 듣는 것처럼 이 또한 즐거운 영어공부시간이 될 거 같다. 갑자기 읽을 책들도 생기고, 영화도 봐야 하고.......바쁘다, 바빠! 아자 아자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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