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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 운룡
산이 하늘을 들어올려 몸 부풀리다
한쪽 어깨가 삐긋해
제 무게를 내려놓고
영영 깊은 도량에 푹 빠져 있다
다른 꼬임에는 결코 넘어가지 않을 양
세차게 흔들어 깨워도
묵묵부답이다
어쩔 도리 없이
나의 몸과 마음을 산에 내려놓고 왔다
가볍다는 생각 뒤에 서 있는 산은
힘줄이 조금 땡겼을 뿐
뼈에 금이 갔다는 말은 못 들어 보았다
나의 투정을 다 받아주는 산
곰팡이가 피어도 곰팡내가 안 나는
유심한 거울이 내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