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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접수된 97편의 응모작은 예선과 본선의 두 차례 심사를 거쳐 최우수상, 우수상, 가작 각각 1명씩과 장려상 6, 특별상 2명으로 선정되었다.
작품응모수는 예년에 비해 다소 적었지만 그 수준은 회를 거듭할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게 주최를 한 오클랜드문학회(회장 최재호)의 설명이다.
다음은 본선심사를 맡은 이산하 시인의 심사평이다.
이산하 시인의 작품으로는 대표적인 장편서사시이자 시집 《한라산》이 있고《천둥같은 그리움으로》, 《피었으므로 진다》,《생은 아물지 않는다》,《악의 평범성》등의 시집, 성장소설 《양철북》이 있다.
시상식은 오는 2월 25일(토) 오후 2-3:30분 한인회관 강당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심사평
최우수상
달팽이의 꿈
“어느새 주변에는 느린 친구들이 많이 모여 들었습니다. 달팽이와 지렁이는 더 이상 외롭지 않았습니다.”
친구들이 있는 놀이터로 갈 때마다 너무 느려서 만나지 못하던 달팽이가 어느 날 지렁이를 만나 ‘느린 친구’끼리 서로 놀며 외로움을 이겨낸다는 이야기다. 특별한 강조 없이 차분하게 전개한 이솝우화 같은 이 글이 사뭇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고통이나 상처 같은 것도 서로 아픈 사람들끼리만 위로하고 치유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빠른 것은 빠른 것끼리 어울리고 느린 것은 느린 것끼리 어울려 서로 따로 논다. 사회적 갈등과 불화의 씨앗이다. 누가 와서 데려가거나 좀 더 기다려주지 않는 놀이터라는 세상이 이처럼 무섭다. 은근히 어른들로 인해 갈라지고 쪼개져 ‘밤의 놀이터’로 변한 세상을 꼬집는 수작이다.
<박준서 Auckland 한민족학교 Y4>
우수상
과자 집짓기 대회
이번 응모작들 중에서 팡팡 터지는 하얀 팝콘처럼 가장 상상력이 발랄하고 깜찍하다. 특히 벽난로에 장작 대신 옥수수로 불을 때면 굴뚝에서 하얀 팝콘들이 팡팡 터질 거라는 발상은 신선하면서도 기발하다. 더구나 주인공이 굴뚝에서 터져 나오는 함박눈 같은 팝콘을 받아먹겠다니, 오마이갓~! 마치 환상적인 매직 쇼를 보는 것 같은 이 작품은 앞으로 어린이 동화나 짧은 그림동화로 다시 재구성해서 쓰면 좋은 책이 되리라 믿는다. 빵과 쿠키로 만든 집이니 아이들은 책을 읽으면서 책을 먹어버리겠지만. 그리고 이 글의 저자는 100년짜리 과자 쿠폰을 받기 위해서라도 만수무강하기를 바란다~.
<이준호 Waikato 한국학교 Y5>
가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요일
가정집에서 개인 레슨을 받다가 마침내 금요일마다 학교 큰 강당에서 플루트를 연주하는 주인공의 심리상태가 잘 드러난 글이다. 연주자의 긴장과 흥분상태를 “내 심장이 드럼을 치는 것” 같다거나 “내 몸 안의 모든 세포들이 나를 응원”했다는 매우 신선한 비유들 덕분에 글이 갑자기 꽃이 피어버렸다. 그런데 마지막 줄에 나오는 이 주인공의 꿈은 플루티스트가 아니라 ‘음악하는 파티셰’이다. 아름답고 맛깔스런 빵과 과자를 만드는 파티셰도 플루티스트처럼 창의력과 미적 감각을 갖춰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글은 무의식적으로 파티셰를 예술가의 경지로 훌쩍 끌어올려 버린다. 손으로 언어를 잘 반죽하고 발효시켜 가슴속에서 적절한 온도로 구워야 좋은 문장이 나온다. 먼 훗날 주인공의 꿈이 문득 이루어져 쿠키와 빵에서 아름다운 플루트 소리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김하윤 Waikato 한국학교 Y5>
장려상
엄마가 주무실 때쯤
달빛에 비친 잠든 엄마 얼굴의 깊은 주름을 보며 고단한 세월의 흔적을 짚어나가는 감동적 작품인데, 읽을수록 가슴이 먹먹해진다. 자식을 키우면서 생겼을 그 주름살은 세상 모든 엄마들의 사랑의 증표이기도 하다. 또 환한 아침까지 늦잠 자는 엄마 얼굴을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얼굴로 보는 주인공의 눈이 참 따뜻하다. “나는 엄마를 마음으로 바란본다” 마지막 문장은 그래서 더욱 가슴을 저미게 한다.
<전아린 Auckland 북부 한국학교 Y6>
시간은 최고의 선물이다
시간은 모호하고 추상적인 소재라 쓰기 싶지 않은 주제인데, 우리에게 아주 일상적인 ‘선물’로 비유해 쉽게 풀어버린다. 위로와 기회와 변화를 주는 시간에 대한 다양하고 진지한 탐색이 매우 인상적인 작품이다.
<김윤지 Auckland 한민족학교 Y8>
바람, 비 그리고 해
상처가 되는 말과 따뜻한 말을 바람과 비와 해에 비유해 삼단논법처럼 풀어가는 구성이 특히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은우 Auckland 한민족학교 Y7>
구름의 여행
하얀 순두부 같은 구름을 떠먹으며 여행을 떠나고 싶은 풋풋한 상상력이 자유롭다. 특히 한 자리에 머물지 않고 늘 새로운 곳으로 정처 없이 여행하는 구름에 자신을 비유한 게 무엇보다 인상적이다.
<권제니 Auckland 북부한국학교 Y8>
봄의 소리
봄이 오는 모습을 시각적으로 보지 않고 청각적으로 표현한 것이 참신하고, 특히 엄마 곰이 깨기 전에 아기 곰과 숨바꼭질하는 장면도 아주 흥미롭다. 좋은 작품이 기대된다.
<박지호 Auckland 한민족학교 Y2>
겨울 밤
눈 내린 겨울밤은 오직 눈과 나밖에 없고 세상이 온통 나 혼자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난 너무 자유롭다. 부지런히 습작을 하면 작품도 그처럼 개성적이고 자유로워지리라 믿는다.
<김시은 Auckland 한민족학교 Y7>
특별상
자유
3행시처럼 단순화시키지 말고 구체적이고 일상적인 소재를 찾아 묘사하기를 바란다.
<이슬 New Plymouth 한국학교 Y3>
<이지니 New Plymouth 한국학교 Y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