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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상황이 아닌 데도 갑작스럽게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느낌을 받으면서 몸의 중심을 잡지 못해 그대로 주저앉거나 쓰러지는 경우가 왔을 때 몹시 당황스러울 것이다. 이렇듯 심한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질병은 대표적으로 세가지가 있다.
첫째는 이석증이다. 귀속에는 소리를 전달하는 달팽이관과 몸의 균형, 평형을 조절해주는 반고리관이 있다. 이 반고리관에는 무게의 중심축 같은 역할을 하는 이석이 존재하는데, 이 이석이 어떠한 충격이나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인해 제자리에서 떨어져 나와 반고리관내에서 움직여 다니는 경우가 있다. 이 이석 때문에 어지럼증을 느끼게 된다.
두번째는 메니에르 병이다. 이 병은 내이(內耳)속에 들어 있는 체액의 이상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어지럼증 뿐만 아니라 청력약화, 이명 등의 증상이 같이 나타난다. 특히 환자의 80% 정도가 한쪽 귀에서 나타나는데 어지럼증의 지속시간이 길며, 이명증세도 상당히 심하고, 치료시기를 놓치게 되면 청력을 잃어버리는 상황까지 발생할 수 있다.
세번째는 전정신경염이다. 말 그대로 내이(內耳)속의 전정신경에 염증이 발생한 병으로 어지럼증과 동반하는 구토증상이 특징적이다. 이 병은 메니에르병과 다르게 이명증이나 청력약화 등의 문제가 나타나지는 않는다. 원인으로는 바이러스 감염이나 혈액순환 장애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정확하지는 않다.
어지럼증을 느끼는 환자의 입장에서는 이 모두가 비슷비슷하게 느껴질 수는 있지만 의사의 입장에서 보면 이 세가지 병은 뚜렷한 구분점이 있다.
이석증에서 나타나는 어지럼증의 특징은 체위나 두위의 위치 변화시에 심하게 느낌이 온다는 것이다. 침대에서 일어날 때나 고개를 갑자기 숙이거나 들어올릴 때, 혹은 좌우로 갑자기 돌렸을 때 어지럼증을 느낀다면 이석증 확률이 높은 것이다. 그리고 이석증은 이명증이나 청력약화가 나타나지 않는다. 메니에르 병에서 나타나는 어지럼증은 가만히 있을 때도 느낄 수 있으며, 어지럼증 지속시간이 30~1시간 정도, 또는 1~2일을 지속할 정도로 길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전정신경염에서 나타나는 어지럼증 역시 체위•두위 변화에 따라 나타나지 않으며, 스트레스나 수면부족 등 몸 컨디션이 나쁠 때에 길게는 수시간에서 수일동안 어지럼증이 나타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전정신경염은 치료가 쉬운 편이어서 그리 크게 걱정할 문제는 아닌 것이 다행인 점이다.
서양의학에서는 어지럼증에 대한 대부분의 원인 해석을 내이(內耳)속의 반고리관과 이석, 또한 전정신경, 내이속의 체액변화 등으로만 하고 있다. 하지만 그 내이(內耳)의 이상변화가 발생되는 근본원인들은 내과적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 동양의학계의 의견이다.
대표적 사례로 어지럼증 환자중에는 많은 수가 위장장애를 겪고 있는데, 위장속의 담을 치료했을 때 이석증, 메니에르병, 전정신경염 등이 동시에 치료가 되는 경우들이 많다는 것이다.
인체라고 하는 것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연결 되어있는 긴밀한 유기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비인후과 진료뿐 아니라 내과적 진료도 동시에 병행되어야 한다는 뜻이며, 그렇게 할 경우 치료확률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석증의 경우 이비인후과에서 치료하는 방법 중에 ‘이석 치환술’이 보편적으로 사용되어지는데 이 치료법이 인기가 좋은 이유가 1차 치료만 해도 호전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발률이 상당히 높은 편이며 또한 오히려 시술후에 악화되는 사례도 종종 있기 때문에 주의를 요한다. 결국 원인치료는 내과적 치료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