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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속에서 존재하다가 사라진 무용은 그 흔적을 찾아내기가 어렵다. 다만 원시인들이 동굴 벽화 속에 묘사한 모습들을 통해서 유추할 수 있을 뿐이다. 원시인들은 자연 현상이나 동물들의 행동을 보고 리듬에 맞춰 춤을 추었다. 언어가 발달하지 못한 때라 몸짓으로 감정 상태를 나타내거나 짐승의 사냥 등 여러 목적을 위해 춤을 추었다고 본다. 원시인들은 동물들의 동작들을 정확히 알고 흉내를 냈으며 초기의 춤은 땅 바닥에 구른다든가, 손뼉을 치거나 머리를 흔들기도 하고 깡충깡충 뛰어 오르는 등 원초적인 몸짓을 통해 내부에서 생기는 다양한 느낌이나 감정을 표현하였다. 또한 이성(異性))의 관심을 끌기 위한 몸짓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도 했다. 당시의 춤은 체력 단련의 수단뿐만이 아니라 부족의 생존을 결정하는 도구가 되었다. 전쟁에 이기기 위해서는 전쟁 기술뿐만이 아니라 상대를 이길 수 있는 자신감과 부족 구성원들 간의 연대감이 중요한데, 같이 춤을 추다보면 전쟁 기술이 연마될 뿐만 아니라 전쟁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고 동료에 대한 믿음과 사랑이 싹트기도 하였다.
시대 조류의 변화와 함께 댄스도 변화하고 진화되어 왔지만 줌바 댄스(Zumba Dance)는 21세기의 개막과 함께 전 세계에 퍼져나간 가장 최신의 댄스 유형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1990년대 콜롬비아의 베토 페레즈에 의해 고안된 이 댄스는 2000년대 초반 미국의 마이애미에서 시작된 후 전 세계적으로 퍼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줌바’라는 이름은 스페인어로 파티를 뜻하는 ‘Tumba’라는 단어에 페레즈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 ‘조로’의 이름을 합쳐 만들어 낸 신조어이다. 발레, 살사, 메렝게, 힙합 등의 댄스 동작과 에어로빅이 합쳐진 줌바 댄스는 레게, 아프리칸 비트, 플라멩고, 삼바 등 리드미컬한 음악을 기본으로 몸동작이 구성 되어 역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운동 경기 시작 전 펼쳐지는 마오리(Maori) 족의 하카(Haka) 춤은 육성으로 내뿜는 진군가(進軍歌)와 함께 어울려 그 역동성이 아군(我軍)의 사기를 북돋우고 게임을 승리로 이끄는데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줌바 댄스는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으며 운동량이 많고 화려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다. 또한 단순 동작으로 짧은 시간에 칼로리 소모(1시간에 1,000 칼로리)를 많이 해 다이어트 효과가 특이하다. 한 시간이면 충분하고 단순 동작이 반복되기에 박자 감각이나 몸동작이 서툴러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마돈나, 미셀 오바마, 제니퍼 로페즈도 다이어트 비결로 즐겼다고 한다. 줌바 댄스 창시자의 말대로 ‘줌바 댄스는 음악과 함께 춤을 추며 즐겁게 운동을 하다보면 잘 사용하지 않았던 근육을 사용하게 되고 , 엔도르핀(Endorphins)이 솟으며, 심장 박동이 요동치면서 체중 감량은 자연스럽게 진행되고 인생이 즐거워진다.’ 고강도(高强度)의 운동이기도 하지만 뇌에서는 고통이 아닌 재미있는 놀이로 인식하기 때문에 다른 운동에 비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 도움을 준다. 줌바 댄스는 하는 내내 활기차고 신이 나기에 우리 뇌도 즐거워하면서 함께 춤을 춘다. 따라서 불면증이나 우울증을 해소하는데도 효과가 있다.
줌바 댄스가 교민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012년 쯤 한인 여성회에서 개설한 줌바 교실이라고 기억된다. 50여명이 넘는 참가자들이 있었는데 그 때는 선생이 중국인이었고 중국인 들이 춤을 좋아하는 성향이라 교민들보다 중국인 참가자들이 더 많았었다. 그 후 얼마 있다가 줌바 교실이 중단되고 한동안 잊고 지내다 ‘코비드 19’ 사태를 맞이하였다. 모든 일상생활이 제한된 상황에서 심신을 단련할 필요성을 느끼고 피트니스(Physical Fitness) 센터를 찾던 중 줌바 클래스를 발견하고 참여하게 되었다. 줌바 댄스는 남녀노소 구분 없이 같은 장소에서 즐길 수 있으므로 우울해지기 쉬운 겨울철에 더욱 유용하다. 날씨에 관계없이 실내 스포츠로 건강을 도모하면서 땀을 흘리고 마음과 정신을 단련할 수 있는 수단이 되고 있다. 그러나 빠른 동작이므로 리듬을 억지로 따라하다가는 몸에 무리가 생길 수도 있고 보조가 맞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다. 먼저 스트레칭(Stretching) 운동으로 몸의 유연성을 확보한 다음 차근차근 배워나갈 필요가 있다.
공부든 운동이든 어떤 목표달성을 위해서 열심히 해야 한다면 즐거워하기는커녕 괴로움을 이겨내야 되는 고통이 따를 수 있다. 무슨 일이든 재미가 수반되지 않으면 오래 지속하지 못하고 만다. 줌바 댄스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즐겁게 하는 것’이다. 주로 라틴음악을 사용하는데 심박 수를 올려 흥을 돋우기 위함이다. 음악에 맞춰 신나게 운동하기 때문에 즐겁게 춤을 춘다는 생각으로 몰입하면 되며 즐겁게 하다 보니까 한 시간이 아쉽게 지나가고 매일 매일하다 보니까 몸과 마음이 후련해져 행복한 생활이 되는 것이다.
사는 게 즐거우면 세상이 아름답다. 모든 사람이 아름답고 자연이 아름답다. 몸이 아프면 즐거울 수가 없다. 몸이 아프지 않으려면 몸의 구서구석이 균형을 유지하는 가운데 순환이 잘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서 스트레칭을 하고 산책을 하고 근육단련 운동을 한다. 마음이 즐겁기 위해서 사람들과 소통을 하고, 어떤 프로그램에 따라 함께 어울려 활동을 하다보면 즐거운 시간이 된다. 춤은 원시 시대 때부터 생존의 도구 이전에 삶의 표현이었고 소통의 수단이었다. 기쁠 때나 슬플 때, 그리고 즐거울 때나 괴로울 때, 다양한 몸짓으로 삶의 감정을 표현했다. 춤은 단순한 소통 수단이 아니라 리듬에 맞춰 춤을 추면 몸과 마음이 즐거워진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체득하였다. 춤을 추는 동안 괴로운 일은 사라지고, 세상에 대한 두려움도 사라진다는 것을 알았다. 춤은 인간의 삶과 생존에 필수불가결한 도구란 것을 깨달았다. 오늘날에도 마찬가지이다. 줌바 댄스는 삶의 유용한 도구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