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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
오늘 아내가
저녁 식탁에서
내가 좋아하는
멸치볶음 반찬을
내 앞으로 밀어 줄 때
뭉클함에 뭔지 모를
40년간 묵힌 것들을
용서받고 싶었다
아내도 무심코
반찬을 밀어 줄 때
뭔지 모를
불쌍히 여기는 가슴이었겠지
멸치끼리 붙어있는
촘촘한 달콤함에
아내와 내 젓가락이 부딪치자
서로 먼저 가져가라고
손을 허공에 올리며
또 용서받는다
부부는 평생
서로 좋아하는 것을
양보하며 사는 것이라고
결혼식 서약할 때
그러마 이미 다 한 약속이다
용서받아야 할 이유가
더 많은 쪽이
집밥을 그리워한다
내가 집밥을 좋아하는 이유다
아내도 집밥이 그리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