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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의 높이와 강의 너비를 어찌 잴까? 그걸 재기도 어렵지만 긴 자도 없지 않은가? 중학교에서 3각형을 배우면서 탄복을 한 적이 있다. 3각형의 내각의 합은 아무리 재어도 180도다. 12센티의 줄을 3, 4, 5센티로 이으면 직각 3각형이다.
짧은 두 변인 3, 4 센티 사이의 각이 직각인 것이다. 직각을 유지한 상태에서 세 변의 길이를 제 아무리 바꾸어도 가장 긴, 빗변의 제곱은 다른 두변을 제곱하여 합한 것과 같았다. 5의 제곱 25는 3의 제곱 9와 4의 제곱 16을 더한 것이 된다. (9+16=25) 이걸 피타고라스 정리라고 하는 모양이다. 놀랍지 않은가? 산의 높이와 강의 너비는 삼각측량을 이용해서 재는 모양이다.
밤하늘에 달이 보인다. 달 하나로는 동시에 온 세상을 다 비추지 못한다. 만약에 동시에 지구를 다 비추려면 적어도 3개의 달이 떠야 할 것이다. 달 보다 더 지구 가까이에 있는 인공위성으로 동시에 지구를 다 비추려면 훨씬 더 많은 위성이 필요할 것이다. 위성이 태양과 지구의 인력(引力)을 똑 같이 받으면서 이탈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도는 높이의 궤도를 정지궤도(停止軌道)라고 한다. 적도 상공 35,786 km에 있는 원 궤도를 말한다. 달은 이보다 11배 정도 더 멀리에 있다. 물론 인공위성이 정지한 상태는 아니고, 지구에서 봤을 때 언제나 같은 위치에 있어서 정지한 것으로 보인다. 이때 인공위성은 지구의 자전 방향과 같은 쪽으로 돌고 있다.
정지궤도에서 통신위성이 비추듯이 보내주는 신호를 받아서 쓰려면 복잡하고 값비싼 장비가 필요하다. 그 중의 하나가 엄청나게 큰 안테나를 갖춘 기지국이다. 위성통신 전파는 너무 멀어서 지연이 일어나고 또 약해서 큰 접시 안테나로 받아 증폭을 해서 쓴다.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선진국들이 쏘아올린 정지궤도의 통신위성은 필요하고 중요하지만 운용과 통신품질에서 아쉬움이 있다.
일론 머스크는 스페이스X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하늘을 날고 싶어 하는 라이트 형제처럼 우주 관련 사업을 해 보려는 것이다. 그는 ‘스타링크’를 운영하고 있다. 지구상에서 너무 높지 않은 하늘에 위성을 빽빽이 띄워 지구위에 골고루 통신이 되게 연결하려는 것이다. 엄청난 돈을 쏟아 부었지만 기발한 사업으로 돈을 벌고 있다.
한국은 비교적 통신망이 잘 되어 있다. 현재 전국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유무선 인터넷은 속도, 지연(latency), 대역폭 등에서 품질이 우수한데다 싸고 빠르게 사용할 수 있다. 광케이블이나 동축케이블로 이용자가 쓰는 일터나 가정으로 연결하고(FTTH) 거기서 부터는 모뎀이나 라우터(무선 공유기)로 뿌린다. 그런데 외곽이나 산악, 먼 바다에까지 이런 시설을 하기는 어렵다. 또 땅이 너른 나라에서 유선 통신망을 다 갖추기는 불가능하다. 이런 곳에서 통신을 해야 한다면 어떻게 할까? 당연히 위성통신이다. 위성에서 달빛처럼 뿌려주는 것이다.
일론 머스크의 ‘스타링크’는 통신품질과 속도를 높이기 위해 위성의 궤도를 1,500km 이하인 지구 저궤도로 낮추는데 실제로는 지상 300~600 km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거리가 짧아지니까 지연 시간은 줄고 통신속도가 향상되며, 수신 안테나도 작고 싸게 만들 수 있게 된다. 위성은 소규모로 만들어 많이 쏘아 올린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나라는 자체 통신망 시설을 하고 유지보수를 하느니보다 적절한 가격을 내고 쓴다면 경제적일 수 있다.
위성이 쏘아주는 무선 전파(GPS)는 이동하는 모든 것들이 이용하게 된다. (자율주행) 자동차, 드론, 선박, 항공기, 순항미사일 등은 레이더로 자기의 위치와 목표의 위치 정보(GIS)를 받아 알고 지속적으로 목표를 찾아가는 방식이다.
그런데 이 전파가 교란되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면 어찌 될까? 강한 번개가 칠 때 일시적으로 장애가 일어나지만 일부러 번개 같은 강한 전파를 쏘아 장애를 일으킨다면 큰 문제가 된다. 이것이 전파교란 또는 ‘전자 방해 공격(電子妨害攻擊, ECM)’이다. 강한 전자파(EMP)를 쏘면 컴퓨터나 스마트 폰, 정밀한 전자기기는 망가질 수도 있다. 인공지능과 첨단의 전자시대에 필요하고 또 막아야 할 기술이다.
최근에 북한이 서해안에서 수차례 교란 전파를 쏘았다. 서북도서의 선박, 인천공항을 뜨고 내리는 항공기, 우리 군의 전자장비가 영향을 받았다. 인천공항이나 서울은 북에서 너무도 가깝다. 찔러야 하고 막아야 하는 창과 방패를 모순(矛盾)이라 한다. 결국에 더 강하고 앞선 기술이라야 살아남는다. 누가 도와주겠는가? 우크라이나를 보면 자강불식(自强不息)이 딱 들어맞는 말이다.
■ 조 기조(曺基祚 Kijo Cho)
. 경남대학교 30여년 교수직, 현 명예교수
. Korean Times of Utah에서 오래도록 번역, 칼럼 기고
. 최근 ‘스마트폰 100배 활용하기’출간 (공저)
. 현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비상근 이사장으로 봉사
. kjcho@u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