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7] 엔더비 아일랜드(Ⅲ) - 바다사자, 펭귄, 도둑갈매기 그리고…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Danielle Park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강승민
김수동
최성길
멜리사 리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347] 엔더비 아일랜드(Ⅲ) - 바다사자, 펭귄, 도둑갈매기 그리고…

0 개 1,248 KoreaTimes
작은 관목숲이라도 있어야 살아가기 때문에 영하의 극한온도에서 사는 다른 펭귄과는 아주 다른 생활을 한다. 크기는 76cm 정도로 황제펭귄과 킹펭귄을 제외한 세 번째로 큰 펭귄 종류다. 뉴질랜드 본토에서는 더니든과 오아마루 등 남섬 남동부에 소수가 살고 있다. 거기서는 약 200m 정도 떨어진 곳에서 망원경으로 본 것이 고작이었다.

눈앞을 지난 펭귄이 바다에 들어갈 때까지 한참을 쳐다보고 있는데, 뒤를 보니 네 마리의 옐로우 아이드 펭귄이 숲을 나와 바다로 향하고 있다. 자세히 보니 매일 같은 길을 지나 바다로 들어갔는지 잔디처럼 작은 풀이 있는 언덕에 색이 바랜 한 길이 나 있다. 내가 어디에 앉아 있건 길을 따라 가는 펭귄들의 모습이 융통성없어 보이지만, 그들에겐 가장 편안한 길임에 틀림없다.

펭귄들이 만들어 놓은 길을 거슬러 올라가자 여러 갈래로 갈라지는데, 그 중에서 바로 옆 작은 계곡쪽으로 나 있는 길로 가보기로 했다. 자세히 봐야 보일 정도의 길은 비밀스런 작은 구멍에서 사라지는데, 속을 들여다보니 어미 펭귄과 어미만한 회색 털북숭이 아기 펭귄이 나를 쳐다본다. 사진 몇 장을 찍는데도 아무런 소리조차 내지 않고 얌전하게 포즈를 취한다.

넓게 펼쳐진 바닷가의 바위틈에는 게으름을 즐기는 바다사자가 잔뜩있다. 그 주위에는 머리가 붉은 예쁜 앵무새들이 떼를 지어 날아다닌다. 이 해변에는 오래된 뼈들이 잔뜩 쌓여 있는데, 그 크기로 봐서 아마도 늙은 바다사자들의 뼈인 듯하다. 바위 밑에는 큰 소라와 막걸리 사발만한 전복이 붙어 있지만, 돌에서 떼어 낼 방법이 없어 눈요기만 하기로 했다.

바다 끝을 돌아 내륙으로 들어가는데 바다사자 한 마리가 자기 구역으로 들어간 내게 불쾌감을 느꼈는지 고개를 들고 고함을 지른다. 혹시 이런 일이 있으면 ‘절대’ 바다사자에게 같이 소리 지르지 말 것. 깜짝 놀라 필자도 있는 목청껏 소리를 질렀더니, 내 고함소리가 심각한 도전이라고 생각했는지 몸을 벌떡 일으키더니 그 큰 몸으로 뛰어왔다. 다리는 짧지만 몸이 워낙 길어 속도가 생각보다 매우 빠르다. 무거운 등산화에 배낭까지 맨 나를 거의 100m 가량 쫓아오다가 포기했다.

그 속도와 함성 소리가 상상을 초월했다. 만물의 영장은 자존심이고 뭐고 생각할 틈도 없이 꽁지 빠지게 도망가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바다사자가 쫓아오지 못하는 빽빽한 라타 숲에 도착해서야 겨우 마음이 놓였지만, 혹시 또 쫓아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숲을 지나서야 겨우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저쪽 너머에는 새들이 무슨 일이 있는지 심상찮은 소리를 내고 있다.


*****  가마우지와 남반구 도둑 갈매기  *****

숲 너머에 가니 가마우지 떼가 둥지를 틀었는데, 참기 어려울 정도로 큰 소리를 지르다 잠잠하기를 여러 차례 계속하고 있다. 도둑갈매기가 어미 없이 혼자 둥지에 있는 어린 가마우지를 잡아먹기 위해 주변을 돌고 있는 것이다.

이 도둑갈매기는 형편없는 이름과 행실에 비해 매우 강하고 멋진 모습을 하고 있다. 얼핏보면 독수리 같은 날카로운 검은 부리와 짙은 밤색의 우아한 깃털을 갖고 있지만, 다른 바닷새가 잡은 물고기를 빼앗아 먹거나 다른 새들의 알이나 아기 새를 잡아먹는 바다의 약탈자 같은 녀석이다. 몸통 길이가 60cm가 넘는 거대한 새로 가마우지 둥지 위를 지나갈 때면 그 밑의 어미 가마우지들이 모두 소리를 질러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한다. 한 10여 분간 주위를 날던 도둑갈매기가 그 소음에 질렸는지 결국은 멀리 날아갔고, 가마우지들에게 내렸던 공습경보는 끝났다.

몸이 아플 때 이용 가능한 다양한 의료 서비스

댓글 0 | 조회 851 | 2일전
What Happens if you … 더보기

28. 항생제를 꼭 먹어야 할 때나 먹고 싶지 않을 때의 비책

댓글 0 | 조회 430 | 2일전
항생제는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살린 … 더보기

김민기의 우리말 사랑

댓글 0 | 조회 324 | 8일전
▲ 가수로서의 정체성을 거부하며 사석… 더보기

봄은 언제 오는가

댓글 0 | 조회 329 | 8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새 교과서를 받… 더보기

뉴질랜드 아리랑

댓글 0 | 조회 487 | 8일전
한민족에게는 ‘아리랑’이 있고 뉴질랜… 더보기

27. 부작용 없는 만능 소화제를 체험하자

댓글 0 | 조회 728 | 8일전
가장 탁월한 소화제는 각자에게 이미 … 더보기

만성피로는 마음이 일어나기 싫은 것

댓글 0 | 조회 321 | 8일전
만성피로는 마음이 일어나기 싫은 것입… 더보기

혼전/혼중계약서는 어느정도 유효한가

댓글 0 | 조회 482 | 9일전
기존 두 칼럼에 걸쳐서 Propert… 더보기

도박피해 인식주간(Gambling Harm Awareness Week)

댓글 0 | 조회 169 | 9일전
뉴질랜드의 도박피해 인식주간(Gamb… 더보기

나는 무엇에 쓰일 것인가?

댓글 0 | 조회 176 | 9일전
공주 학림사‘이뭣고’화두 참선공주시 … 더보기

사랑한다 말 못하고 가을비가 내린다고 말했습니다

댓글 0 | 조회 195 | 9일전
시인 나 태주사랑한다는 말은 접어두고… 더보기

너 자신, 너의 학습과정을 알라!!

댓글 0 | 조회 171 | 9일전
A는 소위 말하는 잘나가는 학생이었습… 더보기

비행기 밥 주는 이모

댓글 0 | 조회 549 | 9일전
소년이었을 때, “소년이여 야망을 가… 더보기

부동산 구입, 타이밍이 중요하다.

댓글 0 | 조회 1,433 | 10일전
최근 몇주간 주택시장이 빠르게 변하고… 더보기

26. 여러분의 식습관이 자손의 운명을 결정한다: 후성유전학 (Epigenetic…

댓글 0 | 조회 587 | 2024.09.07
이제 후성유전학 또는 후생유전학에 대… 더보기

코로나, 독감 그리고 엠폭스

댓글 0 | 조회 678 | 2024.09.07
감염병(感染病, infectious … 더보기

25. 식중독을 해결하는 신비한 검은 가루

댓글 0 | 조회 693 | 2024.09.02
식중독이나 잘못된 독성 물질을 마셨을… 더보기

재산분할법에서는 언제 법적으로 ‘부부’가 되는가

댓글 0 | 조회 1,016 | 2024.08.28
저번화에서는 ‘부부관계’ 및 재산분할… 더보기

아기 엄마의 새벽기도

댓글 0 | 조회 350 | 2024.08.28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아직 듬성듬성한… 더보기

화병이라고 느끼시나요?

댓글 0 | 조회 354 | 2024.08.28
자연계의 음과 양이 서로 긴밀하게 연… 더보기

낮게 더 낮게 흐르는 물처럼

댓글 0 | 조회 157 | 2024.08.28
인도네시아 방송인 압디와 그의 친구 … 더보기

24. 균형잡힌 것은 건강하고 아름답다 (2)

댓글 0 | 조회 174 | 2024.08.28
지난번의 글에서는 장내 미생물의 균형… 더보기

종치기 니콜라이씨

댓글 0 | 조회 188 | 2024.08.28
며칠전 잘 알고지내는 어르신 한분께서… 더보기

어떤 인연

댓글 0 | 조회 381 | 2024.08.27
촘촘한 연립주택 단지안, 새까만 쎄단… 더보기

누수 예방과 탐지: 가정에서 쉽게 할 수 있는 방법

댓글 0 | 조회 519 | 2024.08.27
안녕하세요, 넥서스 플러밍의 김도형입…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