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우포(Ⅱ)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타우포(Ⅱ)

0 개 2,037 코리아포스트
허영만 화백은 한참을 망설이다가 젖은 번지를 하게 되면 무료로 티셔츠를 준다는 직원의 단 한마디에 젖은 번지를 선택했다. 젖은 번지는 뛰어내리고 나서 몸이 물속으로 '첨벙' 들어가는 진짜 번지점프이다. 봉주 형님이 남길 말 없냐며 친구의 마지막 가는 길에 부조금 낸다는 기분으로 점프 비용을 계산했고, 곧이어 허영만 화백이 조금은 으스스한 각서(상해나 사고가 나도 번지점프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하지 않는다는 것)에 사인을 했다. 그러면서도 '절대' 안전하니까 걱정 말라고 한다. '절대' 안전하다면 이런 용지는 필요 없을 텐데....

번지 점프대로 올라가는 과정은 의외로 간단했다. 이름과 체중을 다시 한 번 확인한 후에 발목에만 간단한 끈을 벨크(일명 찍찍이)로 붙여서 고정하면 준비가 끝이다. 점프대로 향하는 허영만 화백의 긴장과 걱정이 뒤섞여 웃는 것 같기도 하고 우는 것 같기도 하다. 번지점프는 점프 직전에 그 긴장감이 극에 달한다. 삶에 대한 본능적인 애착과 죽을 것만 같은 공포감이 머릿속을 몹시 혼란스럽게 만든다. 그 공포감에서 헤어나오지 못해 번지점프를 포기하는 사람도 많다. 허영만 화백이 몸을 앞으로 굽혔다.

무게중심이 앞으로 넘어가는 찰나가 되면 머릿속에서는 아드레날린이 쏟아져 나오면서 깊은 쾌감이 터져 나온다. 이때부터 스스로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방금까지 가지고 있던 고민도, 하다못해 공포감조차도 느낄 여유가 없이 지구의 중심을 향해 떨어지게 된다. '중력 가속도=9.8m/sec²'를 태어나서 처음으로 몸으로 느끼며 물을 향해 질주하는 과정은 의외로 길고도 평화롭다. 엄청난 가속과 함께 좁아지는 시야, 얼굴에 몰리는 혈액과 함께 콧속으로 들이닥치는 차가운 물. 그리고 줄의 탄력으로 다시 튀어 올라갈 때 느끼는 살아 있다는 환희.

번지점프를 해보면 자신이 삶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깨닫게 된다. 번지점프 직후에 느끼는 까닭 모를 즐거움은 살아 있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좋은 것인지, 즐거운 것인지를 깊이 느끼게 해준다. 허영만 화백 역시 상기된 얼굴로 연신 싱글벙글한다. 아침의 걱정스러운 얼굴보다 30년은 젊어 보였다.

통가리로 국립공원의 심장부 화카파파 빌리지

타우포는 청명한 무공해 도시다. 내일은 북섬 최고봉인 루아페후 산(2797미터) 정상에 올라가기 위해 루아페후 산 바로 밑에 있는 화카파파 빌리지(Whakapapa Village) 근처에 가기로 했다. 루아페후산은 거친 화산이다. 전 세계에 걸쳐 많은 화산들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성격이 급하고 다혈질인 루아페후 산은 10년 전에도 이미 두차례나 폭발을 한 적이 있다. 2007년 9월에도 화산이 폭발해 부상자가 생기기도 했다. 루아페후 산은 원래 삼각형의 일반적인 활화산 모양이었지만, 산의 정상부가 모두 터져나가 버리는 바람에 왕관형이 되어버렸다. 수백 미터에 이르는 산 정상부가 없어져서 높이가 2797미터에 불과하지만, 산이 워낙 거대해서 4000미터급 산의 위용과 늠름함을 갖추고 있다.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심전도(心電圖) 검사

댓글 0 | 조회 210 | 1일전
최근 어느 모임에서 만난 지인이 부정… 더보기

가족 및 자원 봉사 간병인을 위한 정부 실행 계획

댓글 0 | 조회 569 | 9일전
Consultation on Acti… 더보기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 수상 안전 실시

댓글 0 | 조회 304 | 10일전
지난 11월 22일, 타마키 마카우라… 더보기

위험한 감정의 계절: 도박과 멘탈헬스 이야기

댓글 0 | 조회 192 | 2025.12.10
12월은 흔히 ‘축제의 달’로 불린다… 더보기

에델바이스(Edelweiss)의 추억

댓글 0 | 조회 204 | 2025.12.10
음악은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감정… 더보기

18. 루아페후의 고독한 지혜

댓글 0 | 조회 144 | 2025.12.10
# 산 속의 침묵루아페후 산은 뉴질랜…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

댓글 0 | 조회 532 | 2025.12.10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 더보기

그 해 여름은

댓글 0 | 조회 142 | 2025.12.10
터키의 국기처럼 큰 별 하나를 옆에 … 더보기

어둠은 자세히 봐도 역시 어둡다

댓글 0 | 조회 137 | 2025.12.10
시인 오 규원1어둠이 내 코 앞, 내… 더보기

아주 오래된 공동체

댓글 0 | 조회 177 | 2025.12.10
처서가 지나면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 더보기

이삿짐을 싸며

댓글 0 | 조회 573 | 2025.12.0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하루에 조금씩만…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에게 독서가 특별히 중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534 | 2025.12.09
우리는 뉴질랜드라는 다문화 사회 속에… 더보기

깔끔하게 요약해 본 파트너쉽 비자

댓글 0 | 조회 343 | 2025.12.09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로 체… 더보기

2026 의대 진학을 위한 연말 전략: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235 | 2025.12.09
▲ 이미지 출처: Google Gem… 더보기

시큰둥 심드렁

댓글 0 | 조회 111 | 2025.12.09
어떤 사람이 SNS에 적은 글에 뜨끔… 더보기

언론가처분, 신상 정보 공개 금지 및 국민들의 알 권리

댓글 0 | 조회 228 | 2025.12.09
지난 9월 8월, 본인의 자녀들을 수… 더보기

고대 수메르 문명은 왜 사라졌는가

댓글 0 | 조회 149 | 2025.12.09
메소포타미아 사막 위로 붉은 해가 떠… 더보기

스코어카드와 인생의 기록 –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

댓글 0 | 조회 116 | 2025.12.09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스코어… 더보기

나도 의대 들어갈 수 있을까 : 의대 경쟁률 10:1 그 진실은?

댓글 0 | 조회 319 | 2025.12.07
출처: https://www.isto… 더보기

‘인공 방광’이란

댓글 0 | 조회 289 | 2025.12.06
국민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 지역… 더보기

수공하는 법

댓글 0 | 조회 167 | 2025.12.06
수공(收功)은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동… 더보기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624 | 2025.12.01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562 | 2025.11.28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334 | 2025.11.26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 더보기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231 | 2025.11.26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