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을 주는 나의 그림?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불행을 주는 나의 그림?

0 개 3,488 뉴질랜드 코리아타임스
어느날 젊은 부부가 나를 찾아왔습니다. "저희 부부를 예쁘게 그려 주세요." 참 잘 생기고 행복해 보이는 한 쌍의 부부였습니다.

나는 부부그림은 그리기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그들은 돈을 더 줄테니 그려 달라고 말하더군요. 으익, 돈을 더 주겠다고...? 그러나 나는 결국 거절하고 말았습니다. 한사람의 초상화를 그리면 별탈이 없는데... 두사람 이상의 그림을 그리면 꼭 문제가 생기더군요.

이 그림은 1983년도에 우리 아내랑 아이들을 그린건데, 이 그림을 그린 후... 그 때부터 지금까지 25년 동안, 크흐흑~ 아내랑 아이들은 매일같이 싸우면서 살아오고 있습니다. 어제는 아내가 아들이랑 한바탕 싸우더니 오늘 아침에는 딸애랑 또 한바탕 싸우더군요.

평생 그것을 지켜보고 살아가야 하는 내 가슴은 메어집니다. 그림을 치울까도 생각했는데... 그림이 너무 불쌍해서 그냥 걸어놓고 있습니다.

뉴질랜드에서 결혼한 우리 딸의 집에는 싸구려 그림만 몇 점 있더군요. 내가 딸에게 말했지요.

"아빠가 좋은 그림 하나 그려 주마."

그런데 딸이 신랑이랑 같이 찍은 사진을 그려 달라 더군요. 그래서 그려 줬더니 얼마 후 이혼하더군요. 딸의 이혼은 우리가 더 권유를 했으니 잘한거지만, 어느날 그 그림을 창고 구석에서 발견하고는 찢어 버리지도 못하고 도로 쳐 박아 놨습니다. 아이고~ 불쌍한 내 그림, 하루 꼬박 그린 그림인데....

아내의 친구가 사위 될 사람을 인사 시키더군요. 다음달에 딸이 결혼한다고 말하면서 결혼선물로 딸부부 연필초상화를 그려 주시면 안되겠냐고 묻더군요. 그러마 하고 대답했는데 또 말씀하시더군요. "그리시는 김에 저도 하나 그려 주시면 안되나요?" 뉴질랜드를 샅샅히 뒤져 보아도 초상화 그리는 곳이 없고... 그래서 호주 시드니로 가서 화가한테 찾아갔는데 동양인은 그리기 어렵다고 안 그려 주더라는군요. "그래서 못 그리고 그냥 왔어요... 흐흐흑,"

나는 친구분이 너무 가여워 그림을 그려주기로 했습니다. 나는 친구의 딸부부 그림을 그리면서 아내에게 말했지요. "내가 이렇게 열나게 그림 그려 주면... 또 이혼하는거 아냐~? 괜히 그림만 불쌍해 지는건 아닌지.. 원..." 아내가 재수 없는 소리 하지 말라더군요. 결혼식 때 나는 그림을 액자에 넣어서 선물했지요.

그런데... 1년도 못 가서 그 부부는 이혼을 했습니다. 아이고~ 불쌍한 내그림..... 지금 어느 구석에 쳐박혀 있는지...

나는 노인 부부 그림을 그리면서 생각했지요. (설마... 다 늙어 가지고 헤어지기야 하겠냐구...) 노인 부부는 나의 그림을 받고 너무 행복해 하며 거실에다 걸어 놓고 매일 쳐다 본다더군요.

그런데... 그 노부부도 헤어지고 말았습니다. 흐흐흑, 할머니가 먼저 하늘나라로 간 것입니다. 정정하셨는데 갑자기 돌아가시다니... 할아버지는 내 그림속의 할머니를 어루만지며 매일 눈물을 흘리신다는군요. 아이고... 불쌍한 내그림....

불행을 가져다 주는 나의 그림에 대한 이야기는 삽시간에 소문이 쫘 악 퍼졌습니다. 그래서 이런 걱정이 들더군요.

어느 부부는 나에게 찾아와서 말하기를 우리는 빨리 헤어져 각자 새로운 삶을 찾아야 하니 제발 부부 초상화를 그려 달라고 하질 않나... 어느 남자는 눈이 시퍼렇게 멍이 들어 결혼사진을 들고 찾아와서 제발 하루라도 빨리 마누라를 죽게 그려 달라고... 제길~ 내가 무슨 킬러냐~~

어쩌면 나의 그림이 사람들의 새 삶을 찾게 하는 행복을 주는 그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나의 딸은 이혼한 후 바쁜 생활을 하며 잘 나가질 않나, 친구의 딸도 이혼한 후 평화롭게 새 일을 시작하고 가정이 화목한 생활을 하고 있고, 앞으로 내가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돈 때문에 결혼한 억만장자가 거액의 수표 한 장을 내밀며 "초상화 한 장 그려주쇼~"

요 말만 학수고대하고 있는데 아직은 연락이 없군요...

ⓒ 뉴질랜드 코리아타임스(http://www.koreatimes.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심전도(心電圖) 검사

댓글 0 | 조회 190 | 16시간전
최근 어느 모임에서 만난 지인이 부정… 더보기

가족 및 자원 봉사 간병인을 위한 정부 실행 계획

댓글 0 | 조회 565 | 8일전
Consultation on Acti… 더보기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 수상 안전 실시

댓글 0 | 조회 301 | 9일전
지난 11월 22일, 타마키 마카우라… 더보기

위험한 감정의 계절: 도박과 멘탈헬스 이야기

댓글 0 | 조회 190 | 10일전
12월은 흔히 ‘축제의 달’로 불린다… 더보기

에델바이스(Edelweiss)의 추억

댓글 0 | 조회 201 | 10일전
음악은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감정… 더보기

18. 루아페후의 고독한 지혜

댓글 0 | 조회 141 | 10일전
# 산 속의 침묵루아페후 산은 뉴질랜…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

댓글 0 | 조회 531 | 10일전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 더보기

그 해 여름은

댓글 0 | 조회 140 | 2025.12.10
터키의 국기처럼 큰 별 하나를 옆에 … 더보기

어둠은 자세히 봐도 역시 어둡다

댓글 0 | 조회 135 | 2025.12.10
시인 오 규원1어둠이 내 코 앞, 내… 더보기

아주 오래된 공동체

댓글 0 | 조회 174 | 2025.12.10
처서가 지나면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 더보기

이삿짐을 싸며

댓글 0 | 조회 569 | 2025.12.0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하루에 조금씩만…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에게 독서가 특별히 중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533 | 2025.12.09
우리는 뉴질랜드라는 다문화 사회 속에… 더보기

깔끔하게 요약해 본 파트너쉽 비자

댓글 0 | 조회 339 | 2025.12.09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로 체… 더보기

2026 의대 진학을 위한 연말 전략: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234 | 2025.12.09
▲ 이미지 출처: Google Gem… 더보기

시큰둥 심드렁

댓글 0 | 조회 109 | 2025.12.09
어떤 사람이 SNS에 적은 글에 뜨끔… 더보기

언론가처분, 신상 정보 공개 금지 및 국민들의 알 권리

댓글 0 | 조회 225 | 2025.12.09
지난 9월 8월, 본인의 자녀들을 수… 더보기

고대 수메르 문명은 왜 사라졌는가

댓글 0 | 조회 147 | 2025.12.09
메소포타미아 사막 위로 붉은 해가 떠… 더보기

스코어카드와 인생의 기록 –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

댓글 0 | 조회 114 | 2025.12.09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스코어… 더보기

나도 의대 들어갈 수 있을까 : 의대 경쟁률 10:1 그 진실은?

댓글 0 | 조회 315 | 2025.12.07
출처: https://www.isto… 더보기

‘인공 방광’이란

댓글 0 | 조회 287 | 2025.12.06
국민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 지역… 더보기

수공하는 법

댓글 0 | 조회 165 | 2025.12.06
수공(收功)은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동… 더보기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623 | 2025.12.01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559 | 2025.11.28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333 | 2025.11.26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 더보기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228 | 2025.11.26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