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1] 서울, 미니 야구장의 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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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1] 서울, 미니 야구장의 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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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에게 잘 알려진 "April is the cruelest month, breeding/ Liacs out of the dead land,"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라일락 꽃을 죽은 땅에서 피워내며,")로 시작되는 'The Waste Land (황무지)'의 시인 T.S. Eliot(1888-1965)의 초창기 시 중에‘The Love Song of J. Alfred Prufrock(J. 알프레드 프루푸록의 연가)'라는 시가 있다. 이미 머리가 벗겨진 중년 남성 프루푸록의 흔들리는 삶의 모습을 독백체로 노래한 이 시가 다시 읽혀지는 것을 보면 나도 이젠 중년에 접어든 것임에 틀림없다.

  프루푸록은 어스름한 저녁이 내리는 뒷골목으로 걸어 들어가며 노래한다. "In the room the women come and go(방안에서 여인들이 오고 간다)/ Talking of Michelangelo.(미켈란젤로를 이야기하면서.)// And indeed there will be time(정말로 시간은 있을거야)/ To wonder, "Do I dare?" and, "Do I dare?" ("한 번 해 봐?", "정말 해 봐?"라고 생각 할.)/ Time to turn back and descend the stair,/ With a bald spot in the middle of my hair? (머리칼 한 복판 대머리 반점에서, 되돌아서 층계를 내려갈 시간이-)/

  (They will say: "How his hair is growing thin!")(그녀들은 말할 것이다: "어쩜 저 남잔 머리칼이 점점 빠지네!")/ My morning coat, my collar mounting firmly to the chin,(내 모닝 코트, 턱까지 빳빳이 올린 내 칼라,)/ My necktie rich and modest, but asserted by a simple pin? (화려하지만 점잖은, 소박한 핀을 꽂은 넥타이-)/ (They will say: "But how his arms and legs are thin!")(그녀들은 말할 것이다: "그런데 어쩜 저 남자 팔 다리는 가늘기도 해라!") 미켈란젤로 작품 속에 등장하는 영웅들같은 근육질의 젊은 가슴을 이야기하고 있는 뒷 골목 방에 있는 여인들도 측은해 할 만큼 지치고 초라해 보이는 프루푸록은, 그 당시 최신 유행처럼 '흰 프란넬 바지 자락을 접어 올리며' ('wearing the bottoms of white flannel trousers') 다시 한 번 중얼 거린다. "Do I dare/ Disturb the universe?" ("어디 내가 한 번 세상을 흔들어 봐?")

  그러나 그는 이미 알고 있다. 자신이 별 볼일 없고 초라한 매일 매일을 반복해 살아 왔음을. 살아오며 외쳤던 자신의 함성이 커피잔 속의 태풍이었음을 그는 고개 숙이며 노래한다. "I have measured out my life with coffee spoons." ("나는 내 인생을 커피 스푼들로 되 재어왔다.")

  점점 더 고개 숙이는 한국 사회에서의 아버지들의 모습들을 TV에서 바라보다 다시 펼쳐든 Eliot의 시는 에스프레소 커피보다 더 쓴맛이 난다. 예고 없는 소나기처럼 권고 사직 당하고 휘청이는 드라마 속의 아버지들은 오늘도 프루푸록처럼 어느 뒷골목을 어슬렁 거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곤 골목 어귀에 있는 미니 야구장을 찾아 힘껏 야구 배트를 휘두를 것이다.

                                     서울, 미니 야구장의 파도

                                                                                        김 재석

                                           하루 해가 넘치도록
                                  질주하는 초침 끝 서슬에 쫓기며
                                  야윈 펜 촉으로 먹이를 사냥하다
                                   서울, 미니 야구 망에 출렁이는
                                     전철 타고 온 인천 새벽바다

                                 갈매기처럼 날아 보고픈 야구공이
                                      푸르른 그물에 부서지며
                                        피곤함을 물어뜯는다.

                              점점 크게 떨어지는 동전 소리에 놀라
                                 꿈처럼 퍼덕이던 흰 날개를 접고
                               월급봉투 얇게 깔린 서울 뒷골목에
                                          술 취해 주저 앉는
                                            파도의 흰 거품

                                   돌아오는 전철 둥근 손잡이에
                                     날로 야위는 손 목매달고,
                                 하루살이 스쳐가는 차창에 비친
                                     아내 주름살에서 실 뽑아
                                    어깻죽지 찢어진 와이셔츠
                                              꿰매 입는
                                      바다, 가난한 새벽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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