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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음에

0 개 1,588 크리스티나 리

또 다시 어김없이 한해의 마지막 달인 12월이 되었다.  그리고 마지막 달을 맞이할 때면 참 마음이 복잡해지기도 한다.  그 복잡함 속에는 “한해를 잘 살은 것인가?” 에 대한 생각이 큰 비중을 차지할 수 있다.  그러기에 한해동안 있었던 일들을 생각하며 좋았던 일, 기뻤던 일, 슬펐던 일, 성취한 것, 실패한 것 등등 마치 영화를 보듯 2019년의 삶을 쭉 그려본다.  

 

그러면서 만족감을 느낄 수도, 아쉬움을 느낄 수도 있으나 그래도 한해를 잘 살아 이렇게 숨쉬며 살아있음에 감사하며 작은 행복을 느낄 것이다.

 

얼마전 전혀 담배를 끊을 생각이 없었는데 갑자기 임신이라는 소리를 들어 금연을 할 자신은 없지만 그래도 해야될 것 같아 금연 상담을 의뢰한 세 남매를 둔 40대 초반의 여성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큰 문제없이 늘 평안한 삶 속에 감사하며 지내다 예기치 못한 일로 감당할 수 없는 스트레스가 밀려와 어떻게 할 수 없을 때 오랜 시간 담배를 피어온 아버지가 떠올라 담배라도 피우면 좀 편안해질까 하는 마음에 몇 년전 처음으로 담배를 피웠다.

 

처음 담배를 피웠을 때 기대했던 것과는 다르게 머리도 아프고 속도 미식거리고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이 아니라 몸이 더 힘들어져 “내가 담배를 왜 피운거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담배를 딱 한대 피우고 며칠간 담배를 다시 피우지 않았는데 가슴이 답답하고 마음도 불안해지며 가만히 있는 것이 힘들어 또 다시 좋은 기억이 아니었던 담배를 다시 피웠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번에는 처음보다 머리도 덜 아프고 “담배를 피울만 하네” 하는 생각도 들고 후우 하면서 눈앞에 나타나는 하얀 담배 연기를 바라보는데 답답한 마음이 좀 편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조금씩 마음이 후련해지는 느낌을 받기 시작하면서 한개비, 또 한개비 담배를 피우게 되다가 이제는 하루에 그리 많이 피우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하루에 7개 정도는 담배를 피우며 밀려오는 스트레스를 달래고 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인지 스트레스가 심하게 몰려올 때 어떤 신체적 그리고 정신적인 변화가 나타나는지 등을 알아봤다.  그러면서 처방을 받아 복용하고 있는 약은 없는지 담배를 피우는거 말고 스트레스를 조절하는데 사용하는 방법은 없는지 등 여러 각도에서 라이프 스타일을 살펴보았다.

 

담배를 피우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조절하기 위해 담배를 피운다 하고 그래서 담배를 끊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이고 얼마나 오래 살겠다고 굳이 스트레스를 받으며 담배를 끊을 필요는 없다 한다.

 

그래서 상담을 하면서 언제나 니코틴 중독이 되어가는 과정, 담배를 끊으면서 나타나는 금단증상 그리고 흡연을 할 때와 금연을 할 때 실제로 나타나는 스트레스의 변화를 도표나 그래프로 보여준다.  

 

이 설명의 과정을 통해 실제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담배를 안피우는 사람들보다 스트레스를 더 받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금연을 하는데 니코틴대체요법이나 먹는 금연약 등이 도움이 되는 이유를 깨닫게 된다.

 

이 40대 초반의 임산부도 처음에는 담배를 끊는데 의지만 있으면 되고 담배를 피우면 스트레스 조절에 많은 도움이 되기에 니코틴 패치나 껌 같은 것은 필요없다 했지만 이야기를 나누며 태아한테 니코틴 패치, 껌 같은 것이 100프로 안전할 순 없지만 담배를 피우는 것보다는 수천 가지가 넘는 화학물질이나 일산화탄소는 없고 오직 니코틴만 있기에 훨씬 안전하다는 것을 그림을 통해 이해하고 일단 니코틴 사탕을 사용해보기로 했다.

 

첫 만남에서 금연일을 정하진 않았지만 금연을 뱃 속에 있는 아가를 위해 해야한다는 중요성과 함께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도 50프로를 넘어섰다.

 

그런데 첫 상담을 하고 얼마 안되어 집안에 아픈 사람이 생겨 내일을 모르는 상황이 되고 몇 주후에는 태아가 잘못되는 일이 생겨 극심한 불안과 감정 변화로 스트레스는 점점 더 심해지고 금연을 한다는 것이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상담을 다시 받았다.  

 

여전히 몸에 통증도 있고 마음도 아프지만 살아있음에 감사하며 4개월이 되기 전에 잃게 된 아가와 식구를 생각하며 금연을 시작하겠다 했다.

 

2019년의 마지막 달에 살아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금연을 생각하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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