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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심리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마틴 셀리그만 교수가 그의 책에서 만 5세였던 자신의 딸과 나누었던 대화를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어느 날 마틴은 그의 딸 니키와 정원에서 잡초를 뽑으면서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을 골똘히 구상하고 있었습니다. 니키는 잡초를 뽑아서는 하늘 높이 던지기도 하고, 춤도 추고, 노래도 불렀습니다. 그런 모습이 너무 어수선하게 보여서 방해를 받고 있다고 생각한 마틴은 그만 딸에게 소리를 지르고 말았습니다.
집안으로 뛰어 들어갔던 니키가 잠시 후 다시 정원으로 나와서는 아빠에게 다가갔습니다. 그리곤 할 말이 있다고 했습니다. 아빠에게 허락을 받은 니키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그녀의 이야기에 따르면 늘 징징거리는 울보였던 니키는 다섯 번째 생일이 되는 날 결심을 했습니다. 다시는 징징거리거나 울지 않기로 말입니다.
그것이 자기가 지금까지 한 일을 중에 가장 어려운 일이었지만 만일 자신이 그 일을 해내면 아빠도 신경질 부리는 일을 그만두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딸의 이야기를 듣고 마틴은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5살 밖에 안된 딸이 자신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지적할 수 있을 만큼 조숙했기 때문입니다. 그날 마틴은 가정 안에서 가족들에게 신경질적이었던 자신의 태도를 바꾸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마틴은 더 중요한 것을 깨달았습니다. 아버지로서 자신의 할 일은 딸의 조숙함을 딸의 강점으로 계발해 주는 것임을 말입니다. 강점을 확실하게 계발할 수만 있다면 자신의 약점이나 세상을 살아가는 험난함을 능히 이길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마틴은 그날의 사건을 회상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이를 키운다는 건 그 아이가 지닌 단점을 고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입니다.
저에게는 아들이 하나 있는데 제가 제 아들을 키우는 방식도 강점 보다는 약점에 더 주목하는 것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늘 약점을 지적하고, 앞으로 그 약점이 가져올 삶의 부담과 피해를 강조하며 겁을 주고, 약점을 고치도록 강요했습니다.
문제는 그러는 사이에 아들이 가지고 있는 엄청난 강점들을 놓치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아들로 하여금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게 도와주고, 강점을 발휘할 때마다 칭찬을 아끼지 않고, 강점을 더 계발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일을 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제 아들은 어려서부터 창의력이 뛰어났습니다. 매사에 남과는 다른 시각과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모든 면에서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창의력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그 아이가 가진 약점을 극복하게 하는데 집중하느라 애를 쓰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그 비범함은 평범함이 되어 있었습니다.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의 목표는 부모의 행복이 아닌 자녀의 행복이어야 합니다. 부모의 만족이 아닌 자녀의 만족이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자녀의 약점이 아니라 감정에 집중해야 합니다. 그것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하고, 그 일을 계속함으로써 자신의 행복을 추구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