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수염 5편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최성길
Danielle Park
김도형
Timothy Cho
강승민
크리스틴 강
들 풀
김수동
멜리사 리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정동희
EduExperts

푸른 수염 5편

0 개 1,312 송영림

피 흘리는 방 


이야기 속에는 여러 사람의 남성들이 등장한다. 그 중 딸의 아버지는 거역이 불가능한 가부장 또는 부권의 상징이다. 더구나 그들 가족은 숲속에 살고 있으며 그 의미는 협소한 공간이나 갇힌 사고思考를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딸은 아버지가 정한 결혼상대의 수염이 아무리 무서워도 그와 결혼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딸이 결혼한 남편은 왕이라는 신분이 말하고 있는 것처럼 아버지보다도 더한, 제왕적이며 권위적인 남성이다. 


더구나 그는 수염의 푸른색이 상징하는 것처럼 냉정하고 잔인하며 무서운 성격을 지녔다. 물론 푸른색은 차분하고 이성적이며 지적인 성격 등의 긍정적인 의미도 가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그는 왕이라는 신분과 성, 금빛 마차, 황금열쇠 등을 가지고 있는 대단한 능력자이기도 하다. 


또 딸의 세 오빠들은 구원자의 역할을 맡고 있다. 그래서 딸은 아버지로부터 태어나 그 품에서 자라고, 남편을 통해 풍요로운 삶을 유지할 수 있게 되며, 결국 오빠들로부터 구원을 받아 행복한 삶의 결말에 이르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여성이 남성에게 종속된 위치임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며 여성 스스로 독립된 삶을 살 수 없음을 알려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이야기 안에는 그 무섭고 끔찍한 경고의 메시지를 넘어 딸이 진정으로 자아를 찾고 자신의 주인이 되어가는 일련의 과정들이 함께 담겨 있다. 


그리고 우리는 결코 그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열쇠꾸러미와 황금열쇠, 수많은 방들과 비밀의 방, 피의 상징이 바로 그것인데 이 세 가지의 상징의미들은 매우 역설적이라는 공통된 특징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열쇠는 잠글 수도 있지만 열 수도 있다. 상황에 따라 적절한 선택을 할 수 있어야만 한다. 그리고 황금열쇠라는 것은 다른 열쇠들에 비해 그 가치가 굉장할 거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푸른 수염으로부터 열쇠꾸러미를 받았다는 것은 딸이 그 열쇠로 열거나 닫을 수 있는 권리를 부여 받았음을 의미한다. 즉 본인의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되었다는 뜻이다. 


그러나 만일 열쇠로 문을 열지 않고 가만히 있거나 잠가버린 채 들어앉아 있어서는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그리고 딸은 황금열쇠의 금지된 방에 가장 귀중한 것이 들어 있으리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그 직관은 정확히 들어맞았다.


방이라는 공간 역시 매우 역설적인 상징 의미를 가지고 있다. 우선 방은 어떤 틀이나 규격, 규범, 고정된 사고思考, 격리, 사적인 공간 등을 떠올리게 한다. 


방을 창조적인 공간으로 사용하면서 때로 방문을 열어 소통할 수 있다면 문제가 없겠으나 잠긴 문 안에 갇혀 있을 때는 최악의 경우 죽음의 공간이 될 수도 있다. 


비밀의 방에 강물처럼 흐르는 피 역시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피는 상처와 고통, 죽음 등을 뜻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희생, 재생, 생산 등의 의미도 있다. 


특히 생리혈은 여성이 가지고 있는 창조성, 생산성, 예술적 영감, 감각과 직관력, 분별력, 결정력 등을 의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호에 계속>


송영림  소설가, 희곡작가, 아동문학가                 
■ 자료제공: 인간과문학

잊혀져 버린 정의, 그들을 기억하며

댓글 0 | 조회 263 | 3일전
▲ 항일 투쟁과 반독재 투쟁으로 점철… 더보기

축복으로 받아들이는 마음

댓글 0 | 조회 155 | 3일전
언젠가 TV에선 얼굴 없는 사람에 대… 더보기

11월의 기도

댓글 0 | 조회 137 | 3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주님!올해 겪은… 더보기

대자유의 맛, 다선일미의 차 명상

댓글 0 | 조회 120 | 3일전
예로부터 스님들은 차를 마시며 수행을… 더보기

욕실 리노가 망설여지는 이유

댓글 0 | 조회 567 | 4일전
최근 몇 주 동안 잘못된 욕실 설치로… 더보기

사랑

댓글 0 | 조회 99 | 4일전
시인 정 호승그대는 내 슬픈 운명의 … 더보기

아오테아로아 (멀고 긴 흰구름의 나라)

댓글 0 | 조회 185 | 4일전
식물 줄기로 얼기설기 엮어 만든 삼각… 더보기

전하지못한 이야기 ‘해금강’

댓글 0 | 조회 184 | 5일전
지인 j 님께!H 여사와 우리 셋이 … 더보기

지피지기 백전백승! 뉴질랜드/호주 의대 제대로 도전하기

댓글 0 | 조회 784 | 5일전
의대 열풍이 전 세계적으로 심상치 않… 더보기

고요할 수록 밝아지는 것들

댓글 0 | 조회 164 | 5일전
경남대학교에서 86년부터 18년까지,… 더보기

35. 몸의 진액 부족이 가져다 준 소화 불량과 다양한 문제들

댓글 0 | 조회 456 | 5일전
몸의 모든 신진대사 활동은 물, 더 … 더보기

(A2+) 프리미엄 우유가 온다

댓글 0 | 조회 1,307 | 8일전
완전식품(完全食品)이란 인간에게 필요… 더보기

한국의대 입시 어디로 갈 것인가? 파트 2

댓글 0 | 조회 327 | 2024.11.13
11월 14일 2025학년도 수능시험… 더보기

나는 이런 사람이 좋다

댓글 0 | 조회 347 | 2024.11.06
시인 헨리 나우헨그리우면 그립다고말할… 더보기

작가 한강의 노고를 기리며

댓글 0 | 조회 370 | 2024.11.06
▲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 더보기

받아 적고 읽어 주고

댓글 0 | 조회 168 | 2024.11.06
나는 타자(打字)가 서툴고 느리다. … 더보기

달이와 함께 만난 동물 부처들

댓글 0 | 조회 145 | 2024.11.06
안동 봉정사 영산암 응진전 용과 사슴… 더보기

배고픈 건 참아도 배 아픈 건 못 참는다

댓글 0 | 조회 426 | 2024.11.06
고등학교 때의 일이다. 조회 시간에 … 더보기

Panic Attack

댓글 0 | 조회 496 | 2024.11.05
공황발작은 갑작스럽고 강렬한 불안감이… 더보기

New NCEA

댓글 0 | 조회 438 | 2024.11.05
대부분의 학부모님께서 이미 알고계시듯… 더보기

34. 소화기관의 병은 이런 순서로 치료해 보세요

댓글 0 | 조회 324 | 2024.11.05
몸의 각종 부위 중에 피부와 점막들은… 더보기

아플수록 마음관리를 잘 해야

댓글 0 | 조회 241 | 2024.11.05
장영희 교수님을 아시나요? 제가 이 … 더보기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댓글 0 | 조회 885 | 2024.11.02
한국인 232만명이 고혈압(高血壓),… 더보기

한국의대 입시 어디로 갈 것인가? 파트1

댓글 0 | 조회 497 | 2024.10.31
대한민국은 4대 개혁 의료개혁, 연금… 더보기

33. 음식, 식습관, 장건강, 심성 그리고 영성의 축

댓글 0 | 조회 412 | 2024.10.30
지금까지 무엇을 어떻게 먹는가가 장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