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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시민권이나 영주권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외국인이 뉴질랜드에서 일을 하기 위해서는 워크비자를 받거나 그에 준하는 비자를 받아야 합니다. 만약 고용주가 피고용인이 적합한 비자를 가지고 있지 않은데도 일을 하는 것을 허용한다면 비록 고의적으로 허용한 것이 아닐지라도 최대 $10,000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고용주 입장에서는 피고용인이 이민법을 위반했거나 위반한 것으로 의심된다면 고용계약을 종료시켜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민법 위반이 자동으로 고용계약 종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고용관계청과 고용법원이 판결한 Whanau Tahi Ltd v Kiran Dasari [2016] NZEmpC 120 사건은 충분한 고려 없이 이민법 위반을 사유로 고용계약을 종료시키면 어떠한 문제가 발생하는지를 보여줍니다.
Whanau Tahi Ltd 사건에서 Dasari 씨는 학생비자로 처음 뉴질랜드를 온 뒤 Pizza Hut에서 수습매니저로 일할 수 있는 워크비자를 받게 됩니다. Dasari씨의 워크비자 조건 중 하나가 Pizza Hut 에서만 일할 수 있다는 것이었기에 Dasari씨가 다른 회사에서 일을 하기 위해서는 비자 조건 변경 신청을 해야만 했습니다.
2013년 8월 27일 Whanau Tahi Ltd 로부터 비즈니스 분석가 일자리 제의를 받은 Dasari씨는 제의를 승낙하고 다음날부터 Whanau Tahi Ltd에서 근무를 시작합니다. 비자 조건 변경 신청이 처리되지 않았기에 Dasari씨는 무급으로 근무를 하였습니다. 하지만 Whanau Tahi Ltd의 사장은 고용계약서에 서명하는 것을 계속 미루었고 이에 따라 이민성은 비자 조건 변경 신청을 처리할 수 없었습니다.
2013년 10월 3일 Whanau Tahi Ltd가 Dasari씨를 해고하자 Dasari 씨는 Whanau Tahi Ltd를 부당해고로 고소하게 됩니다. Whanau Tahi Ltd는 고용법원에서 Dasari 씨가 Pizza Hut 에서만 일할 수 있다는 비자 조건을 위반하였기 때문에 Dasari 씨를 고용하는 것이 불가능 하였으며 따라서 부당해고가 아니라 고용관계가 자연스럽게 종료된 것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고용 법원은 우선 이민법과 고용관계법 어디에도 이민법을 위반하는 것이 고용계약을 자동으로 무효화 하는 것으로 이어진다고 명시되어 있지 않다는 것에 주목하였습니다. 또한 이민법 위반이 고용계약을 이행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한다는 Whanau Tahi Ltd의 주장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불가항력으로 계약 이행이 불가능한 경우 계약이 무효화 되는 것은 맞으나 약자인 피고용인이 관계되어 있는 경우에는 매우 높은 수준으로 계약 이행이 불가능 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고 언급하였습니다.
Whanau Tahi Ltd 사건의 사실관계를 검토한 고용 법원은 Whanau Tahi Ltd가 Dasari씨가 계약을 이행하는 것이 불가능 했다는 것을 충분히 증명하지 못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고용법원은 특히 이민성이 Dasari씨에게 비자 조건을 변경하는 것에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얘기했다는 부분에 주목하였습니다. 고용법원은 만약에 비자 조건 변경을 위해 추가로 제출해야 하는 서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Whanau Tahi Ltd가 어렵지 않게 제출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고용법원은 Whanau Tahi Ltd가 Dasari씨를 부당하게 해고하였다고 판결하였습니다.
Whanau Tahi Ltd 사건은 피고용인의 이민법 위반 행위가 의심되더라도 충분한 고려 없이 고용관계를 해지하여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고용주는 결정을 내리기 전에 이민성에 연락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피고용인이 확실하게 이민법을 위반하였고 이로 인해 피고용인이 계약을 이행하는 것이 불가능 하다는 것을 충분히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