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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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찰

0 개 1,285 김준

새해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은 며칠전.. 아침에 일어나 카페인충전을 하려다보니 제가 아끼는 커피 텀블러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같은 커피라도 좋아하는 텀블러에 담아 먹어야 제 맛도 나고 감성충만인데 말이지요. 도대체 이걸 어디에 두었나..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 전날 알바니학원에서 수업을 마친후에 미처 챙겨오지 못한것 같았습니다. 


‘그래? 그랬단말이지..? 그렇다면... 흠.. 이제 자전거를 탈 시간이로군!’


집에서 불과 몇 킬로미터 떨어지지 않은 학원에 텀블러 픽업하러 가면서 자동차 시동을 건다는 것은.. 음.. 아무리 생각해도 환경을 중시하는 지각있는 현대인의 생활자세가 아닌듯 했습니다. ㅎㅎ 그래서 핑계김에 허벅지가 터져라하고 페달을 밟아보기로 했습니다. 주로 차 트렁크에 싣고 다니며 가까운 거리를 이동할 때 쓰는 접이식 자전거를 꺼냈습니다.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아서인지 전체적으로 ‘삑삑’ 소리가 나는 것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한번 쫘악 정비를 해 주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일단 나중으로 미루기로 했습니다. 


해가 뜨거워지고나면 덥고 눈부셔서 기분좋은 아침 라이디의 청량함을 느낄수 없으니, 우선은 휘리릭 한바퀴 달리고나서 닦던지 조이던지 기름치던지 해야 하겠지요. 접혀져 있던 몸뚱이를 차라락 펼쳐서 고정하고는 조임레바로 단단히 잡아주었습니다. 타이어도 꾹꾹 눌러 압력을 확인해보고.. 기어도 제대로 들어가는지 철컥거리며 확인해보고.. OK. 이제 기분좋게 달릴일만 남았군요. 


왕복 30분이면 충분하리라 예상을 하고 페달을 밟았습니다. 그런데 집을 빠져 나오는 그 짧은 거리에서도 어쩐지 힘에 부치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그동안 하도 운동을 안해서 다리가 약해진 때문인가 싶어 반성 비슷한 것을 하기도 했지만, 오르막을 오를때야 그러려니해도 내리막을 달리면서도 영 속도가 붙지 않는 것은 약해진 다리탓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치 맞바람을 맞으며 페달질을 하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예전과는 다르게 확연히 뻑뻑한 느낌이었으니까요. 사실 이유야 짐작할만 합니다. 차 트렁크에 처박혀 있는 동안 여기저기 눈에 뜨이지 않는 곳곳에 녹도 슬었을거고, 1년에 한번씩 갈아주는 ‘그리스’도 이제 교환주기가 다 됐고, 어느 나사는 풀어져서 헬렐레 할거고 또 어느 나사는 여전히 뻑뻑해서 균형이 맞지 않을테니.. 달리기가 시원하면 오히려 그게 더 이상한 일일 겁니다. 결국 상쾌하리라 기대했던 아침 라이딩은 피로감만 더하는 노동이 되고 말았지요. 


한번 다리에 힘을 줄 때마다 자전거가 스프링 튀어오르듯 쭉쭉 뛰쳐나갈 때의 쾌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오죽하면 저와 꽤 친분이 있는 아인슈타인 형님이 유일하게 즐기던 운동이 자전거였을까요. 하지만 그 날 아침처럼 변비걸린 아랫배마냥 묵지근한 마찰을 이기고 나아가는 라이딩은 도무지 즐거울 수가 없습니다. 솔직히 이게 운동인지 노동인지 헷갈리기 시작하고 달리는 즐거움인지 진빼는 노역인지 구분하기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여느 기계와 마찬가지로 자전거도 틈바구니에 끼인 먼지를 닦아내고, 돌아가는 관절부위에 윤활유를 발라주고, 헐거워진 나사를 조여주는 관리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주기적인 관리가 있어야만 라이더는 어디에서 어디로 이동한다는 ‘라이딩’고유의 목적을 넘어서서 그 과정 자체를 즐기는 행복감을 맛볼 수 있는 것이지요.

    

마찰이 큰 자전거를 타는 것은 결국 똑같은 양의 에너지를 사용하고도 더 적은 효과를 보는 일입니다. 세상에 마찰이 없는 자전거는 존재하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마찰이 주는 고난을 의당 겪어야 할 통과의례로 받아들이며 허구헛날 울상을 지은채 페달질을 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차라리 어느 한적한 곳에 자전거를 세우고 간단하게나마 정비를 하는 것이 똑같은 양의 에너지를 통해 더 많은 효과를 보는 지름길이 될 겁니다. 


마찰을 이기기위해 손실되는 에너지를 줄이는 것은 결국 더 많은 에너지가 본연의 목적을 위해 사용되는 고효율의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러지 않는다면 점점 지치고 피곤하고 짜증이 나다가 결국에는 라이딩을 포기해 버릴지도 모릅니다. 


살아가다보면, 마치 자전거타기처럼, 때로 뚜렷한 목표를 설정하고 매진하는 과정에서 점점 지치고 피곤해지고 나태해지고 무력해지고.. 그러다가 결국은 포기하고 싶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분명히 합리적이고도 철저한 계획을 세워서 일정에 맞추어 차근차근 전진해 왔는데 ‘때마다 시마다 어김없이’ 던져주는 상사의 잔소리에 ‘때마다 시마다 어김없이’ 의욕이 꺽이기도 하고, 오로지 마지막 한순간의 ‘한방’을 위해 이 악물고 인고의 나날을 살아가는데 자잘한 인간관계가 정신을 사납게해서 결국에는 다 뒤집어 엎어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분명 훌륭한 계획과 합리적인 일정과 강인한 의지를 가지고 달려들었지만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마찰력의 변수는 무시할수 없는 분량의 에너지를 소진시키고, 결국에는 주객이 전도되는 사태를 견디다못해 아예 ‘라이딩’을 포기하게 되고 마는 것이지요. 


이러한 마찰력의 악영향은 소소한 일상으로 시작해 거대 기업의 대형 프로젝트에 이르기까지 빠지지않고 적용됩니다. 사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저 자신도 그런 마음을 조금은 느끼고 있는데요. 영문키보드를 두들겨가며 한글로 글을 쓰다보니 자주 오타가나서 글쓰기의 효율이 많이 떨어집니다. 키보드 스티커를 붙이자니 뭔가 손가락 느낌이 석연찮고 그냥 쓰자니 몇 글자에 한번씩 오타가 나서 시간을 많이 잡아먹고.. 저 자신도 상당히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오타’라는 마찰력을 극복하는데 소진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와같은 크고작은 마찰력의 방해는 해가 지나 학년이 올라가면서 나름의 ‘공부력’이 향상되고 있는 우리의 아이들에게도 여지없이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 자칫하면 그 마찰력을 이기지 못하고 넘어질뻔 했던 한 학생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Y는 아주 예의가 바른 학생입니다. 아마 누구라도 Y를 아는 분들은 다 그렇게 말씀하실겁니다. 아이가 반듯하고 예의바르다고 말이지요. 그렇다고 어른들 앞에서 주눅이 든다거나 할 말을 못한다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해야할 말을 예의바르게 한다는 것이 보통 아이들과 조금 다를뿐입니다. 


예의바른 학생들이 대부분 그러하듯 학교 선생님들도 Y를 칭찬하는 분위기였고, 그러다보니 언젠가부터 자연스럽게 공부에도 열성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 하물며 사람이 오죽하겠습니까. 인터시절부터 공부에 발을 들여놓은 Y는 점점 노력과 성취, 결과와 동기부여의 상호 시너지에 빠져들었고 컬리지에 올라와서는 나름의 인생계획을 세워놓고 매진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10대의 여학생들이 흔히 빠지기 쉬운 ‘과도한 외모 지상주의’에도 무덤덤함으로 일관했고 ‘이성교제’의 질곡도 큰 무리없이 헤쳐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무탈하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목표했던 대학에 진학하나보다 싶었는데... 어느 한 순간 그녀의 행보에 마찰이 걸리고 말았습니다. 어디 하나 흠잡을데 없고 공부와 학교활동외에는 신경쓰는 구석도 없었던 Y를 잡아세운 마찰력은 바로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한동안 전 세계의 청소년들을 열광시켰던 ‘진격의 거인’으로 촉발된 Y의 관심은 마치 새롭고도 신기한 세계에 눈을 뜨게된 양 커지고 커져만 갔습니다. 저도 처음엔 애니메이션에 대한 Y의 관심을 긍정적으로 생각했습니다. 사람이 무언가 취미로 즐길일도 있어야지 매일같이 공부만 할 수는 없는거니까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Y의 관심이 점점 공부보다는 그 쪽으로 치우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었고 그 염려가 기우가 아니었다는것이 드러나는데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언젠가부터 그녀는 애니메이션 캐릭터들로 치장이 된 문구류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더니 그 캐릭터들을 직접 그려서, 그것도 아주 높은 수준으로, 지니고 다녔고 얼마 안가 손뜨게질로 간단한 캐릭더들을 만들어서 친구들에게 선물을 하더니만 심지어는 주문을 받고 캐릭터를 그려주는 소소한 part time job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제가 알기로 한 장을 그리는데 반나절이 걸리는데 그 댓가는 10불 안팎이었다고하니.. 스스로가 좋아서 하는 일이 아니고는 절대 불가능한 이해타산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이해할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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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께서도 깊이 걱정하시는 눈치가 아니어서 제가 남의 자식 취미생활까지 건드려가며 오지랖을 넓힐 수는 없는 일이었죠. 하지만 아이가 손을 꼽아가며 ‘아마게돈’ 행사날을 기다리고, 같은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친구집에가서 밤을 새워가면서 전 시리즈를 다 섭렵해야만 속이 시원하고, ‘코스프레’ 팀에 합류해서 작업을 하겠다고 분주해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이건 좀 정도가 지나치다는 생각을 아니할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결국엔 부모님과 진지하게 상의를 했고 Y의 급격한 변화에 내심 당황하셨던 부모님은 드디어 그 과도한 취미생활에 제동을 걸게되었습니다. 직접적인 이유는 1년사이에 반토막이 나버린 성적이긴 했습니다만... 


태어나 처음으로 부모님께 심한 꾸지람을 들은 Y는 많이 난감해 하는 듯 했습니다. 그래도 같이 공부해 온 선생님이라고 제 앞에서 눈물까지 찍어내며 솔직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안타깝기도하고 고맙기도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Y에게 좋은 이야기만을 해 줄수는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에게는 목표했던 목적지가 있었고, 그것을 포기하려는 생각은 꿈에도 가져본적이 없었고, 잠시 한눈을 팔기는 했었지만 그렇다고 방향을 전환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때 저는 Y에게 자전거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취미생활이 절대로 나쁜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과도해지는 것은 마찰이 심한 자전거를 타는것과 같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자전거들은 저마다 어느정도의 마찰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은 극복할 만한 수준에 머물러야하지 행여 지나치게 강해진다면 결국엔 달리기를 포기할수 밖에 없게 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다행히 Y는 명민한 아이였고 제 어설픈 비유를 잘 이해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이후, 마치 중독에 빠졌던 자신을 조금씩 건져내듯이, Y는 원래의 제 자리를 찾아 조금씩 조금씩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을 옆에서 바라보며 ‘일탈’이라는게 얼마나 많은 삶의 요소들을 변질시키는지 새삼 느끼게 되었고, 동시에 ‘회복’이라는 과정이 얼마나 지난하고 고통스러운지도 느낄수 있었습니다. 그 고통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삶의 전 영역으로 번져나가있던 마찰의 신경네크웍을 걷어내는 작업이었고 그것은 결국 단절의 고통에 다름 아니었습니다. 


왜냐하면 Y의 삶에서 ‘애니메이션’을 줄여나간다는 것은, 그 동안 몸담아 온 동호회에서 탈퇴하는 아픔이었고, 같은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친구들과의 교류를 줄인다는 아쉬움이었고, 쉴새없이 손을 놀려 만들고 그려오던 모든 창작의 열정에 끼얹어지는 찬물의 소스라침이었고, 틈만나면 머리속을 맴 돌던 멋지고 화려한 장면들을 내 몰아야하는 미안함이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Y가 아예 그 쪽으로 진로를 바꾸기로 결정했었더라면 이런 모든 변화는 새로운 삶의 목표에 다가가기 위한 페달질이었을겁니다. 


하지만 그의 진로는 여전히 바뀌지 않았고 그래서 그토록 좋아하고 몰두하던 취미는 ‘마찰’ 그 이상이 될수 없었던 것이지요.


비록 1년여의 ‘애니메이션 오타쿠’ 생활이 이렇게 흐지부지 끝나버리고 말긴했지만 연말에 만났던 Y는 그 시절을 아쉬워하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휩쓸림과 회복의 과정을 통해 변화라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것인지 깨달았다고 하니 이제 겨우 스무살이 된 아이치고는 생각이 무척 성숙한 것이 분명합니다.     




그렇습니다. 


변화란 아주 어려운 작업입니다. 불필요한 마찰의 요소를 제거해 우리의 삶에 나름의 변화를 일으키고 결과적으로 에너지의 효율을 높여 일취월장 성장하는 삶을 산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일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변화의 첫 단계가 바로 ‘단절’이기 때문입니다. 자전거의 추진력에 변화를 주기위해  마찰을 없애는것이야 딱히 뭐 단절까지 논할 여지가 없지만, 사람 사는 인생에 변화를 주기 위해 마찰을 없애려 한다면 우리는 그동안 익숙해졌던 많은 것들에게 이별을 고해야만 합니다. 


왜냐하면 인생에서 일어나는 변화라는 프로세스는 현재의 무언가를 버리고 미래의 또 다른 무언가를 추구하는 행위이고,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버리고 또 다른 길로 넘어가는 행위이며, 지금까지 지켜왔던 습관을 버리고 새로운 습관에 길들여지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무언가를 떠나지 않고는 목적하는 무언가를 받아들일수 없기에 우리는 단절의 아픔을 참아가며 변화를 추구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새해를 맞으며 다짐하는 각오들의 대부분은 ‘끊음’을 이야기 합니다. 담배를 끊겠다. 술을 끊겠다. 설탕을 끊겠다. 게임을 끊겠다. SNS를 끊겠다.. 이러한 단절을 향한 욕구는 실상은 새로운 시작을 위한 발판을 만들고 싶다는 욕구에 다름아닙니다. 담배와 술을 끊겠다는 것은 건강한 삶을 살아보고자하는 변화를 추구하고 게임과 SNS를 끊겠다는 각오는 좀 더 많은 시간을 건설적인 작업에 투자해서 한해를 더욱 보람차게 보내고 싶다는 의지의 표명입니다. 굳이 술 담배를 끊지 않고도 운동을 늘려 건강을 추구할수 있고 굳이 게임과 SNS를 끊지않고도 잠자는 시간을 줄여 공부나 작업에 투자할 수도 있건만 우리는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끊음을 이야기 합니다. 아마도 이것은 우리가 지금껏 살아온 경험을 통해 ‘끊지 않고는 새로이 묶일수 없고, 단절을 아파하지 않고는 연결의 희열을 맛볼 수 없다’는 사실을 은연중에 깨달은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2021 신축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아마 이 글을 읽으시는 독자분들께선 올 해의 끝날을 조망하며 어떻게 일년을 살아나갈 것인지 나름의 계획을 세우셨을 겁니다. 물론 우리의 아이들중에도 그런 계획을 세운 아이들이 많겠지요.


개중엔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무언가를 끊겠다.. 라고 작정하신 분들도 계시겠고 반대로 무언가를 시작하겠다.. 라고 작정하신 분들도 계실겁니다. 그런데 좀 생각해보면 새로운 시작은 언제나 예전 것의 희생을 요구하기에 그것 또한 끊음의 범주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할듯합니다. 예를들어 운동을 시작하겠다고 결심한다면 그와 동시에 소파에 누워 드라마보는 즐거움을 희생해야하는 법이니 말입니다. 


우리 어른들이 건강과 사업과 가정경영을 위한 계획을 세우듯 우리 아이들도 학업과 진로와 교우관계와 취미등을 위한 계획을 세웠을 겁니다. 그리고 이 또한 끊음의 범주에 포함되어 있음이 자명하겠지요. 어떤 학생은 운동부 활동을 위해 음악부 활동을 줄여야 할 수도 있고, 또 어떤 학생들은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교의 요구사항에 맞추기 위해 소중하고 소중한 토요일 늦잠을 희생하고 봉사활동을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익숙했던것으로부터의 단절은 당연히 괴롭고 짜증나고 때론 서럽기조차 하겠지만 우리는 모두 알고 있습니다. 마찰을 없애는 것이 자전거의 에너지 효율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말입니다. 


바라기는 올 한해, 2021년을 마감하는 그 시점에서, 한 해동안 쏟아부었던 에너지가 내 속에서 뻑뻑하게 돌아가고 있는 메카니즘의 저항을 이기기위해 사용되기보다는 한 발자국 앞으로 나아가는데 사용되었음을 확인하며 기뻐워할수 있는 우리 모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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