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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누웰레 소녀
소녀의 시신 조각들에서는 당시 아직 지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그 이후 사람들의 주식이 된 식용 구근들이 생겨 났다.
하이누웰레의 위는 커다란 단지가 되었고, 허파에서는 우비(Ubi) 열매가 생겨났으며 가슴에서는 여자의 가슴을 닮은 다른 종류의 우비가 생겨났다.
그리고 눈에서는 눈알 모양의 구근덩이가 생겨났고 음부에서는 냄새와 맛이 좋은 밝은 보랏빛 구근작물이, 엉덩이에서는 바싹 마른 껍질이 있는 작물, 귀에서는 귀처럼 생겨 위로 자라는 작물, 발과 허벅다리와 머리도 모두 다른 종류의 구근작물이 되었다.
아메타는 사람들을 저주했고, 물루아 사테네는 살인을 저지른 사람들에게 매우 화가 났다.
그래서 사테네는 춤을 추던 장소에 아홉 겹 나선형으로 되어 있는 문을 세우고 문의 한쪽에 커다란 나무기둥을 세운 후 하이누웰레의 두 팔을 양 손에 들고 섰다.
그러고 나서 커다란 문의 다른 쪽으로 사람들을 모두 불러 모은 다음 그들이 살인을 했기 때문에 이제 자기는 그들 곁을 떠날 거라고 말했다.
그리고 저 문을 통과하여 자신에게 오되, 문을 통과한 사람은 사람으로 남겠지만 통과하지 못한 사람은 동물이나 정령이 될 거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문을 통과하기 위해 애썼으나 모든 사람이 문을 통과할 수는 없었다.
사테네는 지나가는 사람들을 하이누웰레의 팔로 때렸고, 오른쪽으로 지난 사람들과 왼쪽으로 지난 사람들이 두 종족으로 나뉘게 되었다.
그리고 문을 통과하지 못한 사람들은 동물과 정령이 되었다.
이윽고 사테네는 이제부터 자신을 지상에서 볼 수 없을 것이며 죽어서야 볼 수 있을 거라고 했다.
그리고 자신에게 오기 전 어려운 여행길을 겪어야만 할 거라고 말했다.
그때부터 물루아 사테네는 지상을 떠나서 세람 남쪽에 있는 죽은 자들의 산인 살라후아(Salahua)의 니투(Nitu)가 되었고, 그에게 가고자 하는 사람은 죽어야 했다.
그리고 살라후아로 가기 위해서는 또 다른 니투들이 있는 여덟 개의 산을 지나가야 했다.
이때부터 인간 외에 짐승과 정령도 지상에 함께 살게 되었으며 인간들은 다섯 씨족과 아홉 씨족의 두 종족으로 나뉘게 되었다.
송영림 소설가, 희곡작가, 아동문학가 ■ 자료제공: 인간과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