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12월은 장미의 계절이다. 어디서나 쉽게 탐스러운 장미를 만날 수 있어 좋다. 올해는 해밀톤 가든을 찾아 로저스 가든에서 장미 사랑에 흠뻑 빠져 보는 것이 어떨는지요?
해밀톤에서 운영하는 시립공원으로 1번 고속도로 지나가는 해밀톤 남쪽에 와아카토 강을 끼고 자리한다. 그래서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접근성이 아주 용이하다. 뉴질랜드 가든은 어디나 그러하듯이 넓게 자리 잡아 시원하고 넉넉함이 더욱 맘에 든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찾을 수 있고, 다른 지역에 사람들도 고속도로를 오가며 바쁜 일정을 조절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아니 잠시 공원을 들러 점심을 해결하기에 아주 편리하다. 장거리 여행에는 꼭 들러 보라고 권하고 싶다.
해밀턴 가든은 정원의 역사를 얘기 하듯이 테마별로 조성된 것이 특징이다. 그 중에서도 백미는 파라다이스 콜랙션이다. 세계의 유명한 정원은 다 모아 놓았다. 중국의 선비정원이 있는가 하면, 영국의 전통 화원도 조성되어 있고, 일본의 명상정원 옆에는 미국의 현대정원이 자리한다. 이태리의 르네상스 정원이 자태를 뽐내는 곁에는 인도의 차 바그 정원이 신비함을 더해 준다. 이렇게 아주 서로 다른 정원들이 개성을 뽐내면서 정원이란 바로 이런거여 라고 설명한다.
정원을 보는 즐거움과 함께 수확하는 즐거움을 함께 하려는 가든에서는 인간과 식물과의 관계를 여러 각도로 조명해 준다. 음식을 만드는 부엌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는 키친가든이 있는가 하면, 우리 역사를 통하여 약초로 널리 활용되어 왔던 허브가든도 있다. 주변의 환경과 우리가 조화를 이루면서 살 것을 강조하는 뒤뜰 정원 설계가 인상적이며, 마오리 정원에서는 여기 원주민들이 어떻게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 왔던가를 잘 보여 준다. 이제 정원도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어 최근 붐을 이루고 있은 가정의 텃밭 가꾸기에 아이디어를 얻는 데 크게 유리하리라 생각된다.
다음은 여러 식물 품종 콜렉션이다. 우리가 이 봄이 다가기 전에 꼭 살펴보아야 할 로저스 장미원에는 수많은 종류가 모아져 있다. 그 옆에는 어디서나 그 중요성으로 빼 놓을 수 없는 뉴질랜드 재래 식물을 모아 놓은 토종정원이 자리 한다. 숲 속 정원, 동백꽃 동산도 인상적이다. 또한 영국의 빅토리아 시대의 화원은 서양 전통 정원 어떤 건가를 보여 주는 듯하다. 다양한 품종을 모아 놓은 정성이 아름다우며, 정원용으로 선택된 식물들이 어떻게 선별되고 육종되었는지도 볼 만하다.
일상생활에서 풍경의 감상은 자연을 즐기는 사람의 특권이다. 저만치 태고의 나무들이 숲속에서 있는가 하면, 골짜기를 따라 오솔길이 열려 있다. 와이카도 강변에는 제방을 덮고 있는 갈대가 정치를 한껏 뽐내고 있다. 또한 우리 생활과 떼어 놓고는 생각할 수 없는 묘지공원도 한 몫을 한다. 생활 주변의 풍광이 역사 속에서 어떻게 해석되어 왔는가를 보여 주는 아주 훌륭한 콜랙션이다.
해밀톤 가든은 시내 한 켠에 아주 잘 정비되어 있다. 게다가 연중 여러 가지 다행한 행사로 시민들과 아주 밀접하다. 또한 봄에는 동백꽃, 여름에는 장미와 다알리아, 가을에는 국화, 그리고 겨울에는 선인장이 철따라 색다른 멋을 풍긴다. 해밀턴 시민이 아닐지라도, 언제나 지나가다 들릴 수 있어 다른 지역 사람도 내 정원 같은 생각이 든다. 잔디밭에 바라보는 오리 가족이 평화롭고, 망루에서 바라보는 와이카도 강물이 시원하다. 목축업 번창하는 해밀톤시는 공원 운영을 통하여 자연과 어우러져 살아가는 방법을 보여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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