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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필요해요
잠비아 남부 심와미 마을의 어린 니베쉬에게 물을 길어오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혼자 다니는 여자의 목숨을 노리는 사람들이 있어요. 물을 길으러 갈 때마다 너무 무서워요.” 열한 살 아이가 무서워하는 건 당연하다. 니베쉬의 엄마도 외딴 강가나 시내에서 수상한 무리에게 공격 당하는 여자들의 비명을 여러 번 들었다.
그렇다고 물을 포기할 수도 없다. 마을엔 우물이 없기 때문이다. 여자와 아이들은 마실 물을 구하러 염소, 돼지들이 물을 마시는 개울을 찾는다. 목욕이나 빨래를 위한 물은 생각조차 할 수 없다. 다 닳은 샌들을 신고 언덕을 오르는 니베쉬,
작은 머리 위에 올린 물동이에서 눈물 같은 물줄기가 양 뺨으로 쉴 새 없이 흘러내린다. 그 무게를 견디느라 온몸이 후들거린다.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 이렇게 왕복 4시간을 오가야 겨우 마실 물을 얻을 수 있다. 물을 길어오느라 학교에 갈 수 없는 날도 많다. “가끔은 하루 종일 물을 날라요. 그럼 다음 날엔 학교에 갈 수 있으니까요.” 니베쉬의 바람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학교에서 조금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물을 길으러 다니는 길이 안전해지는 것. 물은 소녀를 목마르게 하고 더 많은 것을 빼앗아간다.
생명을 지키는 물, 물을 지키는 월드비전
이 땅의 누구라도 햇빛과 공기를 차별 없이 누리듯, 물도 그래야 한다. 그래서 우리의 사업은 더 견고해져야 한다. 지난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식수협회와 인도주의 기관 WSA (Water and Sanitation for Africa)는 가나 아프람플레인스 지역의 우물 1,480개를 연구했다. 그중 898개의 우물이 월드비전을 통해 설치된 것이었다. 연구 결과 월드비전이 설치한 우물은 80%가 20년이 지나도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져 높은 지속력을 증명했다.
최근 이 지역을 방문한 조사 담당자 올굿 씨는 현지 식수위원회 사람들에게 우물이 누구의 것인지 물었다. 그들은 망설임 없이 답했다. “이 우물은 우리 거예요.” “맞아요. 우물을 지원해준 건 월드비전이지만, 이제 이 우물의 주인은 우리예요.” 월드비전이 설치한 우물이 높은 지속력을 유지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월드비전은 식수사업을 진행할 때 마을 주민들로 이 위원회에서는 십시일반 식수 사용 요금을 걷고 못쓰게 된 우물을 고치는 일을 담당한다. 그리고 월드비전은 이 위원회가 우물을 수리하고 유지하는 데 필요한 도구들과 교육을 지원한다. 일반적으로 많은 우물이 설치 후 1년 안에 못쓰게 된다. 주민들이 우물에 대한 충분한 지식과 자원이 없을 경우 우물은 제 기능을 잃고 쓸모 없는 구덩이로 전락해버린다. 그래서 월드비전의 식수사업은 초기부터 월드비전이 없어도 주민 스스로 깨끗한 물을 지킬 수 있도록 설계된다.
물에 대한 아이들의 권리를 위한 월드비전 식수위생사업
깨끗한 물은 전 세계 설사병 사망자를 1/4로 줄일 수 있고, 위생 상태를 개선하면 사망자를 1/3로 줄일 수 있다. 지금도 매일 20초마다 한 명의 아이가 안전하지 못한 물 때문에 세상을 떠난다. 월드비전이 전 세계 후원자들과 함께 만들고 싶은 세상은 모든 아이들이 풍성한 삶을 누리는 세상이다. 그 풍성한 삶을 이루기 위해 우리는 아이들 삶에 가장 기본이 되는 것부터 지켜주고 싶다. 물이 그 하나다. 우리에겐 너무 가까운 물, 어떤 아이들에게는 너무 멀리 있는 물, 그 사이를 메우는 역할을 우리가 함께 할 수 있지 않을까?
출처: 한국 월드비전 소식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