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문화는 집단 중심적이여서 개인의 생각이나 감정보다는 집단의 이익을 우선시하며 대다수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옳다라는 믿음이 저변에 깔려있다. 그래서 한 개인이 그의 사적영역을 보호하기 위해 애쓰는 것을 보면 이기적이라 여기는 경향이 있고 자신의 의견을 분명히 하는 개인을 불편한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집단 안에 융화되지 못하면 왕따를 당하거나 성격상의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여겨질까 등의 이유로 대다수의 의견에 따르거나 모나지 않게 행동하면서 개인보단 공동체의 이익에 발맞추며 살아가는 것이 중간은 간다는 의식이 생기게 되기도 한다.
그렇게 다수를 신경쓰다보면 개인의 삶의 질은 스스로의 결정이나 바램과 목적보다는 남들의 눈을 의식하는 상태가 되고 누군가의 부정적 평가를 두려워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사람들하고의 관계에서 아닌 걸 아니라고 하지도 못하면서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숨기게 되거나 아니라고 말하고 싶을 때도 상대가 싫어할 것에 대한 염려로 인해 당당히 표현하기 보다는 점점 주변을 더 의식하며 살아가게 된다. 그런 문화적 배경이 공동체적 인간관계를 형성하는데 가족관계에서도 마찬가지여서 자녀와 부모가 한 가족으로 더 크게는 아무개 집안이라는 더 큰 가족공동체 안에서 얽혀서 살아가게 되는데 그것이 자연스럽게 갑을관계를 형성하고 가부장적 문화까지 더해져서 나이가 어린 자녀들의 사적영역은 무시되기 쉬운 것이다. 내 자녀들에게 개인으로써의 삶이 필요하다 존중받아야 한다고 여기면 부모들은 그들과 일대일의 인격적 관계를 성립해 갈 수 있을 것이고 그런 관계안에서 자녀들은 자신의 의견이나 감정과 현재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가면서 자신의 터전을 만들어나갈 수 있게 된다. 그런 가족안에서의 개인적 삶을 성공적으로 누릴 때 자녀들은 자신의 삶에서 만나는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상대를 존중하기도 하지만 스스로를 존중할 줄도 알아서 싫을 때나 거부해야 하는 상황에서 과감하게 아니라고 표현하며 상대가 내 고유의 영역을 즉 사적영역을 침범하려할 때 선을 그으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담대해 질 수 있게 된다.
그러나 그런 사적영역이 존중되지 못하는 가족관계 안에서 자란 자녀들은 성장하면서 인간관계를 맺어가면서도 불이익을 당하기 쉽다. 다들 알고 있는 착한여자 콤플렉스같은 것도 자신의 영역을 지키려고 할때 서운해하는 때론 그 이상의 반응을 어린시절 겪으며 자신의 영역에 타인이 침투해 들어와도 거부하지 못하고 그러면서 얼키고 설켜서 결국엔 자신이 계속 희생당하거나 그 억눌림이 뒤늦게 터지면서 관계에서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가정에서 자신의 영역이라 한다면 자신만의 공간을 가지는 것, 자신의 소유물에 대한 권리(시간과 노력같은 개념도 포함) 그리고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도 가족 구성원 각자가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면서 가족이기에 서로를 아낌없이 격려하고 때론 위로하며 사랑할때 건강한 가족관계가 되는 것이다. 선을 긋고 자신의 프라이버시를 찾는 관계야 말로 서로를 존중할 수 있어서 긴 시간을 좋은 관계를 맺도록 하는 긍정적 영향이 있다. 처음엔 실현하기 쉽지 않지만 조금씩 연습하며 긍정적 효과를 본다면 더 해나갈 수 있겠다. 너것이 내것이고 내것이 네것이 아니라 너것은 너의 것이고 내것은 내것임을 분명히 할 때 서로를 위해서 아낌없이 주는 것들이 더 가치있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