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벌써 미국투어의 정규시즌이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 때쯤이면 누가 우승을 하느냐보다는 누가 내년에도 투어에 남느냐 아님 다시 2부 투어로 내려 가느냐가 더 관점 포인트가 된다. 매년 미국투어는 상금 랭킹 상위 125명에게만 내년도 투어 출전 자격이 주어진다. 우리가 다 아는 유명한 선수들은 이미 올해를 마무리 하고 내년 시즌을 대비하게 된다. 다른 쪽으로는 다음 시즌 시드가 불안정한 선수들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시합 출전을 하지 않을때도 있다. 미국 투어에서 살아 남느냐 아니냐 하는 것이 남은 몇개 대회에서 결정 될 것이다.
자, 오늘 이 시간에는 숏게임에 대해서 조금 다른 관점에서 한번 얘기해 보도록 하자.
지난 몇주간 우리는 남자와 여자 투어 선수들의 프레지던트 컵을 지켜 보았다. 남자선수들은 프레지던트 컵이라고 불리고 여자 선수들은 남자 선수들의 라이더 컵 격인 솔하임 컵이라고 불린다. 이 두 시합의 경기 방식은 스트록 플레이가 아닌 매치플레이 방식으로 치뤄졌다. 매치 플레이란 자신과 자신의 상대와의 1 대 1 경기 방식으로 매홀 매홀 그 홀에서 잘 친 선수가 그 홀을 이기게 되며 1 up 이라고 하고 그 홀에서 진 선수는 1 down이라고 한다. 간단하게 말해서 18홀 중 누가 더 많은 홀을 이겼냐 하는 경기이다. 하지만 매홀 친 스코어는 합산되지 않는다.
매치 플레이의 묘미는 두 선수간의 치열한 기싸움이다. 홀을 이겨야만 하는 선수와 쉽게 지지 않으려고 하는 선수간의 보이지 않는 경쟁이다. 특히 매치플레이는 강한 멘탈을 가진 선수에게 유리한 게임 방식인 것 같다. 샷이 잘 될때나 잘 안될때, 매 순간 그 선수의 심정이 어떤지 잘 읽을수 없을 정도로 포커 페이스를 하여 상대로 하여금 실수를 유발 할 때도 있다.
미국 투어 최상위 선수들의 매치 플레이를 보면 거의 그린위 퍼팅에서 결정된다. 같은 거리가 남았다 하더라도 그 퍼팅을 넣는 선수 아님 넣지 못하는 선수 여기서 승 패가 결정 되는 것이다. 정규시즌의 다른 시합보다 더 많은 시간을 퍼팅그린에서 보내는 것을 보면 그 퍼팅이 이 홀의 승패를 결정 짓기 때문이다. 다음 홀에 잘 쳐야지가 아닌 이 홀을 이겨야 한다는 것이다.
아마추어들의 매치플레이에서 보듯이 티샷이나 세컨샷의 실수로 그린에 올라가기도 전에 그 홀의 승자를 알 수 있지만 최정상 선수들의 경기는 티샷, 세컨샷은 거의 같은 실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선수가 왜 세계랭킹 1위인가, 왜 정규시즌 우승자인가, 왜 메이저 대회 우승자인가 하는 것은 좀더 정교한 숏게임과 저격수 같은 강한 카리스마로 조금 더 나은 아주 조금더 나은 퍼팅의 차이가 아닌가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내년 시즌에서 다시 살아 남아야하는 하위권 선수들을 보면 넣어야 하는 퍼팅을 놓치고 투퍼터를 3퍼터로 마무리 하며 파 세이브보다는 쉬운 보기에서 그 차이점이 있다는 것이다. 스윙이 안 좋아서 하위권이 아니라 넣느냐 못 넣느냐하는 것에서 결정이 난다는 것이다.
각자의 핸디에 따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골프는 홀컵에 넣어야만 경기가 끝난다는 것이다. 마지막 넣는 선수와 못 넣는 선수의 차이는 살아 남느냐 아님 다시 2부 투어로 내려 가느냐 하는 것을 결정 짓는다. 그래서 골프는 300미터의 거대한 티샷 그리고 10cm의 짧은 퍼터가 같은 한타인 이유가 여기서 있는 것이다. 어떻게 해석하면 좀 불공평할수도 있지만 어떤 순간의 퍼팅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인가를 생각해보면 그 짧은 퍼팅의 의미는 엄청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