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칼럼 | 지난칼럼 |
새 학기가 시작되고 아이들이 학교로 돌아갔다. 언제나 새로운 학기의 시작은 아이들이나 부모들에게 긴장감을 안겨다 주는데 뉴질랜드에 정착한지 얼마 되지 않은 가정들이나 유학생들은 더 염려와 기대로 학기를 시작했을 것이고 적지 않은 문화적인 차이점들을 느끼면서 혼란스러운 마음이 들고 있을 것이다. 문화가 다르면 차츰 배워나가고 실수를 할 수도 있고 창피스러운 일들을 겪을 수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적응해가는데, 중요한 것은 어디서나 인간적인 관계를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초등학생들에게는 아이뿐 아니라 부모의 태도가 중요하다. 언어적 장애가 있어도 항상 나타나서 인사를 하고 아이가 어떠한지 묻고 관심을 보이고 무슨 날이면 초코릿바 하나라도 포장해서 나눠먹고 카드 한 장이라도 감사의 표시를 전하고 하면서 선생님하고의 친밀감을 유지해야 어떤 문제들을 만나도 오해가 없고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뉴질랜드도 사람 사는 곳이니, 촌지로 괴로운 한국에서 살다 오면 정반대로 선생님들에게 무심한 부모들도 많이 보게 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 태도이다. 내 아이를 가르치는 선생님에 대한 태도는 아이들이 보고 배우므로 선생님과 적극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부모가 먼저 해야 한다.
그러다 중학교를 가게 되면 부모의 그늘에서 아이들이 더 벗어난다. 유학생들도 마찬가지로 스스로 해결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문화적으로 달라도 좋은 태도는 어디서나 효과적이다. 사실 그런 태도들은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가서도 내 학교생활에 영향을 미친다. 교수들과 인간관계가 좋은 학생들은 많은 이점들이 있고 여러모로 도움을 많이 받는다. 실력으로만 승부하는 곳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듯 하다.
서양사람들은 칼 같아서 능력으로만 판단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해인 것이다. 우리나라는 학연 혈연 지연이 문제라 했던가? 뉴질랜드는 그 세가지는 별 상관이 없으나 사람들 사이의 관계성은 너무나 중요하고 그래서 추천서를 써주는 인맥을 만들어 가는 것은 꼭 필요한 것이다. 대학을 들어갈 때도 대부분의 과들이 학교 추천서를 요구하는데 필자에게 와서 딘이나 선생님이 써주지 않는다고 호소하는 아이들이 간혹 있다. 내가 너에 대해 어떻게 알고 써주냐는 것이다.
어디서나 인사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선생님 성함을 부르면서 인사하고 예의를 갖추고 질문하고 자신의 문제를 의논하는 연습들을 해야 한다. 한국 아이들을 보면 앞 뒤 다 빼고 요점만 무턱대고 말하는 경향이 있고 그러다 보니 딘이나 선생님들로부터 이해를 받지 못하게 되어 속상해하는데 뉴질랜드에서는 서론 본론 결론을 모두 말하는 것이 좋다. 구구절절 말하라는 것이다. 귀찮아할 까봐 듣지 않을 까봐 필요한 말만 한다고 했는데 이해 받지 못해 힘들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약간의 과장됨이다. 고맙지 않다고 생각되는 선생님들도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메일을 보내거나 만나서 얘기를 할 때 너 때문에 너무나 도움이 되고 항상 고맙게 여긴다 던지 사과를 할 때도 너무 죄송하다는 말을 여러 번 반복하면서 최대한 그런 고마움과 미안함을 강조하는 것이 좋다. 선생님이 잘못 말해서 착각한 거라도 내가 착각했나 보다 미안하다라고 하면 모르는 척해도 자신의 잘못을 알고 그 문제를 해결해준다.
같은 문제라도 태도나 말 한마디에 따라 달라지는 것을 종종 필자는 학교생활을 하면서 보게 된다. 그러면서 느끼는 것은 ‘사람 사는 곳은 다 같구나’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