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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운룡
신이 죽은 땅 아프리카여.
열두 살 천사의 맨손, 맨발이
인류의 입이 되는 희망이며 목숨이여.
적산積算 역설의 호사를 누리는 침묵의 땅,
깊이 머리 숙인 하루가
빈손으로 돌아온 죄 없는 죄 무거워
차갑고 좁은 맨땅 방바닥에 부려놓을
힘조차 맥이 풀린 어둠의 자식이 된다.
한 방울 눈물마저 말라붙은 허탈이
불안한 저기압을 사정없이 몰아쳐온다.
울타리, 문짝도 쓸데없고
닫고 살아야 할 이유조차 필요 없는
키 작은 몸높이의 나뭇가지 엮어
둘러쳐놓은 집
찬바람이 맘대로 들쑤시고 다니다 쓰러져선
마른피를 뱉어내고 있다.
울음 없는 통곡으로도
한두 끼 목숨을 구원하지 못하는
아프리카의 천사여.
참다못한 소나기 내리꽂히더니
탁류에 휩쓸린 인정을
적막한 세상 밖으로 밀어내 버린다.
서 있기도 힘겨운,
기다림에 지쳐 헛물 켠 배때기만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다.
천사들이 풀죽도 못 쑤어먹는 땅
신이 떠난 아프리카
아, 신이 죽은 땅 아프리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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