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주말 연휴가 시작되기 바로 전 날인 지난 주 목요일에 오래 전부터 관심이 있었던 Palliative Care에 관한 교육을 하루 종일 받았다. Palliative Care라는 말 자체도 익숙하지 않고 이 분야에서 일을 한 적도 없는 상황에서 경험과 지식이 많은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며 교육을 받는 것이 결코 쉽진 않았지만 참 좋은 시간이었다.
교육 내용이 점점 심도있게 무르익어갈 때 DVD를 하나 보았다. DVD의 내용은 COPD (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 만성 폐쇄성 폐질환) 를 앓고 있는 환자에 관한 것이었다.
중년을 지나 노년기로 접어드는 나이에 만성 폐쇄성 폐질환으로 순간 순간 겪는 고통을 함께 나누는 부인과 딸의 모습에서 많은 감명을 받았다.
가족이라는 하나의 공동체 안에서 아낌없이 사랑을 나누며 고통이나 슬픔보다는 기쁨과 웃음으로 단 한 마디의 말이라도 따뜻하게 하며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면서 돌보는 그 모습에 눈물을 흘리는 간호사들도 있었다.
채 10분도 안되는 짧은 시간에 본 영상이지만 여러 면에서 공감할 수가 있었고 ‘저렇게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 어떻게 저런 말을 하고 저렇게 행동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며 잠시였지만 아주 오래 전 폐가 안좋으셔서 오랜 시간 병과 싸우시며 담배를 끊으셨던 아버지 생각이 났다.
전에도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 만성 폐쇄성 폐질환의 주된 원인은 흡연이다. 그러나 만성 폐쇄성 폐질환에 대해 아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고 보통 감기나 천식 정도로 받아들이며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질병이 그러하듯이 눈에 띄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가운데 폐 기능이 점차 저하되기 시작하다가 DVD에서도 보여졌듯이 호흡곤란을 느끼며 당장이라도 죽을 것 같은 상황에서 구급차를 타고 병원을 찾게 된다. 응급실을 찾는 횟수가 늘어나다가 산소호흡기를 착용하기도 한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적으로 모든 기능이 저하되는 것을 막을 순 없지만 자연 노화가 아니고 다른 원인으로 매순간을 고통 속에 신음하며 살아가는 일은 없어야하지 않을까?
생각을 한번 해보자.
평소 일상 생활을 하는데는 전혀 숨가쁨을 느끼지 못하다가 빨리 걷는다거나 운동을 심하게 하거나 하면 숨이 차 헐덕이는 경험을 누구나 한다.
잠시 잠깐 이런 경험을 할 때도 힘들어 하는데 살아 있는 동안 매순간마다 숨찬 모습으로 살아간다면 얼마나 힘이 들까?
긴 주말을 보내면서 딸과 잠시 산을 갔다. 계속되는 홍보 행사로 근 2달간 주말마다 일을 했기에 참 오랜만에 산을 올랐다. 한동안 운동을 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겠지만 경사는 급하나 그리 높지 않은 산을 오르는데 얼마나 힘이 들었나 모른다. 산을 올라가다 숨이 차서 쉬고, 또 쉬고 하면서 정상에 올랐을 때 온 몸은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이렇게 잠시 숨이 찰 때도 “죽겠다”, “힘들다”는 소리가 나왔는데 얼마가 될 지 모르는 여생을 숨가쁨으로 살아가야한다면 그 고통이 어떨까???
몇 년전 생로병사의 비밀을 보고 담배를 끊겠다고 상담을 받기 시작하여 지금까지도 금연을 유지하고 계신 분들이 있다. 혹시나 해서 구글 검색을 하니 아직도 동영상 사이트가 남아 있었다. 실제 사례를 통해 만성 폐쇄성 폐질환을 설명하고 있는 아래의 2 웹사이트는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http://www.dasibogi.us/bbs/board.php?bo_table=2011&wr_id=2533
http://koreantv.ca/bbs/board.php?bo_table=2011&wr_id=2533&page=1465
위의 동영상을 통해 몇 년전 피할 수 있는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금연을 시작하신 분들처럼 아직 금연을 시작하지 않은 흡연자들에게 금연에 도전하는 하나의 불씨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