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릴 수 없는 고용분쟁 합의서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최성길
Danielle Park
김도형
Timothy Cho
강승민
크리스틴 강
들 풀
김수동
멜리사 리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정동희
EduExperts

되돌릴 수 없는 고용분쟁 합의서

0 개 1,705 성태용

일반적으로 분쟁이 발생할 경우 소송을 통해 해결하는 경우도 있으나 특히 고용분쟁일 경우 대부분 합의를 통해 분쟁을 해결합니다. 일반적인 소송의 경우 합의서는 당사자들이 서명을 하면 절차가 완료되지만 고용분쟁일 경우에는 합의서 절차에 조정자 인증 (mediation certification)이라는 절차가 추가됩니다. 정부에 고용된 조정자가 고용주와 피고용인에게 합의는 최종적인 것으로 모든 당사자에게 구속력이 있다는 것을 설명하고 고용주와 피고용인이 이를 확인 해야만 조정자가 합의서를 인증할 수 있습니다.


조정자 인증이라는 별도 안정장치가 있기 때문에 고용분쟁의 합의서는 되돌리거나 무효화 하는 것이 일반적인 합의서를 되돌리는 것보다 어렵습니다. 최근 뉴질랜드 대법원이 판결한 TUV v Chief of New Zealand Defence Force 사건은 고용분쟁 합의서를 되돌리거나 무효화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줍니다.


TUV 사건에서 TUV는 뉴질랜드 국방부 소속 공무원이었습니다. TUV씨는 자신이 국방부에서 근무하는 동안 직장에서 괴롭힘을 당하였으며 부당해고 당했다고 주장하였고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고용주와 합의하였습니다. 이후 TUV씨는 합의당시 자신이 정신장애를 앓고 있었으며 합의서에 서명할 수 있는 능력이 없었다고 주장하며 법원에 합의를 무효화 해달라고 요청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계약당사자가 다른 당사자의 정신장애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것이 아니라면 계약을 무효로 할 수 없다는 계약법의 원칙이 고용분쟁 합의서에도 적용이 되는지를 검토하였습니다. 또한 정신장애를 앓고 있을 경우 법원의 승인이 있어야만 합의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한 인적권리및재산권보호법 제108조가 고용분쟁 합의서에도 적용되는지를 검토하였습니다. 


대법원은 다수의견으로 계약당사자가 다른 당사자의 정신장애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것이 아니라면 계약을 무효로 할 수 없다는 계약법의 원칙이 고용분쟁 합의서에도 적용이 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리고 인적권리및재산권보호법 제108조가 고용분쟁 합의서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사유로 위와 같은 판단을 내렸습니다. 첫째로, 인적권리및재산권보호법 제108조가 법원 개입을 최소화 하고 조정 절차를 통한 빠르고 저렴한 고용분쟁 해결을 장려하는 고용관계법과 조화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둘째로, 법원이 고용주가 합의절차 진행을 위해서 피고용인이 정신적인 장애를 가지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판결할 경우 일반적인 고용주가 이를 이행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TUV씨의 경우 고용주가 신경심리검사를 받을 것을 제안하였을 때 TUV씨의 대리인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셋째로, 고용분쟁 합의서가 법원의 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판결하는 것은 정신적인 장애를 앓고 있는 것을 고용주가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것이 아니라면 고용계약서가 유효하다는 고용관계법 제 68조와 조화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넷째로, 고용분쟁 합의 절차에는 조정자의 인증이라는 안전장치가 있기에 정신장애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에 대처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대법원은 비록 TUV씨가 정신장애를 앓고 있더라도 TUV의 경험 많은 변호사가 합의한 내용에 비상식적인 것은 없었기에 별도의 예외조항은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대법원의 다수의견 판결에 따라 TUV씨는 비록 정신장애로 인해 합의서에 서명할 수 있는 능력이 없었지만 고용주인 국방부가 TUV씨가 정신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기에 합의서를 되돌리거나 무효화 할 수 없었습니다.


TUV씨의 사건은 조정자 인증이라는 안전장치가 있는 고용분쟁 합의서를 되돌리거나 무효화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줍니다. 고용분쟁을 합의로 해결할 경우 합의서에 서명하기 전 합의가 최종적인 것이며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을 충분히 고려한 후 합의서에 서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 이 칼럼의 내용은 일반적인 정보를 제공할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어떠한 경우에도 법률적인 자문으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      


잊혀져 버린 정의, 그들을 기억하며

댓글 0 | 조회 275 | 5일전
▲ 항일 투쟁과 반독재 투쟁으로 점철된 생애를 담은 자서전 ‘최후의 분대장’의 작가 김학철항일 독립운동가이자 작가였던 고 김학철(1916~2001)의 인생을 다룬… 더보기

축복으로 받아들이는 마음

댓글 0 | 조회 163 | 5일전
언젠가 TV에선 얼굴 없는 사람에 대한 얘기가 나오더군요. 미국에 얼굴 없는 사람이 있답니다. 그런데 아이입니다. 태어난 지 2년 반 쯤 되었는데 얼굴이 없답니다… 더보기

11월의 기도

댓글 0 | 조회 144 | 5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주님!올해 겪은 놀란 일을더 여유롭게 견뎌내지 못해부끄럽습니다당신 손 놓치지 않을나를 뽑아 견디게 하셨으니슬펐지만 아름다움이었습니다기차역에서… 더보기

대자유의 맛, 다선일미의 차 명상

댓글 0 | 조회 129 | 5일전
예로부터 스님들은 차를 마시며 수행을 했다. 차가 수행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벽암록』의 저자인 송대 원오 극근(圓悟 克勤:1063~1135) 선사의 다선일미… 더보기

욕실 리노가 망설여지는 이유

댓글 0 | 조회 586 | 6일전
최근 몇 주 동안 잘못된 욕실 설치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계신 고객분들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욕실은 단순히 깨끗하고 예쁘게 마감하는 것을 넘어서서, 안 보이는 곳… 더보기

사랑

댓글 0 | 조회 103 | 6일전
시인 정 호승그대는 내 슬픈 운명의 기쁨내가 기도할 수 없을 때 기도하는 기도내 영혼이 가난할 때 부르는 노래모든 시인들이 죽은 뒤에 다시 쓰는 시모든 애인들이 … 더보기

아오테아로아 (멀고 긴 흰구름의 나라)

댓글 0 | 조회 192 | 6일전
식물 줄기로 얼기설기 엮어 만든 삼각 돛,큰 나무 속을 파내어 만든 통나무 배,긴 나무를 균형지게 본체 좌 우측으로 동여맨 카누에 몸을 싣고,가족과 친지들을 뒤로… 더보기

전하지못한 이야기 ‘해금강’

댓글 0 | 조회 188 | 7일전
지인 j 님께!H 여사와 우리 셋이 모이면 노후의 삶을 어디에서 살면 좋겠냐는 말을 자주 했었지요.서울에서 나고자라 나이먹은 사람들끼리 시골살이를 동경하는 막연한… 더보기

지피지기 백전백승! 뉴질랜드/호주 의대 제대로 도전하기

댓글 0 | 조회 800 | 7일전
의대 열풍이 전 세계적으로 심상치 않은 요즘, 뉴질랜드도 예외가 아니다. 또한 전문직에 대한 직업 안정성과 지속성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면서 의대 치대 약대 등의 … 더보기

고요할 수록 밝아지는 것들

댓글 0 | 조회 166 | 7일전
경남대학교에서 86년부터 18년까지, 33년을 일 하다가 은퇴한 지 6년이 되어간다. 어느 사이 고희(古稀)에 들었고 앞만 보고 가려하는데, 원고 청탁을 받아 잠… 더보기

35. 몸의 진액 부족이 가져다 준 소화 불량과 다양한 문제들

댓글 0 | 조회 478 | 7일전
몸의 모든 신진대사 활동은 물, 더 정확히 말하면 몸의 진액과 관계된다. 그래서 진액이 고갈되면 다양한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이는 기계의 그리스나 윤활류가 부… 더보기

(A2+) 프리미엄 우유가 온다

댓글 0 | 조회 1,310 | 2024.11.15
완전식품(完全食品)이란 인간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모두 갖춘 식품을 말한다. 최종적으로 만들어진 요리가 아닌 가공하지 않은 원료 상태로 섭취해도 사람에게 필요한 영… 더보기

한국의대 입시 어디로 갈 것인가? 파트 2

댓글 0 | 조회 329 | 2024.11.13
11월 14일 2025학년도 수능시험이 치러지고 수시전형은 11월 현재 진행중이며 내년 1월 정시전형을 앞두고 있다.2025학년도는 그 어느때보다도 많은 변화가 … 더보기

나는 이런 사람이 좋다

댓글 0 | 조회 355 | 2024.11.06
시인 헨리 나우헨그리우면 그립다고말할 줄 아는 사람이 좋고불가능 속에서도한줄기 빛을 보기 위해애쓰는 사람이 좋고다른 사람을 위해호탕하게 웃어 줄 수 있는 사람이 … 더보기

작가 한강의 노고를 기리며

댓글 0 | 조회 374 | 2024.11.06
▲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이 가지는 가장 중요한 의의는 훌륭한 번역을 통해 세계의 독자들이 비로소 한국문학이라는 두꺼운 책의 한 … 더보기

받아 적고 읽어 주고

댓글 0 | 조회 169 | 2024.11.06
나는 타자(打字)가 서툴고 느리다. 재주가 없는 모양이다. 그런데 이제 타자하는 수고를 벗어나게 되었다. 말하면 그걸 글자로 바꾸어 주고(STT; Speech t… 더보기

달이와 함께 만난 동물 부처들

댓글 0 | 조회 150 | 2024.11.06
안동 봉정사 영산암 응진전 용과 사슴, 영덕 장육사 대웅전 사자와 코끼리사찰 곳곳에서 만나는 동물들은절을 아름답게 하고 이야기를 담는다.아이가 처음 세상을 배울 … 더보기

배고픈 건 참아도 배 아픈 건 못 참는다

댓글 0 | 조회 431 | 2024.11.06
고등학교 때의 일이다. 조회 시간에 교장선생님 훈화 중 “4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에 대한 내용이 생각난다. 4촌이 논을 사면 기뻐할 일인데 왜 배가 아파야… 더보기

Panic Attack

댓글 0 | 조회 498 | 2024.11.05
공황발작은 갑작스럽고 강렬한 불안감이 나타나는 정신적 증상입니다. 이 발작은 보통 예기치 않게 발생하며, 몇 분 안에 극심한 공포나 불안이 솟구치는 특징이 있습니… 더보기

New NCEA

댓글 0 | 조회 443 | 2024.11.05
대부분의 학부모님께서 이미 알고계시듯 한국은 세계적으로 손 꼽히는 사교육의 천국입니다. 대형입시학원은 말할것도 없고 입시학원 입학을 위한 또 다른 입시학원, 취업… 더보기

34. 소화기관의 병은 이런 순서로 치료해 보세요

댓글 0 | 조회 328 | 2024.11.05
몸의 각종 부위 중에 피부와 점막들은 손상될 가능성이 많다. 왜냐하면 외부 세계나 외부에서 들어오는 물질을 자주 접하는 신체 기관들이기 때문이다. 다행이도, 손상… 더보기

아플수록 마음관리를 잘 해야

댓글 0 | 조회 251 | 2024.11.05
장영희 교수님을 아시나요? 제가 이 분 글을 인용하면서 참 좋아했는데 얼마 전 신문을 보니까 휠체어에 탄 모습으로 환하게 사진을 찍었더군요. 열두 번 예정된 항암… 더보기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댓글 0 | 조회 887 | 2024.11.02
한국인 232만명이 고혈압(高血壓), 당뇨병(糖尿病), 고지혈증(高脂血症)을 모두 앓고 있는 복합 만성질환자이다. 이 세 가지 질병은 동시다발적으로 생기며, 나이… 더보기

한국의대 입시 어디로 갈 것인가? 파트1

댓글 0 | 조회 499 | 2024.10.31
대한민국은 4대 개혁 의료개혁, 연금개혁, 노동개혁 그리고 교육개혁을 추진하고 있다.그 중 의료개혁을 추진하며 2024년 2월 초 20여년동안 정원 변화 없이 한… 더보기

33. 음식, 식습관, 장건강, 심성 그리고 영성의 축

댓글 0 | 조회 416 | 2024.10.30
지금까지 무엇을 어떻게 먹는가가 장건강을 지배하고, 장건강은 뇌에 바로 영향을 준다고 말해 왔다. 그리고 음식, 식습관, 장건강, 심성 그리고 영성이 하나의 축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