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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
엉덩이에 크게 구멍 낸 하의를 입고 나갔는데
아직 신발 구분을 못해
종종 왼쪽 오른쪽을 바꿔 신는
불편함도 재밌어하는 아이입니다
얼굴에는 죽은 깨가 많은데도
동화 속 주인공 얼굴은 다 그렀더라며
제 잘난 멋에 사는 아이지만
좋아하는 여학생이 지나치면
눈도 못 맞춰 고개 숙이는
부끄러운 사춘기를 보낼 아이입니다
혹시 양구 대월리 길가에서
앳된 군인들을 보면서
아련한 가슴이 되어있는 중년 사내를 보면
떠돌다 거기까지 간 아이인 줄 아세요
지금쯤은 나이가 들만큼 들었을 텐데도
아직 집 나갈 때 입맛이어서
문방구를 지날 때 쫀드기에 눈길을 주는
나이 헛든 사람이 되어있을 겁니다
그런 사람을 찾게되면 물어 봐 주세요
그렇게 살아온 세월도 괜찮더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