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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절기가 되면 기침이나 가래를 호소하면서 한의원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대부분 기침감기나 목 감기인 경우가 많지만, 간혹 목구멍에 가래처럼 걸린 것 때문에 늘 답답하다고 호소하는 이들이 있는데, 이러한 증세는 감기가 아닌 매핵기 증세로 볼 수 있다.
매핵기(梅核氣)란 매실씨 같은 것이 항상 목구멍에 걸린 것처럼 삼켜도 내려가지 않고 뱉아도 나오지 않는 병증을 말한다. 대개 명치 부근이 막혀 답답하고 편하지 않으며, 심한 경우 토하거나 매슥거리는 증세가 나타나기도 하는데, 서양의학에서는 신경쇠약증이나 만성 인후염 등에서 이러한 증세가 나타난다.
한의학에서는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어서 매핵기가 생긴다고 본다. 한의학에서는 사람의 감정을 나타내는 희(喜)•노(怒)•애(哀)•락(樂)•비(悲)•경(驚)•공(恐) 7가지를 ‘칠정(七情)’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칠정의 감정상태는 우리 몸에도 영향을 미친다. 즉, 스트레스 등으로 칠정에 문제가 생기면 기의 순환이 장애를 받고, 기가 순환되지 않으면서 생기는 불순물인 담이 목구멍에 모이면서 매핵기가 되는 것이다.
특히 매핵기는 칠정 중에서도 주로 억울한 일을 당하거나 화나는 일이 있는데 이를 풀지 않고 참고 지내며 노정(怒情)이 풀리지 않은 경우에 잘 발생한다.
기의 울체가 심한 경우에는 매핵기 증세와 더불어 가슴이 답답하고 우울하거나 속이 메스꺼운 증세를 동반하기도 한다. 이러한 증세는 흔히 갱년기 여성과 정신노동을 하는 남성 사무직 근로자에게 많이 나타난다.
한방에서 매핵기를 치료할 때는 먼저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정체된 기의 순환을 활발하게 하고 뭉쳐진 담을 풀 수 있는 약물요법과 침구요법을 사용한다. 다만 약물요법을 사용할 때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단순히 기를 순환시킬 것인지 아니면 기를 보충해줄 것인지를 먼저 결정해야 한다. 매핵기 증세가 오래되면 결국 몸의 기를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문적인 치료와 더불어 일상생활에서 환자 스스로의 건강관리도 매우 중요하다. 앞서 말한대로 주원인이 스트레스이므로 생활 속에서 스트레스를 줄여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적극적으로 실천한다. 이는 매핵기의 치료뿐만 아니라 재발 방지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매핵기로 고생하는 많은 환자분들이 이 병원 저 병원을 전전하다가 결국은 정신과 치료를 받게 되면서 호전되었다는 사례를 많이 볼 수 있다. 이러한 사례들이 매핵기가 스트레스와 깊은 연관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만병의 근원은 스트레스에서 기인하며, 스트레스를 풀지 못하면 어떠한 병이라도 원인치료가 어렵다는 사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