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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
까까머리 학창시절에
나는 4월에서야 겨울 내복을 벗었다
입은 내복이 덥다고 느껴질 때
교회친구 여자아이들은
흰 카라에 학교 뱃지 빛나는
목련처럼 예쁜 계절이었다
학교 마치고 저녁 신작로를
둘 만이 걸어 집에 올 때
등뒤를 석양이 감싸안아
살짝 비친 도드라진 브래지어 끈에
가슴 뛰던 그 날부터
더 이상 철부지 사이가 아니었다
수십년이 지난 지금
얼굴의 기억은 희미하지만
예뻐서 아름다운 아이가 아니라
처음 설레어서 예쁜 아이였다
이제 비우면서 가는 나이어도
4월에 서면
그 가슴으로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