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큼의 은혜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Danielle Park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강승민
김수동
최성길
멜리사 리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이만큼의 은혜

rosenz
0 개 386 김성국

■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 


여기까지 와서 돌아보니 내가 지닌 능력에 비해 이렇게까지 나를 높여 주신 것은 모두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작은 교회 목사 아들로 태어나 늙으신 부친께서 기뻐한 교회에서 나를 목회하게 하셨습니다. 그것은 사람들 앞에 나서기 부끄러워하는 나를 강제로 떠밀어 세우셔서 나 조차도 이렇게 될 줄 몰랐던 순전히 내 능력 밖의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논산훈련소로 입대한 날, 추운 전방 어디쯤에서 소총수로 군생활 할 것으로 마음 다지며 있었습니다. 그런 나를 느닷없이 서슬퍼런 5공시절의 국군보안사로 보내어 군복무하게 하셨습니다. 그것은 조직의 권위에 기생한 알량한 거드름을 입도선매로 맛보게 한 후 3년으로 충분하니 목사가 되서는 권위부리는 자리는 절대 탐하지 말라 하시는 하나님의 선수 친 배려였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당당하되 교만치 말고 겸손하되 비굴치 말라는 힘차고 따뜻한 일생의 지침을 주시는 것도 잊지 않으셨습니다.


아내가 주로 타는 칠 벗겨진 오래된 자동차를 내 손으로 칠했습니다. 반짝거리지도 않고 투박합니다. 그런데도 아내는 칠이 벗겨진 것 보다 백 배 더 좋다며 나보다 더 기뻐하게 하셨습니다. 그것은 너도 아내가 좀 투박하게 일 처리 한 것이 있거든 잘 했다고 칭찬 아끼지 말라시는 ‘기쁠때나 슬플때나’ 결혼서약의 하나님 은혜였습니다. 거기에 아껴진 자동차 도색 값 천 불은 덤으로 주신 기쁨이었고 내가 전용으로 타는 더 오래된 차 한 대가 우리 집에 또 있다는 것에 아랍부호가 된 듯한 기분까지 두 번째 덤으로 주셨습니다.


아직 둘 만의 해외여행을 다녀본 적 없는 제 엄마와 나에게 지금 가진 것을 자신들에게 줄 생각 마시고 끝까지 다 사용하라는 아들내외의 말에 현혹되었습니다. 그 날 이후부터 둘이서 은퇴 후 첫 세계여행지를 하루에도 몇 번씩 바꾸며 아내와 나를 설레게 하고 있습니다.


그때 첫 세계여행 만큼이나 천국 향한 마지막여행도 설레는 마음 갖고 살면 안되겠니 하시며 땅 만큼 천국도 아름다우니 설레어도 좋을 거라며 모퉁이길 돌아가면 무엇이 있는지조차 훤히 아시는 분이 내 인생여행 길 가이드 하나님이셨습니다.


목사가 된지 오래인데 성지순례를 가고 싶은 마음이 아직도 안 듭니다. 장사 잘 되기를 기도하며 매일 아침 가게문을 여는 교우, 미래의 자신을 위해 책상에서 밤세우는 어린학생, 일터에서 가족을 위해서라면 비굴함도 감수하는 교우, 투병중에 너무 아파 삶의 기대감을 놓아버리고 싶은 교우의 병석, 그곳이 네가 순례하며 기도해야 하는 성지가 아니겠냐고 하십니다.


태어난 지 이 천년도 더 넘었기에 변해도 너무 변했을 내 고향을 지금 내가 찾아가 본들 나도 무슨 수로 찾겠냐시며 굳이 돈 쓰면서 가지말라 하십니다. 그리고는 네가 나를 품고 살아가는 곳이라면 그 곳이 어디든 성지이니 안 가봐도 된다고 성지순례 의무출석의 면죄부를 주십니다.



부모님을 떠 밀어 보내지 아니하셨다면 지금도 추운 겨울이면 압록강가에 나가 얼음을 깨고 아내는 얼음물로 손 빨래하고 나는 물지게로 먹을 물을 길어 오는 신의주 주민으로 살아가고 있을 겁니다. 내가 너를 찬물 더운물이 한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대한민국 백성 되게 한 것이 네가 잘 나서 그랬겠냐며 너도 북한에서 태어나 고난의 행군에 운좋게 살아남아 죽을 고비 넘기고 대한민국에 왔다면 흰 쌀밥 한 그릇에도 감사해 하는 자가 되었을 텐데 하시며 감사를 잃고 사는 나를 쯧쯧 혀를 차시며 여기까지 참아 주신 것은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내 삶이 내 능력에 비해 훨씬 더 잘된 것은 하나님이 내 인생의 기획자이시며 지배자이시고 인도자이시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기에 지금 이후로 내 인생에 또 한번 더 부어져 빛날 은혜의 자리가 어떻게, 어디까지일지까가 더 기대가 되어 또 다시 기대게 되는 은혜의 하나님이십니다.


중제 스님의 시간은 오늘도 발효 중

댓글 0 | 조회 159 | 4일전
동화사 사찰음식체험관에서 듣는 중제 스님의 사찰음식 이야기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 온기와 습기의 공간. 눈에 보이지 않은 작은 미생물들이 한 공간에서 숨을 쉰다.… 더보기

반수연 작가의 문학적 복수

댓글 0 | 조회 116 | 4일전
▲ 첫 소설집 ‘통영’을 낸 반수연 작가가 2021년 7월13일 오전 한겨레신문사에서 인터뷰를 하며 책에 서명을 하고 있다.캐나다에 거주하는 한인 작가 반수연의 … 더보기

한의학으로 알레르기성 비염 치료하기

댓글 0 | 조회 191 | 4일전
다시 또 알레르기가 시작하는 시기가 찾아왔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콧물과 재채기, 그리고 코 막힘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많은 불편함을 야기한다. 하… 더보기

new NCEA 분석과 대책

댓글 0 | 조회 506 | 4일전
뉴질랜드 고등학교 학력제도인 현 NCEA (National Certificate of Educational Achievement)는 2002년 NCEA Level… 더보기

부부 공동재산과 별도재산

댓글 0 | 조회 849 | 4일전
한국은 부부별산제, 즉 부부가 별도로 각자의 재산을 가지는 제도를 택하고 있다고 합니다.반대로 뉴질랜드는 다른 영미권과 마찬가지로 공동재산제를 택하고 있습니다. … 더보기

추석 도시락

댓글 0 | 조회 383 | 4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추석날 아내가 싸준노란 도시락 반찬계란말이에 목이 멘다가난한 목사의 아내는아들 학교 도시락에계란부침 하나얼마나 넣어 주고 싶었을까어머니의 가… 더보기

30. 한국인들에게 당뇨 환자가 많은 이유와 그 해결책

댓글 0 | 조회 520 | 4일전
먼저 한국인들에게 당뇨 환자가 많은 이유부터 알아 본다. 당뇨는 현대 뿐만 아니라 조선시대에도 흔한 병이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조선 시대의 왕들의 질병에 관한… 더보기

영원한 사랑의 메신저

댓글 0 | 조회 130 | 5일전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빨리 집으로 오라는 전갈이었다.공항에서 집으로 달려갈 동안 언니는 지하철 타고 버스 갈아타며 벌써부터 와서 기다리고… 더보기

병을 받아들이고 친구처럼 지내라

댓글 0 | 조회 152 | 5일전
지금 여러분의 몸은 어떠십니까? 살 만 하신가요? 어디가 안 좋으신가요? 어딘가 아프다면 그것 때문에 어떤 불편을 겪고 계신가요? 무얼 하고 싶은데 몸이 안 따라… 더보기

우버드라이버는 고용된 직원인가 (4)

댓글 0 | 조회 315 | 5일전
독립계약자와 피고용인의 차이점은 피고용인은 법적인 보호장치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입니다. 작년 칼럼에서는 고용법원 다음의 상위 법원인 항소법원이 차량 공유… 더보기

사라진 동화마을

댓글 0 | 조회 121 | 5일전
시인 반 칠환더 이상 불순한 상상을 금하겠다달에는 이제 토끼가 살지 않는다 알겠느냐물 없는 계곡에 눈먼 선녀가 목욕을 해도지게꾼에게 옷을 물어다 줄 사슴은 없느니… 더보기

딥 페이크와 텔레그램

댓글 0 | 조회 155 | 5일전
1997년 말 IMF에서 돈을 빌려야 하는 외환유동성 위기 이후에 종신고용과 연공서열이라는 것이 파괴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었고 그래서 전자상거래에 관… 더보기

콜레스테롤의 날

댓글 0 | 조회 376 | 9일전
콜레스테롤(Cholesterol)은 대표적인 스테롤(스테로이드와 알코올의 조합)의 하나로서 모든 동물 세포의 세포막(細胞膜)에서 발견되는 지질(脂質)이며 혈액을 … 더보기

29. 키토 다이어트, 간혈적 단식, 모방 금식법, 쥬스 다이어트, 오토파지 다이…

댓글 0 | 조회 448 | 9일전
요즘은 다이어트 시대같다. 이런 저런 다이어트 방식들이 많이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모든 사람들이 각자 다른 성장 과정, 영양 상태, 건강상태, 장환경, 장내 … 더보기

몸이 아플 때 이용 가능한 다양한 의료 서비스

댓글 0 | 조회 962 | 2024.09.17
What Happens if you get Māuiui (Sick)?몸이 아플 경우 여러분이 이용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의료 서비스가 있습니다.일반적인 건강 정보… 더보기

28. 항생제를 꼭 먹어야 할 때나 먹고 싶지 않을 때의 비책

댓글 0 | 조회 523 | 2024.09.17
항생제는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살린 것은 맞다. 반면에, 항생제 남용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삶의 궁지로 내몰아진 것도 사실이다.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항생제는 … 더보기

김민기의 우리말 사랑

댓글 0 | 조회 377 | 2024.09.11
▲ 가수로서의 정체성을 거부하며 사석에서도 노래하지 않았던 김민기가 ‘겨레의 노래’에서 ‘아침이슬’을 부르고 있다. ‘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 프로그램 갈무리지… 더보기

봄은 언제 오는가

댓글 0 | 조회 364 | 2024.09.11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새 교과서를 받아달력 종이로 책 겉장을 싸면서봄은 어린 가슴에 왔다새 담임선생님이 누구인지아이들의 눈이 교실 문을 바라볼 때무섭다고 여긴 선… 더보기

뉴질랜드 아리랑

댓글 0 | 조회 529 | 2024.09.11
한민족에게는 ‘아리랑’이 있고 뉴질랜드인에게는 ‘포카레카레 아나’가 있다. 한국의 대표적인 민요인 아리랑은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한민족의 정서 속에 녹아내려 민중… 더보기

27. 부작용 없는 만능 소화제를 체험하자

댓글 0 | 조회 776 | 2024.09.11
가장 탁월한 소화제는 각자에게 이미 존재한다. 각자 이런 소화제를 사용할 결심을 하고 실행만 하면 된다. 다만 이런 놀라운 약과 방법을 간과하거나 무시했기 때문에… 더보기

만성피로는 마음이 일어나기 싫은 것

댓글 0 | 조회 342 | 2024.09.11
만성피로는 마음이 일어나기 싫은 것입니다. 착 가라앉아서 몸이 피곤하고 손가락 까딱하기 싫은데, 알고 보면 마음이 까딱하기 싫은 겁니다.마음이 왜 까딱하기 싫은가… 더보기

혼전/혼중계약서는 어느정도 유효한가

댓글 0 | 조회 512 | 2024.09.10
기존 두 칼럼에 걸쳐서 Property (Relationships) Act 1976, 즉 뉴질랜드 재산분할법 상으로 언제 어떻게 ‘부부관계’(사실혼 포함)가 정의… 더보기

도박피해 인식주간(Gambling Harm Awareness Week)

댓글 0 | 조회 182 | 2024.09.10
뉴질랜드의 도박피해 인식주간(Gambling Harm Awareness Week)은 매년 도박으로 인한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개최됩니다.… 더보기

나는 무엇에 쓰일 것인가?

댓글 0 | 조회 198 | 2024.09.10
공주 학림사‘이뭣고’화두 참선공주시 계룡산 자락에 핀연꽃 같은 명당에 자리 잡은학림사는 백일 용맹정진의 오등선원과시민선원이 있는 수행도량이다.템플스테이 참가자가 … 더보기

사랑한다 말 못하고 가을비가 내린다고 말했습니다

댓글 0 | 조회 243 | 2024.09.10
시인 나 태주사랑한다는 말은 접어두고서꽃이 예쁘다느니 하늘이 파랗다느니그리고 오늘은 가을비가 내린다고 말했습니다사랑한다는 말은 접어두고서이 가을에 어디론가 떠나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