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갖게 하자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꿈을 갖게 하자

0 개 3,452 코리아포스트
최근 재미있게 보고 있는 '공부의 신'이란 드라마에서 주인공 강 변호사가 학교 성적이 형편 없는 봉구라는 학생의 부모를 찾아가 봉구가 최고의 대학인 천하대 준비반에 들어가는 것을 허락해 달라고 하면서 나누었던 대화가 기억에 남는다. 손님 많은 갈비집을 운영하고 있는 봉구의 부모가 “꼭 대학에 가야만 합니까? 본인이 행복하면 그만이지요.”라고 말하자 강변호사는 “봉구가 지금 행복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열정이 가슴 속에서 꿈틀대는 아이를 왜 자꾸 주눅들게 하십니까?”라고 묻는다. 또 성적이 안 좋아도 단 한 번도 혼낸 적이 없다는 부모의 말에, “성적이 안 좋으면 혼나야 합니다. 혼도 나고 속상하기도 하면서 공부해야 할 시기에 이렇게 방치해 두는 것은 일종의 폭력입니다.”라고 말한다. 강 변호사의 그 말에, 봉구가 천하대에 입학하는 것은 전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던 부모들은, 봉구가 천하대 준비반에 들어가는 것을 허락하게 된다.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 만화 같을 수 밖에 없는 이 드라마지만 가르치는 직업을 가진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다. 옳은 것은 옳다, 그른 것은 그르다 라고 거침 없이 의견을 말하고 또 말한 대로 행동으로 옮기는 강변호사의 모습은, 실생활에서는 소신대로만 다 하지 못하고 미지근하게 살아온 우리의 가슴을 시원하게 해준다.

그 뿐이 아니다. 이미 늙은 할아버지가 된 과거의 유명한 수학 선생님의 학생들을 다루는 태도는 '민주 사회 학교 규범'과는 거리가 멀어도 아주 멀다. 탁구를 칠 때 탁구공이 '핑' 하고 건너가서 '퐁'하고 다시 넘어오듯이 어떤 수리적 문제가 '핑'하고 넘어오면 수학의 모든 공식 중 그 문제에 맞는 수학 공식이 머리 속에서 자동으로 '퐁'하고 응답하도록 '훈련(training)' 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암기식 교육'에 고개를 흔드는 우리 교육 풍토에서는 비난 받아 마땅한 일이다. 더구나 하루에 수도 없는 수학 문제를 던져 주고 집에 가기 전까지 모두 풀라는 '명령'은 더 이상 참아 줄 수가 없다.

그러나 필자는 이 드라마를 보면서 수학 시험 때문에 고생 했던 중3 시절을 떠올리게 된다. 중학교 2학년 때 수학선생님이 마음에 안 든다고 수학 공부를 하지 않은 결과, 중 3때에도 수학 성적이 형편 없었다. 입학 시험 두달을 앞두고 급해지자 이미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던 언니가 고등학교 입시 준비를 하며 풀었던 수학 문제집들과 꼼꼼하게 모아 두었던 모의고사 시험지 뭉치들을 다락방 먼지 더미 속에서 찾아내어 학교 가는 시간과 밥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그 속에 있는 문제들을 모두 풀어 보았다. 많은 문제들을 집중적으로 풀자 얼마 지나지 않아서 어떤 일관된 법칙에 의해 각각의 문제들이 풀린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그 문제지들 속에 있는 모든 문제를 나름대로의 법칙으로 다 풀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원하는 학교에 입학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경험을 갖고 있는 필자로서는 미친 듯이 문제를 풀게 하는 늙은 선생님의 방식이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부르짖는 창의적 교육 방식과 다르다고 비난할 수만은 없다. 아니 나는 그 할아버지 선생님의 열정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근간의 한국 교육을 보면 많은 교육 전문가들이 너무나도 다양한 실험을 교육현장에서 너무도 거침없이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교육은 백 년을 내다보고 계획을 세워 나가야 한다.'라는 흔한 말을 빌리지 않아도 교육이 한 개인, 한 가정, 그리고 한 나라, 나아가서는 전 세계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는 모든 교육자들이 알고 있을 터이다. 정부가 한 가지 교육 정책을 정하고 발표하기까지 많은 토론과정을 거쳤을 것이라고 생각 한다. 그러나 한 정책이 결정되기 전에, 이 정책에 따른 교육과 정을 통과한 우리 아이들이 10년 뒤, 20년 뒤에 이 교육과정의 결과로 어떤 일을 할 수 있으며 어떻게 살 수 있을까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무식해 보이기까지 하는 그 할아버지 선생님처럼 우리 아이들을 향한 사랑과 열정을 갖고 정책을 결정하기를 바란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얻은 또 다른 깨달음은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 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라는 점이다. 강변호사는 '모든 학생들은 꿈을 꾸고 키워야 할 권리와 의무가 있습니다. 자유를 준답시고 아이의 꿈을 무시하는 것이 폭력이 아니면 무엇입니까?'라고 말한다. 학교에서 학습 지진아로, 또는 문제아로 취급 받던 학생들이 '좋은 만남'을 계기로 '꿈'을 갖게 되고 부모나 선생님들이 기대하지 못했던 훌륭한 학생으로 변하는 것을 본적이 있다. 우리는 '학교 선생님들이 가르칠 것을 포기했던 에디슨이 발명왕이 되었다.' 라는 이야기를 먼 나라의 이야기쯤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 교육 현장에서는, '꿈'이 없어서 또는 자신이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달란트(talent)가 무엇인지 깨닫지 못해서 잠재되어 있는 무한한 능력을 그대로 사장시키고 문제아로, 또는 지진아로 취급을 받던 아이들 중 좋은 선생님이나 선배를 만나 놀라운 능력의 사람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우리 아이는 공부 안 해도 돼요. 그저 자신의 능력에 맞게 행복하게 살면 돼요.'라고 말하는 부모의 말이 자칫, 게으르고 싶은 자녀들의 자조적인 자기 합리화의 단초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부모님들이 기억했으면 좋겠다. 물론 공부를 잘하는 것 만이 반드시 최고의 선은 아니다. 그러나 아이가 부여 받은 재능이 무엇인지 깊게 생각해 보지도 않고, 그 재능이 꽃 필수 있게 최선을 다하도록 격려해 보지도 않고, 또는 꿈을 꾸어 보도록 기회조차 주지 않고 자녀들을 패배자의 자리에 앉히 겠다고 포기하는 부모 옆에는, 자신을 패배자로 평생 동안 여기고 살아가야 할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심전도(心電圖) 검사

댓글 0 | 조회 216 | 2일전
최근 어느 모임에서 만난 지인이 부정맥(不整脈)이 있어 심전도(心電圖) 검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심혈관 질환이 증가하고 있으므로 고령자는 정… 더보기

가족 및 자원 봉사 간병인을 위한 정부 실행 계획

댓글 0 | 조회 572 | 9일전
Consultation on Action Plan to Support Carers 사회개발부(Ministry of Social Development, MSD)는 … 더보기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 수상 안전 실시

댓글 0 | 조회 305 | 2025.12.11
지난 11월 22일,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은 피하의 바넷 홀에서 소수민족 공동체 지도자들과 함께 수상 안전 교육을 실시하였다. 이번 세미나에서… 더보기

위험한 감정의 계절: 도박과 멘탈헬스 이야기

댓글 0 | 조회 195 | 2025.12.10
12월은 흔히 ‘축제의 달’로 불린다. 거리의 불빛은 화려하고, 사람들은 마치 잠시 현실을 잊은 듯 들뜬 기운을 뿜어낸다. 그러나 그 화려한 분위기 뒤에는 또 다… 더보기

에델바이스(Edelweiss)의 추억

댓글 0 | 조회 205 | 2025.12.10
음악은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감정 표현, 미적 즐거움, 소통, 그리고 심리적 및 신체적 치유 등 다양한 기능을 발휘한다. 또한 집단 정체성 확립, 사회통합, … 더보기

18. 루아페후의 고독한 지혜

댓글 0 | 조회 145 | 2025.12.10
# 산 속의 침묵루아페후 산은 뉴질랜드 북섬에서 가장 높은 화산이다. 높고 험하며 사계절 내내 눈이 덮인 이 산은 항상 침묵 속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모…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

댓글 0 | 조회 533 | 2025.12.10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적인 비교 - 2지난호에 이어서 계속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3. 영국 및 미국 대학 유학하버드 대학교미국과 영국은 뉴질랜드 유… 더보기

그 해 여름은

댓글 0 | 조회 143 | 2025.12.10
터키의 국기처럼 큰 별 하나를 옆에 둔 상현달이 초저녁 하늘에 떠 있고, 검푸른 하늘엔 뱃전에 부딪혀 흩어지는 하얀 포말처럼 은하수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그… 더보기

어둠은 자세히 봐도 역시 어둡다

댓글 0 | 조회 139 | 2025.12.10
시인 오 규원1어둠이 내 코 앞, 내 귀 앞, 내 눈 앞에 있다어둠은 역시 자세히 봐도 어둡다 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말장난이라고 나를 욕한다그러나 어둠은 자세히 … 더보기

아주 오래된 공동체

댓글 0 | 조회 178 | 2025.12.10
처서가 지나면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처서가 지났는데도 더위는 꺾이지 않고 도심과 해안을 중심으로 열대야 현상이 계속되었다. ‘습식 사우… 더보기

이삿짐을 싸며

댓글 0 | 조회 574 | 2025.12.0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하루에 조금씩만이삿짐을 꾸렸습니다그래야 헤어짐이늦게 올 것 같았습니다차곡차곡 넣고구석구석 채웠습니다그래야 천천히 올 것 같았습니다짐 드러낸 …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에게 독서가 특별히 중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546 | 2025.12.09
우리는 뉴질랜드라는 다문화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아이들은 영어로 배우고 말하고 평가받지만, 단순한 영어 실력만으로는 뉴질랜드 교육에서 깊이 있는 성취를 보… 더보기

깔끔하게 요약해 본 파트너쉽 비자

댓글 0 | 조회 345 | 2025.12.09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로 체류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사실혼(파트너쉽) 관계를 바탕으로 하여 신청할 수 있는 영주권 비자와 비영주권 비자가 … 더보기

2026 의대 진학을 위한 연말 전략: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239 | 2025.12.09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입시 및 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2026년 뉴질랜드 및 호… 더보기

시큰둥 심드렁

댓글 0 | 조회 112 | 2025.12.09
어떤 사람이 SNS에 적은 글에 뜨끔한 적이 있었다. “눈팅만 말고 ‘좋아요’ 좀 누르면 안 되나요?” 마치 눈팅만 했던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았다. 발이 저려서… 더보기

언론가처분, 신상 정보 공개 금지 및 국민들의 알 권리

댓글 0 | 조회 229 | 2025.12.09
지난 9월 8월, 본인의 자녀들을 수년간 납치해서 숨어 살았던 톰 필립스 (Tom Phillips)가 경찰에 발견되었고 결국 총격전 끝에 사망했습니다. 그 소식 … 더보기

고대 수메르 문명은 왜 사라졌는가

댓글 0 | 조회 150 | 2025.12.09
메소포타미아 사막 위로 붉은 해가 떠오를 때면, 거친 바람은 먼지를 일으키며 과거의 귓속말을 실어 나른다. 그 속삭임은 무너진 벽돌과 부서진 신전 기둥 사이를 스… 더보기

스코어카드와 인생의 기록 –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

댓글 0 | 조회 117 | 2025.12.09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스코어카드를 손에 쥐고 라운드를 시작한다. 한 홀 한 홀마다 몇 타에 공을 넣었는지를 적어 내려가며, 18홀을 돌고 나면 총합이 자… 더보기

나도 의대 들어갈 수 있을까 : 의대 경쟁률 10:1 그 진실은?

댓글 0 | 조회 319 | 2025.12.07
출처: https://www.istockphoto.com/kr/%EC%9D%BC%EB%9F%AC%EC%8A%A4%ED%8A% B8/%EC%9D%98%EA%B3%B… 더보기

‘인공 방광’이란

댓글 0 | 조회 289 | 2025.12.06
국민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 지역별 의료 이용 통계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병원에서 진료받은 6대 주요 암 환자 중 유방암 환자가 인구 10만명당 52… 더보기

수공하는 법

댓글 0 | 조회 168 | 2025.12.06
수공(收功)은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동작으로서, 명상을 하면서 자신의 주변에 형성된 기운을 거두어 단전으로 끌어내리는 것이다.명상 중 급한 용무로 명상을 멈추어야 … 더보기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628 | 2025.12.01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고 했다. 배움 자체가 인생의 의미가 되던 시대의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570 | 2025.11.28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이끌어 왔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의 등장은 그 속도와 영향력에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전환점을 만들어 내고 있…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335 | 2025.11.26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전면 확대된다.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231 | 2025.11.26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해주는 걸 자연스럽게 배우면서 자랍니다. 친구가 멀리 던진 공으로부터 내가 더 가까우면 친구 대신 공을 주워서 던져주기도 하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