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용, 인간의 맛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Danielle Park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강승민
김수동
최성길
멜리사 리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중용, 인간의 맛

0 개 1,307 김영안
동양 철학의 근간을 이루는 고전으로는 사서(四書) 삼경(三經)이 있다. 

사서는 논어(論語), 맹자(孟子), 대학(大學) 그리고 중용(中庸)이다. 

사서 중 ‘논어’에서 사람다운 삶을, ‘맹자’에서 올바른 삶의 근원을, ‘대학’에서 삶의 진화를,‘중용’에서 기우뚱한 균형의 혁명 논리를 밝히고자 했다.

‘대학’과 ‘중용’은 원래 ‘예기(禮記)’의 한 편명(編名)에 지나지 않았다. 

송 나라 주희가 두 책을 독립시켜 ‘논어’,‘맹자’와 함께 읽어야 할 책, 즉 사서로 삼았다. 사서 중 가장 유명한 논어는 너무 유명해서 누구나 한 번쯤은 접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맹자, 대학 등 뒤쪽으로 가면 접할 기회가 줄어 든다. 특히 대학과 중용은 분량은 많지 않지만 사실 너무 어려운 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근자에는 해설이나 현대적 감각으로 다시 해석하는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6496f0c6f59b3706b3121b76cf7dbb7d_1505257624_3961.jpg

‘중용,인간의 맛(통나무: 2011)’의 저자 도올 김용옥의 이력은 매우 특이하다. 일단 학력에서 일본의 동경대학, 대만의 국립대학, 미국의 하버드대학을 모두 섭렵한 학자이다. 

한·미·일·중의 최고대학을 모두 다닌 것이다. 집안 역시 명문으로 형님은 우리나라 최초 화학박사이고, 아내 역시 중문과 교수다. 모태 신앙으로 태어나 불교에 심취하다 동양사상에 빠져들어 철학자로서 손색없는 재원이다. 잦은 정치적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르긴 했어도 이 시대를 대변하는 지성인임에는 틀림없다. 

본인의 ‘몸’철학을 위해 원광대 한의학과를 졸업하는 특이한 이력의 소지자이다. 근자에는 영화 시나리오도 쓰고, 교육방송에 동양철학 강의는 반응이 뜨겁다. 하지만 최근 교육방송 방송 통제(?)를 빌미로 출연 거부 사태를 빚은 약간 불미스러운 일도 만드는 문제아 기질도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국내 교수들의 외부 강의료를 높이는데 큰 공헌(?)을 한 바가 있다. 그 당시 통상 한 시간에 10만원 정도 하던 것을 최소 2시간에 시간당 50만원을 요구한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고 실제로 그렇게 받고 강의를 했다. 

이런 저런 기행으로 유명하지만 그래도 그의 책의 순도는 높다. 그는 다작이 특기이고 한 번 주제를 잡으면 일필 휘지로 써 내려가는 것이 그의 작품 활동의 특징이기도 하다. 

6496f0c6f59b3706b3121b76cf7dbb7d_1505257773_9487.jpg


동양사상 입문특강 ‘여자란 무엇인가(통나무: 1986)’이라는 책으로 도올과 첫 만남이었다. 너무나 충격적이고 신선해서 그 후로 그가 낸 저서 대부분을 읽었다. 직접 강의도 듣고 교육방송의 강의도 열심히 보았다. 김우중과의 ‘대화(1991)’, ‘나는 불교를 이렇게 본다(89)’, ‘동양학 어떻게 할 것인가(86)’, ‘혜능과 세익스피어(98)’, ‘도올 김용옥의 신한국기(90)’, ‘너와 나의 한의학(통나무: 2000)’외에도 ‘노자와 21세기 1.2.3(2000)’등 많다. 

물론 한 사람의 주장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볼 수는 없다. 그래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도올의 도덕경에 대한 비판서는 이경숙의 ‘노자를 웃긴 남자(자인: 2000)’은 일반인으로 도올의 번역의 문제점을 지적해 세간의 주목을 끌었으며, 서병후의 ‘도올에게 던지는 사자후(화두: 2001)’는 도올의 불교에 대한 오해를 실랄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이 두 권의 책 외에도 그의 번역과 논리에 대한 비판서는 많다. 동양 철학적 관점에서 본 중용(中庸)에서 말하는 ‘중’은 물리적이고 산술적인 의미가 아니라 객관적인 맥락에서 어디에도 치우치거나 기울어지지 않는 균형과 공정을 말하고,‘용’ 은 일상생활에서 바람직한 행위를 반복하여 그 전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습성을 길들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반면에 서양 철학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중용이 양극단의 중간대로 살아가는 습성을 기르는 것이라고 본다. 예컨대 위험한 상황에서 무조건 피하고 보는 비겁과 앞뒤 가리지않고 덤비는 무모와 달리 용기가 중용이라고 본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중용’은 이런 것이다. 용기(courage)는 비겁(cowardice)와 만용(rashness)의 중용이며, 너그러움(liberty)는 낭비(prodigality)와 인색(meanness)의 중용이며, 기지(ready wit)는 익살(buffoonery)과 아둔(boorishness)의 중용이며, 긍지(proper pride)는 허영(vanity)와 비굴(humil ity)의 중용이며, 겸손(modesty)는 수줍음(bashfulness)과 몰염치 (shamelessness)의 중용이다. 

요즈음 세태가 하도 흉흉하고 지나친 흑백 논리로 상대를 매도하고 있어 더욱 중용의 미덕이 필요한 시대라고 본다. 

그렇다고 흰색도 아닌, 그런다고 흑색인 것도 아닌 애매함 회색을 중용이라고 보지 않는다. 두 극단 중에 하나는 더 잘못된 것이며, 다른 하나는 덜 잘못된 것이다. 그래서 중간을 맞추기가 어렵다. 

어느 한 쪽에 치우쳐 부화뇌동(附和雷同)하는 것이 아니라, 비록 반대 의견일지라도 충분히 듣고 자기 논리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용기가 바로 중용이 아닌가 싶다. 

참고로, 중용의 흔적은 우리 궁궐 대문에 남아 있다. 서울 창덕궁의 대문의 이름인 돈화문은 ‘대덕돈화(大德敦化)’에서 온 것이며, 남대문의 이름인 숭례문은 ‘돈후이숭례(敦厚而崇 禮)’의 마지막 두 글자이며, 정도전이 그 이름을 짓고 양녕대군이 현판 글씨를 썼다.

중제 스님의 시간은 오늘도 발효 중

댓글 0 | 조회 172 | 5일전
동화사 사찰음식체험관에서 듣는 중제 스님의 사찰음식 이야기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 온기와 습기의 공간. 눈에 보이지 않은 작은 미생물들이 한 공간에서 숨을 쉰다.… 더보기

반수연 작가의 문학적 복수

댓글 0 | 조회 127 | 5일전
▲ 첫 소설집 ‘통영’을 낸 반수연 작가가 2021년 7월13일 오전 한겨레신문사에서 인터뷰를 하며 책에 서명을 하고 있다.캐나다에 거주하는 한인 작가 반수연의 … 더보기

한의학으로 알레르기성 비염 치료하기

댓글 0 | 조회 204 | 5일전
다시 또 알레르기가 시작하는 시기가 찾아왔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콧물과 재채기, 그리고 코 막힘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많은 불편함을 야기한다. 하… 더보기

new NCEA 분석과 대책

댓글 0 | 조회 534 | 6일전
뉴질랜드 고등학교 학력제도인 현 NCEA (National Certificate of Educational Achievement)는 2002년 NCEA Level… 더보기

부부 공동재산과 별도재산

댓글 0 | 조회 872 | 6일전
한국은 부부별산제, 즉 부부가 별도로 각자의 재산을 가지는 제도를 택하고 있다고 합니다.반대로 뉴질랜드는 다른 영미권과 마찬가지로 공동재산제를 택하고 있습니다. … 더보기

추석 도시락

댓글 0 | 조회 393 | 6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추석날 아내가 싸준노란 도시락 반찬계란말이에 목이 멘다가난한 목사의 아내는아들 학교 도시락에계란부침 하나얼마나 넣어 주고 싶었을까어머니의 가… 더보기

30. 한국인들에게 당뇨 환자가 많은 이유와 그 해결책

댓글 0 | 조회 527 | 6일전
먼저 한국인들에게 당뇨 환자가 많은 이유부터 알아 본다. 당뇨는 현대 뿐만 아니라 조선시대에도 흔한 병이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조선 시대의 왕들의 질병에 관한… 더보기

영원한 사랑의 메신저

댓글 0 | 조회 134 | 6일전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빨리 집으로 오라는 전갈이었다.공항에서 집으로 달려갈 동안 언니는 지하철 타고 버스 갈아타며 벌써부터 와서 기다리고… 더보기

병을 받아들이고 친구처럼 지내라

댓글 0 | 조회 156 | 7일전
지금 여러분의 몸은 어떠십니까? 살 만 하신가요? 어디가 안 좋으신가요? 어딘가 아프다면 그것 때문에 어떤 불편을 겪고 계신가요? 무얼 하고 싶은데 몸이 안 따라… 더보기

우버드라이버는 고용된 직원인가 (4)

댓글 0 | 조회 320 | 7일전
독립계약자와 피고용인의 차이점은 피고용인은 법적인 보호장치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입니다. 작년 칼럼에서는 고용법원 다음의 상위 법원인 항소법원이 차량 공유… 더보기

사라진 동화마을

댓글 0 | 조회 126 | 7일전
시인 반 칠환더 이상 불순한 상상을 금하겠다달에는 이제 토끼가 살지 않는다 알겠느냐물 없는 계곡에 눈먼 선녀가 목욕을 해도지게꾼에게 옷을 물어다 줄 사슴은 없느니… 더보기

딥 페이크와 텔레그램

댓글 0 | 조회 160 | 7일전
1997년 말 IMF에서 돈을 빌려야 하는 외환유동성 위기 이후에 종신고용과 연공서열이라는 것이 파괴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었고 그래서 전자상거래에 관… 더보기

콜레스테롤의 날

댓글 0 | 조회 381 | 2024.09.20
콜레스테롤(Cholesterol)은 대표적인 스테롤(스테로이드와 알코올의 조합)의 하나로서 모든 동물 세포의 세포막(細胞膜)에서 발견되는 지질(脂質)이며 혈액을 … 더보기

29. 키토 다이어트, 간혈적 단식, 모방 금식법, 쥬스 다이어트, 오토파지 다이…

댓글 0 | 조회 459 | 2024.09.20
요즘은 다이어트 시대같다. 이런 저런 다이어트 방식들이 많이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모든 사람들이 각자 다른 성장 과정, 영양 상태, 건강상태, 장환경, 장내 … 더보기

몸이 아플 때 이용 가능한 다양한 의료 서비스

댓글 0 | 조회 975 | 2024.09.17
What Happens if you get Māuiui (Sick)?몸이 아플 경우 여러분이 이용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의료 서비스가 있습니다.일반적인 건강 정보… 더보기

28. 항생제를 꼭 먹어야 할 때나 먹고 싶지 않을 때의 비책

댓글 0 | 조회 529 | 2024.09.17
항생제는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살린 것은 맞다. 반면에, 항생제 남용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삶의 궁지로 내몰아진 것도 사실이다.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항생제는 … 더보기

김민기의 우리말 사랑

댓글 0 | 조회 382 | 2024.09.11
▲ 가수로서의 정체성을 거부하며 사석에서도 노래하지 않았던 김민기가 ‘겨레의 노래’에서 ‘아침이슬’을 부르고 있다. ‘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 프로그램 갈무리지… 더보기

봄은 언제 오는가

댓글 0 | 조회 368 | 2024.09.11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새 교과서를 받아달력 종이로 책 겉장을 싸면서봄은 어린 가슴에 왔다새 담임선생님이 누구인지아이들의 눈이 교실 문을 바라볼 때무섭다고 여긴 선… 더보기

뉴질랜드 아리랑

댓글 0 | 조회 534 | 2024.09.11
한민족에게는 ‘아리랑’이 있고 뉴질랜드인에게는 ‘포카레카레 아나’가 있다. 한국의 대표적인 민요인 아리랑은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한민족의 정서 속에 녹아내려 민중… 더보기

27. 부작용 없는 만능 소화제를 체험하자

댓글 0 | 조회 780 | 2024.09.11
가장 탁월한 소화제는 각자에게 이미 존재한다. 각자 이런 소화제를 사용할 결심을 하고 실행만 하면 된다. 다만 이런 놀라운 약과 방법을 간과하거나 무시했기 때문에… 더보기

만성피로는 마음이 일어나기 싫은 것

댓글 0 | 조회 345 | 2024.09.11
만성피로는 마음이 일어나기 싫은 것입니다. 착 가라앉아서 몸이 피곤하고 손가락 까딱하기 싫은데, 알고 보면 마음이 까딱하기 싫은 겁니다.마음이 왜 까딱하기 싫은가… 더보기

혼전/혼중계약서는 어느정도 유효한가

댓글 0 | 조회 516 | 2024.09.10
기존 두 칼럼에 걸쳐서 Property (Relationships) Act 1976, 즉 뉴질랜드 재산분할법 상으로 언제 어떻게 ‘부부관계’(사실혼 포함)가 정의… 더보기

도박피해 인식주간(Gambling Harm Awareness Week)

댓글 0 | 조회 185 | 2024.09.10
뉴질랜드의 도박피해 인식주간(Gambling Harm Awareness Week)은 매년 도박으로 인한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개최됩니다.… 더보기

나는 무엇에 쓰일 것인가?

댓글 0 | 조회 201 | 2024.09.10
공주 학림사‘이뭣고’화두 참선공주시 계룡산 자락에 핀연꽃 같은 명당에 자리 잡은학림사는 백일 용맹정진의 오등선원과시민선원이 있는 수행도량이다.템플스테이 참가자가 … 더보기

사랑한다 말 못하고 가을비가 내린다고 말했습니다

댓글 0 | 조회 250 | 2024.09.10
시인 나 태주사랑한다는 말은 접어두고서꽃이 예쁘다느니 하늘이 파랗다느니그리고 오늘은 가을비가 내린다고 말했습니다사랑한다는 말은 접어두고서이 가을에 어디론가 떠나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