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띤 토론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최성길
Danielle Park
김도형
Timothy Cho
강승민
크리스틴 강
들 풀
김수동
멜리사 리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정동희
EduExperts

열띤 토론

0 개 1,518 이정현

요즘 들어 부쩍 언니와 조카의 교육에 관한 이야기를 자주 나눈다. 아이의 교육을 위해서 한국에 계속 사는 것이 나을지 아니면 뉴질랜드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 나을지, 그리고 만일 다시 돌아간다면 조카가 몇 살 때 가는 것이 바람직할지 등이 주된 내용이다. 


나는 “뉴질랜드”에 관한 문제라면 조금 객관적 판단을 잃는 단점이 있다. 무조건 뉴질랜드는 덮어놓고 좋다고 하니. 이런 내가 오늘은 언니한테 한 방 먹었다. 


05d3f691ac3a5533e13c41b4d4369aaa_1603923866_0336.png
▲ 국민당 William Wood 후보


최근 교육 환경을 둘러싼 우리 두 사람의 열띤 토론의 시작은 불과 일주일 전에 치러진 뉴질랜드의 총선이었다. 비록 선거는 노동당의 압승으로 막을 내렸지만, 내게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17세의 어린 나이로 선거에 출마한 국민당의 William Wood 후보였다. 당락과 상관없이 남들과는 조금 다른 도전을 하는 모습이 멋있어 보였고, 뉴질랜드이기에 그런 도전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사실 한국에서는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다. 대학입학 대신 선거 출마를 선택한 그의 용기도 대단하지만, 대학을 졸업하지도 않은 사람에게도 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나라가 내겐 더 대단했다. 


한국은 무조건 대학을 나온 후에야 어떤 것이라도 해볼 수 있고, 꿈꿀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환경이다. 한국만큼 대학 졸업장에 연연하는 나라가 또 있을까. 한국에서 대학 졸업장은 자신을 PR하는 가장 효과 좋은 수단이자, 연봉협상에서도 업무 능력과는 상관없이 내세울 수 있는 무기다. 그 종이 쪼가리(?)를 얻기 위해 밤낮으로 학원에 다니며 대학을 나오면 적당히 회사에 취업하거나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한다. 


요즘 어린아이들의 꿈은 공무원이나 건물주다. 난 적어도 내 조카가 ‘공무원이 꿈인 나라’에서 틀에 박힌 교육코스를 밞지 않았으면 한다. 그러므로 내 결론은 어릴 때부터 무엇이든 자유롭게 꿈꿔볼 수 있는 뉴질랜드에서 교육을 받는 게 더 낫다는 것이다. 그런데 바로 이런 “무엇이든 꿈꿀 수 있는 교육 환경” 때문에 언니는 너무 이른 뉴질랜드행은 지양하고 싶어 한다. 무엇이든 자유롭게 꿈꿀 수 있는 것은 좋지만 그래도 남들과는 너무 다른 꿈을 꾸지는 않기를 바라는 마음. 자신의 아이는 한국의 교육열에 너무 치이진 않으면서도 남들처럼 평범하게 대학은 갔으면 하는 마음. 이런 것들이 아닐까. 대학을 나와야지만 남들에게 무시 안 당하고 산다는 생각은 편견일 뿐이라고 말하는 나에게 언니는 따져 묻는다. 


“그러는 넌 왜 한국에 나와서 가장 먼저 대학 편입을 알아봤고, 대학에 들어가서 기어코 졸업장을 땄니?”       

 

말문이 막혔다. 이번 열띤 토론은 내 패배였다. 아마도 난 대학을 가지 않는 사람들에게 편견이 없을 정도의 외국 사상과 정작 나 자신의 삶에 있어서는 대학 졸업장이 필수라고 여길 정도의 한국 정서를 모두 갖췄나 보다. 




항상 뉴질랜드는 아이들 교육을 위한 최적의 나라고, 한국 교육은 나중에 남는 거 없는 주입식 교육이 전부라고 입버릇처럼 말하고 다닌다. 나 역시도 두 나라의 교육을 받았고, 분명 한국 교육의 좋은 영향도 받았을 텐데 말이다.  


언니도 나도 뉴질랜드 정서와 한국 정서를 모두 가지고 있다 보니 아마 조카는 조금 피곤한(?) 삶을 살게 될지도 모르겠다. 뉴질랜드 교육의 좋은 점과 한국 교육의 좋은 점을 선별해 조카에게 강요할 언니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잊혀져 버린 정의, 그들을 기억하며

댓글 0 | 조회 263 | 3일전
▲ 항일 투쟁과 반독재 투쟁으로 점철된 생애를 담은 자서전 ‘최후의 분대장’의 작가 김학철항일 독립운동가이자 작가였던 고 김학철(1916~2001)의 인생을 다룬… 더보기

축복으로 받아들이는 마음

댓글 0 | 조회 155 | 3일전
언젠가 TV에선 얼굴 없는 사람에 대한 얘기가 나오더군요. 미국에 얼굴 없는 사람이 있답니다. 그런데 아이입니다. 태어난 지 2년 반 쯤 되었는데 얼굴이 없답니다… 더보기

11월의 기도

댓글 0 | 조회 137 | 3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주님!올해 겪은 놀란 일을더 여유롭게 견뎌내지 못해부끄럽습니다당신 손 놓치지 않을나를 뽑아 견디게 하셨으니슬펐지만 아름다움이었습니다기차역에서… 더보기

대자유의 맛, 다선일미의 차 명상

댓글 0 | 조회 120 | 3일전
예로부터 스님들은 차를 마시며 수행을 했다. 차가 수행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벽암록』의 저자인 송대 원오 극근(圓悟 克勤:1063~1135) 선사의 다선일미… 더보기

욕실 리노가 망설여지는 이유

댓글 0 | 조회 567 | 4일전
최근 몇 주 동안 잘못된 욕실 설치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계신 고객분들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욕실은 단순히 깨끗하고 예쁘게 마감하는 것을 넘어서서, 안 보이는 곳… 더보기

사랑

댓글 0 | 조회 99 | 4일전
시인 정 호승그대는 내 슬픈 운명의 기쁨내가 기도할 수 없을 때 기도하는 기도내 영혼이 가난할 때 부르는 노래모든 시인들이 죽은 뒤에 다시 쓰는 시모든 애인들이 … 더보기

아오테아로아 (멀고 긴 흰구름의 나라)

댓글 0 | 조회 185 | 4일전
식물 줄기로 얼기설기 엮어 만든 삼각 돛,큰 나무 속을 파내어 만든 통나무 배,긴 나무를 균형지게 본체 좌 우측으로 동여맨 카누에 몸을 싣고,가족과 친지들을 뒤로… 더보기

전하지못한 이야기 ‘해금강’

댓글 0 | 조회 184 | 5일전
지인 j 님께!H 여사와 우리 셋이 모이면 노후의 삶을 어디에서 살면 좋겠냐는 말을 자주 했었지요.서울에서 나고자라 나이먹은 사람들끼리 시골살이를 동경하는 막연한… 더보기

지피지기 백전백승! 뉴질랜드/호주 의대 제대로 도전하기

댓글 0 | 조회 784 | 5일전
의대 열풍이 전 세계적으로 심상치 않은 요즘, 뉴질랜드도 예외가 아니다. 또한 전문직에 대한 직업 안정성과 지속성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면서 의대 치대 약대 등의 … 더보기

고요할 수록 밝아지는 것들

댓글 0 | 조회 164 | 5일전
경남대학교에서 86년부터 18년까지, 33년을 일 하다가 은퇴한 지 6년이 되어간다. 어느 사이 고희(古稀)에 들었고 앞만 보고 가려하는데, 원고 청탁을 받아 잠… 더보기

35. 몸의 진액 부족이 가져다 준 소화 불량과 다양한 문제들

댓글 0 | 조회 456 | 5일전
몸의 모든 신진대사 활동은 물, 더 정확히 말하면 몸의 진액과 관계된다. 그래서 진액이 고갈되면 다양한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이는 기계의 그리스나 윤활류가 부… 더보기

(A2+) 프리미엄 우유가 온다

댓글 0 | 조회 1,307 | 8일전
완전식품(完全食品)이란 인간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모두 갖춘 식품을 말한다. 최종적으로 만들어진 요리가 아닌 가공하지 않은 원료 상태로 섭취해도 사람에게 필요한 영… 더보기

한국의대 입시 어디로 갈 것인가? 파트 2

댓글 0 | 조회 327 | 2024.11.13
11월 14일 2025학년도 수능시험이 치러지고 수시전형은 11월 현재 진행중이며 내년 1월 정시전형을 앞두고 있다.2025학년도는 그 어느때보다도 많은 변화가 … 더보기

나는 이런 사람이 좋다

댓글 0 | 조회 347 | 2024.11.06
시인 헨리 나우헨그리우면 그립다고말할 줄 아는 사람이 좋고불가능 속에서도한줄기 빛을 보기 위해애쓰는 사람이 좋고다른 사람을 위해호탕하게 웃어 줄 수 있는 사람이 … 더보기

작가 한강의 노고를 기리며

댓글 0 | 조회 370 | 2024.11.06
▲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이 가지는 가장 중요한 의의는 훌륭한 번역을 통해 세계의 독자들이 비로소 한국문학이라는 두꺼운 책의 한 … 더보기

받아 적고 읽어 주고

댓글 0 | 조회 168 | 2024.11.06
나는 타자(打字)가 서툴고 느리다. 재주가 없는 모양이다. 그런데 이제 타자하는 수고를 벗어나게 되었다. 말하면 그걸 글자로 바꾸어 주고(STT; Speech t… 더보기

달이와 함께 만난 동물 부처들

댓글 0 | 조회 145 | 2024.11.06
안동 봉정사 영산암 응진전 용과 사슴, 영덕 장육사 대웅전 사자와 코끼리사찰 곳곳에서 만나는 동물들은절을 아름답게 하고 이야기를 담는다.아이가 처음 세상을 배울 … 더보기

배고픈 건 참아도 배 아픈 건 못 참는다

댓글 0 | 조회 426 | 2024.11.06
고등학교 때의 일이다. 조회 시간에 교장선생님 훈화 중 “4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에 대한 내용이 생각난다. 4촌이 논을 사면 기뻐할 일인데 왜 배가 아파야… 더보기

Panic Attack

댓글 0 | 조회 496 | 2024.11.05
공황발작은 갑작스럽고 강렬한 불안감이 나타나는 정신적 증상입니다. 이 발작은 보통 예기치 않게 발생하며, 몇 분 안에 극심한 공포나 불안이 솟구치는 특징이 있습니… 더보기

New NCEA

댓글 0 | 조회 438 | 2024.11.05
대부분의 학부모님께서 이미 알고계시듯 한국은 세계적으로 손 꼽히는 사교육의 천국입니다. 대형입시학원은 말할것도 없고 입시학원 입학을 위한 또 다른 입시학원, 취업… 더보기

34. 소화기관의 병은 이런 순서로 치료해 보세요

댓글 0 | 조회 324 | 2024.11.05
몸의 각종 부위 중에 피부와 점막들은 손상될 가능성이 많다. 왜냐하면 외부 세계나 외부에서 들어오는 물질을 자주 접하는 신체 기관들이기 때문이다. 다행이도, 손상… 더보기

아플수록 마음관리를 잘 해야

댓글 0 | 조회 241 | 2024.11.05
장영희 교수님을 아시나요? 제가 이 분 글을 인용하면서 참 좋아했는데 얼마 전 신문을 보니까 휠체어에 탄 모습으로 환하게 사진을 찍었더군요. 열두 번 예정된 항암… 더보기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댓글 0 | 조회 885 | 2024.11.02
한국인 232만명이 고혈압(高血壓), 당뇨병(糖尿病), 고지혈증(高脂血症)을 모두 앓고 있는 복합 만성질환자이다. 이 세 가지 질병은 동시다발적으로 생기며, 나이… 더보기

한국의대 입시 어디로 갈 것인가? 파트1

댓글 0 | 조회 497 | 2024.10.31
대한민국은 4대 개혁 의료개혁, 연금개혁, 노동개혁 그리고 교육개혁을 추진하고 있다.그 중 의료개혁을 추진하며 2024년 2월 초 20여년동안 정원 변화 없이 한… 더보기

33. 음식, 식습관, 장건강, 심성 그리고 영성의 축

댓글 0 | 조회 412 | 2024.10.30
지금까지 무엇을 어떻게 먹는가가 장건강을 지배하고, 장건강은 뇌에 바로 영향을 준다고 말해 왔다. 그리고 음식, 식습관, 장건강, 심성 그리고 영성이 하나의 축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