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칼럼 | 지난칼럼 |
나이에 맞게 살 수 없다거나
시대와 불화를 일으킬 때마다.
난 얼어붙은 겨울 폭포를 찾는다.
한때 안팎의 경계를 지웠던 이 폭포는
자신의 그림자를 내려다보며
여전히 공포에 떨고 있다.
자신의 모든 틈을 완벽하게 폐쇄시켜
폭포 바닥에 깔린 돌들의 외침이며
사방으로 튀어나가 아직도 돌아오지 않은
물방울들의 그림자며
지금도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
저 헛것들의 슬픔까지
폭포는 물의 마디마디 꺾어가며,
자신을 허공으로 던진다.
그러나 던져지면서도
폭포는 왜 정점에서 자신을 꺾는지
자신을 꺾어 왜 단숨에 비약하는지
물이 바닥을 치는 소리를 듣고 나서야 비로소
그것이 내 눈과 내 귀의 모호한 결탁임을
그것이 마침내 공포에 피는 내 헛것의 정체임을
불현듯 깨닫는다.
폭포는 물이 아래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바닥을 치며 하나로 체결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