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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에서 상업활동을 할 때에는 개인의 이름으로 sole trader가 될 수도 있고, 개인들끼리 partnership을 구성하거나 신탁 trust 제도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 별도의 법인 (company) 을 설립하여 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실겁니다. 1인사업장 혹은 가족사업장 등 비즈니스가 소규모인 경우에도 법인을 통하면 내 개인재정과 비즈니스 재정을 분리하기 쉬우며 비즈니스 판매에도 좀 더 용이할 것이고, 동업자나 직원 규모가 수십명 수백명을 넘어가는 규모가 되면 거의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시피 할 수도 있을 겁니다.
위와 같은 다양한 선택사항들 및 법인의 장단점에 대해서는 추후 별도의 칼럼에서 다루도록 하고, 이번 칼럼에서는 뉴질랜드에서 법인상대로만 가능한 특수한 강제집행 중 하나인 Statutory Demand에 대해 다루어 보려고 합니다.
Statutory Demand는 회사법 289조 항에 의거하여 특별히 만들어진 제도로,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이행을 요구하는 ‘통지서’ 혹은 ‘최고서’의 일종입니다. 다만 이 경우에는 채무자가 반드시 법인이어야 하고, 일반 개인 (혹은 동업관계인 partnership, 그리고 trust) 에게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Statutory Demand가 자주 이용되는 이유는 아주 빠르고 효과적인 집행방법 중에 하나라는 데에 있습니다. 법인채무자가 Statutory Demand에 나와있는 요구사항을 15 비즈니스일 (주말포함 대략 3주정도) 안에 이행을 안하면 법인의 ‘사형선고’에 비유될 수 있는 파산신청을 할 수 있어서 그렇습니다. 파산소송도 신청으로부터 종료까지 빨라도 수개월이 걸리기는 하지만, 일반소송을 처음부터 시작하면 2~4년은 쉽게 걸리고 거기에다가 다른 일반 집행방법을 선택하면 1~2년 더 추가될 수 있는 점을 생각하면 1년 안에 집행이 종료된다는 건 엄청 빠른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강력한 만큼 당연히 까다로운 조건들을 갖추어야 하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은 Statutory Demand 안에 있는 청구액은 최소 $1000 이상이어야 하고, “반박을 할 수 없는” 확정금액이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미 법원 판결문을 받은 상황이라면 확정금액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다만 그것도 상대방이 항소중이라면 Statutory Demand가 안되는건 아니지만 항소 가 끝날때까지는 파산이 진행되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계약불이행으로 인한 Statutory Demand도 많은 편인데, 금액을 계산하는데 복잡함이 있어서는 안됩니다. 예를들어 한 법인이 내 차량을 $30,000을 주고 가져가기로 했고 차량은 가져갔는데 돈은 안주었다, 그런 경우에는 높은 확률로 가능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경우에도 법인이 차량의 가치나 상태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거나 하면 Statutory Demand 가 아닌 일반소송을 먼저 시작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아래와 같은 이유로, 우리쪽 청구금액에 대해 상대방이 반박할 여지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일반소송을 먼저 진행하는게 안전합니다.
반대로 법인 입장에서 채권자가 정당하지 않게 Statutory Demand를 송달해왔다, 그러면 송달날짜로 부터 10 비즈니스일 (주말포함 대략 2주정도) 안에 Statutory Demand 를 무효화해달라는 소송을 고등법원에 제기하여야 합니다. Statutory Demand가 정당하지 않은데 변호사를 못구해서 혹은 법원신청비를 낼 돈이 없어서 날짜를 넘기게 되면 그 다음 파산으로까지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법적조언을 받으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많은 소송변호사들이 몇달간 스케쥴이 꽉 차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송달받은 날 즉시 변호사를 찾기 시작하시는게 좋습니다.
만약에 10 비즈니스일 안에 무효화 소송을 시작했다면, 그 문제부터 고등법원에서 재판으로 다룹니다. 보통 재판은 증인심문이 없는 변론재판으로 이루어지고, 판결문이 나오기까지는 6~12개월정도 걸립니다. 만약에 법인채무자가 변호사를 써서 효과적으로 Statutory Demand를 무효화 하는데에 성공했다면, Statutory Demand를 발송했던 채권자 입장에서는 평균 $10000 ~ $16000정도의 변호사비를 물어내야 합니다. 안그래도 법인채무자가 빚을 안 갚고 있어서 억울한데, 법인채무자에게 돈까지 더 내야 하는게 있으면 억울한 심정이 훨씬 더 심해질 것입니다. 그래서 차라리 안전하게 일반소송으로 가는게 나을 수도 있습니다.
위와 같이 증인심문이 없는 변론재판이라는 점 때문에, 계약서나 증거자료들이 한글로 되어있어서 번역을 해서 제출해야 한다면 Statutory Demand가 무효화 될 확률이 좀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판사들 입장에서는 증인심문도 못하고 서류만 보고 판단을 해야 하는데, 그냥 영어로 되어있는 서류들도 해석차이가 생기는데 다른언어로 되어있고 그게 또 번역이 되었으며 번역싸움이 일어날 수도 있고 그런 점들을 다 고려하다보면 무턱대고 Statutory Demand를 인정해서 한 법인을 파산까지 몰고가게 하기 보다는, 안전하게 Statutory Demand를 무효화하고 일반소송으로 진행해서 증인심문까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도록 유도하려는 것입니다.
Statutory Demand에는 위 조건 말고도 서류의 내용이나 절차 상 지켜야 하는 다른 조건들도 있고, 또한 법적으로 너무나도 강력하면서 중요한 서류이기 때문에 작성하시려는 분들도, 아니면 송달을 받으신 법인 관계자분들도 모두 법적조언을 최대한 빨리 받으시고 진행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