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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
저녁 무렵
전철 차장 밖으로
해가 넘어갑니다
아내가 물어옵니다
‘당신 첫사랑
가끔 생각 나?’
아내는 저녁 여의도가 보이면
그 남자가 궁금하답니다
나는 그냥 웃었지요
입을 열면
눈물이 나올 것 같아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한번쯤은 그녀를 만나
내게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 주어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석양은
눈물 날 것 같은 마음은
상처처럼 남겨두라 합니다
아물지 않는 상처 하나쯤
품고 살아야
석양이 아름답다고 합니다
졸고있는 아내 너머로
여의도는 보이지 않고
석양만 붉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