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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에게 순조로운 월경은 건강의 척도일 뿐만 아니라 임신과 출산을 위한 준비가 완료되었음을 알리는 중요한 표시다. 가임기의 여성은 정상적인 경우 24~35일 간격으로 주기적인 생리가 있기 마련인데, 이렇게 정상적인 생리주기는 자궁과 난소뿐만 아니라 온몸의 신체 기관이 서로 균형을 잘 이루고 있음을 의미한다.
월경불순, 즉 월경이 순조롭지 못한 증세는 크게 월경의 양이 고르지 않은 것과 월경 주기가 고르지 않은 것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대개 월경의 양과 주기가 모두 고르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한 달에 2~3 번씩 빈발하게 월경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몇 달에 한 번씩 드물게 월경을 하는 사람이 있다.
한의학에서는 빈발 월경을 빨리 온다 해서 경조증이라고 하고, 희발 월경을 월경이 늦게 온다 해서 경지증이라고 한다. 문제는 이런 증세가 있어도 다른 질병과 달리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기 때문에 많은 여성들이 치료할 생각을 하지 않고 지나쳐 버리는 데 있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생리주기의 이상이 아니라 특정 질환의 결과일 수도 있고, 불임이나 자궁내막증 같은 질환의 선행원인이 되기도 한다.
실제로 월경불순은 뇌하수체 종양처럼 호르몬 대사와 관련된 질환에 의해 생기기도 하고, 반대로 월경불순을 오랜 기간 치료하지 않을 경우에는 배란 장애로 이어져 불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게다가 자궁내막이 자궁 외의 다른 부위에서 증식하는 자궁내막 증식 증 같은 질병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월경불순은 결코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된다.
서양의학에서는 월경주기의 이상은 대부분 난소에서 생성되는 여성호르몬과 관련이 있다고 본다. 한편 한의학에서는 자궁의 기능과 관련이 깊은 충맥과 임맥의 기혈이 조화롭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고 본다.
주기가 빨라지는 빈발월경은 신경을 쓰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때 칠정(七情)에 의한 혈열에 의해 생기거나, 자궁이 깨끗하지 않은 상태에서 습하고 뜨거운 기운에 의해 생긴다. 혈열이 원인인 경우 갑자기 많은 양의 출혈이 있고 월경색이 선명하며, 환자가 쉽게 짜증을 내는 경향이 있다. 한편 습열이 원인인 경우에는 몸이 무겁거나 불고, 월경이 끈적거리며 덩어리가 지고 조금씩 계속해서 출혈이 있다.
주기가 느려지는 희발 월경은 찬 음식을 많이 먹거나 오랫동안 아랫배를 차게 해서 자궁이 냉해진 경우, 소파수술 등으로 어혈이 생겨 자궁의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을 경우 나타난다. 증세로는 월경량이 적고 색깔이 어두우며, 허리가 아프고 아랫배가 찬 것이 특징이다.
만성적인 질병을 앓고 있거나 소화장애가 심할 때, 그리고 어떤 원인에 의해 출혈을 심하게 하여 진액과 피가 모자랄 때에도 월경이 늦어지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월경량이 적고 아랫배가 텅 빈 것 같으며, 얼굴이 누렇고 어지럽고 가슴이 두근 거리는 증세가 나타난다.
월경불순을 치료할 때는 무조건적으로 호르몬치료만을 선택할 것이 아니라, 원인과 증세를 잘 살펴서 충맥과 임맥, 다시 말해 자궁 경락의 기혈을 조절함으로써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월경불순이 있는 여성들은 생활에 별 지장을 주지 않는다고 소홀히 여기지 말고 정확한 진단을 통해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