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타살의 일상성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사회적 타살의 일상성

0 개 599 명사칼럼

현실 사회주의를 비판하려는 이들이 늘 집중 공격하는 것은 농업 집단화나 숙청 때와 같은 대규모 국가폭력이다. 물론 이 부분에서 스탈린주의를 변호할 수는 없다. 혁명적 열기가 식어가고 정치판이 보수화하는 가운데 초고속 공업화라는 어마어마한 과제를 안게 된 국가는 세계에서 보기 드문 총동원 체제를 구축한 것이고, 그 어떤 총동원 체제도 폭력 없이 가동될 수 없다. 물론 스탈린 사망 당시의 소련 총인구 대비 ‘수용소 군도’의 인구 비율(약 1%)은 오늘날 미국에서의 수인(囚人) 인구 비율(약 0.7%)보다 약간 높은 정도이긴 해도, 이것 역시 변명거리는 되지 못한다. 


자본주의적 야만을 근절하겠다는 체제가 결국 가장 야만적인 자본주의 국가들처럼 감옥을 하층민들의 ‘순치’와 노동착취를 위해 이용했다면, 사회주의적 간판과 이 체제의 본질이 서로 맞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실 사회주의 나라들에서의 국가폭력을 이야기하자면 한 가지 중요한 점을 놓쳐선 안 된다. 북한과 같이 군사적 대립이 늘 첨예한 일부 경우만 제외하면, 대부분의 현실 사회주의 국가들은 어느 정도 공업화에 성공한 뒤로는 민중의 불만을 인식하여 국가폭력의 남용을 자제했다. 


예컨대 소련의 경우 1987년 페레스트로이카 과정에서 일체 양심수들이 석방됐을 때 석방 대상자들은 2억7000만명 인구의 나라에서 약 280명에 불과했다. 즉, 소련은 몰락하기도 전에 대내적으로 반대자에 대한 물리적인 국가폭력의 사용을 최소화했다.


현실 사회주의의 국가폭력은 사회의 성숙과 함께 수그러들었지만, 자본주의 사회는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덜 폭력적으로 되지 않는다. 전쟁이라는 형태의 대외적인 국가폭력은 여전한데, 오히려 그것에 대한 반대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체제를 뒤엎어버릴 것 같았던 1960년대 후반~1970년대 초반의 베트남 침략 반대 시위와, 그 존재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구미권에서의 오늘날 아프간 전쟁 반대 운동을 과연 비교라도 할 수 있을까? 



한국도 아프간에 파병한 나라 중 하나지만, 진보계 안에서조차도 침략 방조행위인 아프간 파병은 거의 관심 밖에 있다. 그러나 자본주의 세계에서는 체제의 폭력성이란 꼭 국가의 적극적인 폭력에 국한되지 않는다. 국가의 직접적인 폭력보다도, 자본과 국가가 소극적으로 유기한 (또는 그 본질상 처음부터 다할 리도 없는) 사회적 책임은 더 많은 이들을 간접적으로 죽일 수 있다.


자본주의 세계에서는 인간이란 잉여가치 수취의 도구에 불과하다. ‘쓸모 있는’ 도구라면 국가는 그 종전의 이데올로기를 고치면서까지 배려하는 척이라도 한다. 120만명의 국내 외국계 인구는 농촌인구의 재생산이나 중소기업들의 경제성 유지에 필수불가결하니까 2000년대 초에 ‘단일민족’과 같이 오랜 이념이 정부에서 용도폐기되고 적어도 형식상으로 ‘다문화주의’로 전환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쓸모없는 도구’가 돼버린 사람들에 대해서는, 이 체제는 모든 책임을 다 유기할 뿐이다.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 중에서는 이미 21명이 자살이나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질환으로 비명에 사망했지만, 과연 정부나 쌍용자동차 자본이 대책다운 대책을 세워본 적이라도 있었던가? 


나이가 40~50이 되고 ‘강성노조’ 이미지가 강해 취직전선에서 기피 대상 1호가 돼버린 늙고 병든 실직노동자들은 이 사회의 주류로부터 그 어떤 관심도 끌지 못한 채 그저 죽어가고 있을 뿐이다. 그나마 노조에 가입되었던 노동자들의 죽음은 노동계 안에서라도 동감과 연대의식을 유발하지만, 어디에도 소속돼 있지 않은 ‘쓸모없는 도구’의 죽음은 아예 흔적도 없이 묻혀버리고 만다. 


한국의 노인 자살률은 세계 최고이며 일본·미국의 4~5배 정도인데, 해마다 가난과 멸시 속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5000~6000명의 노인들에 대해서 이 사회가 약간이라도 신경 쓴 적이 있었던가?


스탈린주의 체제와도 비교될 수 없는 자본주의의 내재적 살인성은 민중의 위력적인 압력에 의해서만 어느 정도 제어될 수 있다. 계급의식과 조직성이 낮은 우리나라 민중들이 그러한 압력을 행사하지 못하기에 사람들이 계속 죽어가는 것이다.


<출처 : 한겨레신문>



ddef309e05e7897cd8c9dd8806f12e8e_1696975041_8092.png
 

■ 박 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교수(한국학)

배가 차가운 거 같아요!

댓글 0 | 조회 926 | 2023.10.11
예전에는 나이 든 어른이나 ‘무릎이 시리다’, ‘등에서 찬바람이 난다’, ‘배가 차다’고 했는데, 요즘은 젊은 사람과 심지어 아이들까지도 배가 차다고 호소하는 경… 더보기

템플스테이에 다녀와서 어떻게 살 것인가?

댓글 0 | 조회 874 | 2023.10.11
봉화 축서사 참선 템플스테이깨달은 뒤에 어떻게 살 것인가.템플스테이에 다녀와서 어떻게 살 것인가.축서사에 다녀와서 어떻게 살 것인가.궁금하지 않은가?우선 마음의 … 더보기
Now

현재 사회적 타살의 일상성

댓글 0 | 조회 600 | 2023.10.11
현실 사회주의를 비판하려는 이들이 늘 집중 공격하는 것은 농업 집단화나 숙청 때와 같은 대규모 국가폭력이다. 물론 이 부분에서 스탈린주의를 변호할 수는 없다. 혁… 더보기

시골다방

댓글 0 | 조회 639 | 2023.10.11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고등학교 시절 친구와 몰래처음 가 본 다방에서가져다 주는 커피에눈도 마주치지 못하고설탕만 많이 넣어 마셨다만나자 소심하게 말하고는다방 구석에… 더보기

뱃살이 고민이신가요?

댓글 0 | 조회 638 | 2023.10.11
왠만하면 잘 빠지지 않는 아랫배 쏙 들어가는 초보자 5분 복근운동. 선선해진 날씨 탓인지 요즘 들어 식욕이 더 좋아져 먹는 양을 조절하기가 힘들다는 분들이 많은데… 더보기

한민족의 미래

댓글 0 | 조회 643 | 2023.10.10
한민족은 한반도와 해외 여러 지역에 살면서 한인(Korean)으로서의 공통적 혈통과 문화를 공유(共有)하거나 공유한다고 생각하는 아시아 계 민족으로 정의하고 있다… 더보기

不惑의 秋夕

댓글 0 | 조회 534 | 2023.10.10
시인 천 상병침묵은 번갯불 같다며,아는 사람은 떠들지 않고떠드는 자는 무식이라고老子께서 말했다.그런 말씀의 뜻도 모르고나는 너무 덤볐고,시끄러웠다.혼자의 추석이오… 더보기

신기술이민의 불변조항 살펴보기

댓글 0 | 조회 1,318 | 2023.10.10
새롭게 단장한 기술이민법이 지난 10월 9일을 기해 시행에 들어갔습니다.180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모으고 모아야 한다는 피로감에서 벗어나 단 6점만 따게 되면 언… 더보기

동양인들을 위한 NGO의 행사에 동참해야 하는 이유

댓글 0 | 조회 704 | 2023.10.10
정부에서는 많은 비영리 법인들을 지원하고 있는 데 그 동안 동양인 커뮤니티들을 위한 지원들은 다른 인종그룹들에 비해 저조했었고 미비했었습니다. 그리고 정부에서 지… 더보기

우즈벡 겉핥기

댓글 0 | 조회 562 | 2023.10.10
우즈베키스탄에 오면서 선입견에 휘둘리지 않으려 일부러 알아보지 않고 왔다. 저녁에 공항에 내려 숙소로 오는데 상당히 놀랐다. 운전이 왜 이러지? 시내의 도로는 우… 더보기

재산 관계법(PRA) 과 다수의 파트너의 관계성

댓글 0 | 조회 714 | 2023.10.10
법원의 역할은 국회의 입법을 특정 사례에 적용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며, 필요한 경우 입법의 공백을 채우는 것이 가능하나 이때 공백 채우기가 국회의 입법 역할을… 더보기

Study tips: 성공적인 학습 일정 만들기

댓글 0 | 조회 516 | 2023.10.10
“너무 바빠서 깜빡했다”라는 이유로 숙제를 제출하는 것을 잊어버린 경우가 자주 있습니까?아니면 공부하려고 앉았을 때,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나요?만약 이런 문제… 더보기

인간의 본래 기능을 다 찾으려면

댓글 0 | 조회 449 | 2023.10.10
외경과 연결이 안 되었다고 해서 당장 죽거나 건강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인간이 원래 가졌던 기능을 다 찾으려면 외경과 연결되어야 한다는 것이지요.다들 이… 더보기

‘박쥐 여인’의 경고

댓글 0 | 조회 1,227 | 2023.10.07
통계청(統計廳, Statistics Korea)이 발표한 ‘2022년 사망 원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루 평균 사망자 수는 1022명으로 처음 1,000명을 … 더보기

귀에서 물이나 고름이 나오나요?

댓글 0 | 조회 1,393 | 2023.09.27
중이염은 크게 화농성과 삼출성으로 나눌 수 있으며, 각각은 병의 진행기간으로 보아 다시 급성과 만성으로 구분할 수 있다.여기에서 설명할 화농성 중이염은 쉽게 말해… 더보기

그대, 지극히 적은 소수를 위하여..

댓글 0 | 조회 571 | 2023.09.27
이제 2023년의 3번째 텀이 끝나고 연말 시험이 기다리고 있는 4번째 텀이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습니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학생들은 크게 두가지의 부류로 나뉘게… 더보기

직원과 계약직의 차이점은 무엇이며, 이것이 왜 중요할까요?

댓글 0 | 조회 1,300 | 2023.09.27
직원과 계약직을 둘다 고용하시는 중이신가요? 그들은 다르게 급여를 받고 세금이 부과됩니다.당사자가 무엇이라고 부르던, 그 설명은 결정적인 것이 아닙니다. 근로자의… 더보기

​제7회 이호철 통일로문학상 수상소감 - 메도무라 슌

댓글 0 | 조회 458 | 2023.09.27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을 제게 수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정위원을 비롯한 문학상 관계자 여러분께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 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제 소설이… 더보기

공부한 내용을 오래 기억하기 위하여 도움이 되는 3가지 학습 전략

댓글 0 | 조회 549 | 2023.09.27
여러분은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기억하기 위해 끊임없이 힘겨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느낀 적이 있나요? 공부를 하고 나서 그 공부한 내용을 오래도록 기억해야 … 더보기

잘록한 허리 만들어주는 3가지 운동

댓글 0 | 조회 630 | 2023.09.27
먹는 걸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때론 넘치는 식욕이 조절이 안될 때가 있는데요, 특히 저녁은 조금 일찍 먹거나 적게 먹어야지 다짐하면서도 경우에 따라 늦게 먹거나… 더보기

명쾌하게 이해되는 VISITOR비자

댓글 0 | 조회 1,298 | 2023.09.27
뉴질랜드 국적자가 한국에 입국하고자 하면 사전에 비자를 신청해서 받아야만 할까요? 반대로, 한국 국적자가 뉴질랜드에 입국하고자 한다면 비자가 필요할까요? 일반적으… 더보기

‘청어’ 신선한 열정, 멋지다

댓글 0 | 조회 667 | 2023.09.27
봄이 문 앞에서 서성대며 보챈다. 어서 반갑게 맞이해 달라고 . . .오늘아침 단장님 굿모닝 톡에도 봄소식이 묻어왔다. 고목에 새 순이 돋아나니 우리도 힘내자는 … 더보기

귀가

댓글 0 | 조회 418 | 2023.09.27
시인 도 종환언제부터인가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은 지쳐 있었다모두들 인사말처럼 바쁘다고 하였고헤어지기 위한 악수를 더 많이 하며총총히 돌아서 갔다그들은 모두 낯선 … 더보기

움직이는 봄 속에서 피어나는 것들

댓글 0 | 조회 473 | 2023.09.26
초록이 아닌 연두, 빨강이 아닌 분홍. 봄의 빛깔은 절정에 머문 것이 아니라 부단히 움직이는 과정의 빛이다.이 봄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 공주이고 특히 그 중심에… 더보기

우주기와의 연결 고리가 끊어지면

댓글 0 | 조회 500 | 2023.09.26
얼마 전 호주로 여행을 다녀왔는데, 남반구의 오존층이 많이 파괴되어 천기 면에서 취약한 상태에 있더군요. 산소가 결핍되어 몸도 많이 나른하고요. 산소량이 부족한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