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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신 달자
1
아버지를 땅에 묻었다
하늘이던 아버지가 땅이 되었다
땅은 나의 아버지
하산하는 길에
발이 오그라 들었다
신발을 신고 땅을 밟는 일
발톱저리게 황망하다
자갈에 부딪쳐도 피가 당긴다
2
아버지는 다시 하늘이다
뼈도 살도 녹아 땅 깊이 물로 스미면
속계(俗界)에 없는 맑은 호슨
거기 하늘 있으리니
하늘은 땅에 묻어도 하늘이니
우르러라
그 고뇌 고독 다 순하게 걸러
푸르고 시린 하늘빛으로
퍼져가리라
저기 저 하늘빛
아버지의 빛
3
땅에 묻었지만
하늘에서 만나리
아버지의 피붙이 하나
겨울 가지에 걸려서
이 꼭 앙물고
찬바람 이겨내면
아버지는 지는 해를 받아서
다음날 하늘 위로 떠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