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벡 다리를 만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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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벡 다리를 만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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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다리인지 뒷다리인지는 모르겠으나 우즈벡의 다리를 만져 보았다. 오래전에 배고파서 못 살겠다던 나라를 생각하면 되겠다. 대졸 사원 월급이 백만 원이면 아주 잘 받는 직장이란다. 월급 500불의 일자리는 세금과 교통비 떼고 나면 남는 게 없어 차라리 노는 사람들이 많단다. 그런데 그런 일자리도 별로 없다는 것이다. 나라에 공장이나 일자리가 없으니 조그마한 가게를 하거나 얼마 안 되는 땅에 온 가족이 농사를 짓는다. 농산물을 거리에 쌓아놓고 파는 사람이 많다. 그래선지 코리안 드림 열기가 뜨겁다. 한국어 열풍이 불고 한국 비자를 받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비자를 받을 수만 있다면 이 나라 사람 모두가 한국에 있을 것이라 한다. 어찌해야 좋을까? 


수도 타슈켄트 시청 옆에는 큰 쇼핑몰이 들어선다. 지하철 역이 바로 시청 앞에 있는데 그 주위에는 대형 리조트 타운이 들어서고 있다. 귀한 물을 끌어와 인공연못을 만들고, 밤이면 물로 쇼를 한다. 이 도시에 펩시콜라가 만든 ‘매직 시티’처럼 아마도 외국 자본을 들여와 개발하는 모양이다. 도시 외곽에도 대형 복합타운이 들어서고 있다. 전시장과 경기장, 주택 등 복합지역으로 개발하는데 중국의 자본과 기술 같다. 


아침부터 공용 화장실을 사용하기 위해 줄을 길게 서야 하는 ‘꼬방동네 사람들’이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난쏘공)’으로 놀고 있는 딱 그 분위기다. 불과 40여 년 전의 우리 동네 이야기 말이다. “천국에 사는 사람들은 지옥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우리 다섯 식구는 지옥에 살면서 천국을 생각했다. 단 하루라도 천국을 생각해보지 않은 날이 없다. 하루하루의 생활이 지겨웠기 때문이다. 우리의 생활은 전쟁과도 같았다. 우리는 그 전쟁에서 날마다 지기만 했다.” 난쏘공의 한 구절이다.


작년에 40년을 기념하는 ‘꼬방동네 사람들’의 상영회에서 보니 주인공 ‘검은 장갑’의 그녀, 명숙(김보연)은 아직도 아가씨 같은데 그녀의 두 남편 중, 태섭(김희라)은 부축을 받고 나왔고 다른 한 남편, 주석(안성기)은 암 투병 중이라며 인사를 한다. 영화에서는 태섭이 교도소에 있고 주석은 사기 치다가 교도소에서 출소해 아들 준일을 핑계로 다시, 이제는 전처인 태섭의 아내에게 접근한다. 빌어먹을 가난은 찰거머리처럼 붙어 다닌다. 강 건너에는 등불이 찬란한데.....



무슬림이 대부분인 이 나라는 홉스테드(Hofstede)의 기준으로 보면 어떤 나라일까? 종교적으로 남녀의 역할이 확실하고 남성중심의 사회이다. 권력거리로 볼 때 경찰(권력)이면 먹히는 나라인 것 같고 통제가 심하다. 개인주의가 아닌 집단주의 사회 같다. 몇 사람에게 미래의 불확실성 회피(uncertainty avoidance)에 대해서 물었더니 생각해보고 알려 주겠다 해놓고는 무소식이다. 무응답 그것이 답임을 알겠다. 정치와 국민의 수준이 비슷한 것 아닐가? 그래도 대부분은 성실하고 정직한 것 같다. 미래는 고사하고 우선 먹고 살기 위해서라도 벌어야 한다. 조금이라도 더 벌고 덜 쓰고..... 악착같다. 매일 스무시간 정도 일을 한다는 택시기사를 보았다. 도로엔 전쟁이다.


가끔 예고 없이 일어나는 정전, 말라서 타들어 가는 땅, 먹을 물인들 어찌 걱정되지 않을까? 우리나라의 두 배가 넘는 땅에 인구는 3천5백만 명 정도인데 내륙국이라 해운이 안되니 물류비는 장해다. 다행히도 이웃 나라와의 관계는 나쁘지 않다. 너른 땅을 적시고 과학영농을 하려면 경지정리와 도로, 관개시설이 필요하다. 나무를 심고 종자를 개량하고 육종을 해야 로열티 주고 나면 남는 게 없는 헛장사를 면할 것 아닌가? 4차산업은 아득히 멀었고 연구개발이 없으니 지재권에 막혀 할 것이 별로 없을 것이다. 사면초가다.


1인당 GDP가 2천 불 정도이니 눈을 뜬 국민들이 국가가 무얼 잘했고 못 했는지를 알면 90% 가까이 찍어준 손을 자르고 싶어 할지도 모르겠다. 수출자유지역이라도 만들어라. 그래야 외국기업이 들어와 일자리라도 만들어 주지 않겠는가? 외국의 영농 기업에게 땅을 거저 빌려주면 경지정리와 과학농법을 배울 것이다. 통행료를 주더라도 고속도로와 고속철도를 건설하게 하라. 다행히도 공항은 확장하는 모양이다. 기반시설이 있어야 국내 물류라도 숨을 쉬지 않겠는가. 치산치수는 예나 지금이나 중대사다. 비가 안 와 메마른 산과 들을 어찌할까? 이대로는 안 된다. 


나는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어떤 경제개발 계획이나 국가 발전을 위한 이니셔티브, 그것도 장대한 구상이 있으리라고 믿는다. 정권의 연장을 위한 것이 아닌, 소수에게 막대한 이권이 돌아가는 야합이 없는! 그래야 나라도 정권도 산다. 어느 나라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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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 기조(曺基祚 Kijo Cho)


. 경남대학교 30여년 교수직, 현 명예교수 

. Korean Times of Utah에서 오래도록 번역, 칼럼 기고 

. 최근 ‘스마트폰 100배 활용하기’출간 (공저) 

. 현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비상근 이사장으로 봉사 

. kjcho@u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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