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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
지글지글 끓는 날에
더워진 논물 담은 논두렁에서
올챙이들이 잘 자라고 있는지
들여다 봤어야 했다
반나절 걸려서 찾아간 양구
스물 다섯 살짜리 군인이 서성이던 자리에
손 댄 흔적 없이 자란 풀들의 냄새에
코 끝이 찡했어야 했다
도서관에서 짙은 밤까지
손가락에 침 묻히며 책 넘기는
그 해 여름방학이여야 했다
교만한 자의 언어에
불같이 화를 내고는
예수님도 뒤엎은 상을
나도 해냈다고 뿌듯했어야 했다
버스 기차 외면하고
걸어서 집에 오면
어깨에 묻혀온 이국의 밤 공기에
늦게까지 잠 못 들었어야 했다
기왕 이렇게 된 것
그립고 사무칠 때
마음이 가는 대로 했어야 했다
그렇게 해야 했었다.